영화 변산(이준익 감독. 2017), “거시기 아버님이 뇌졸증으로 쓰러졌는디”. 가난해서 보여 줄 것이 노을밖에 없는 고향을 떠난 랩퍼 학수(박정민)는 동창 선미(김고은)의 꼼수에 다시는 쳐다도 안 보겠다고 다짐한 변산을 다시 찾는다. 이런저런 곡절 끝에 학수의 마음을 훔친 선미는 묻는다. “노을이 왜 좋은디”. “텅 빈 하늘을 가득 채워주자너”. 건달 아버지, 엄마의 죽음으로 텅 빈 학수의 가슴을 채워 준 것도 노을이었다. 짝사랑하는 학수보다 더 노을을 사랑하게 된 선미는 “노을이 비단옷을 입혀 주고 있는 것 같지 않어. 난 노을
낮 동안 잔뜩 찌푸린 하늘은 오후 4시경 이내 어두운 먹구름과 함께 천둥과 돌풍을 동반한 강한 빗줄기로 변했다. 강남구 대치동을 출발해 한남대교를 넘을 즈음에는 불과 몇 미터 앞도 제대로 볼 수 없을 만큼 물 폭탄을 쏟아부어 운전대를 움켜진 양손에 잔뜩 힘이 들어간다. 그도 그럴 것이 고출력 후륜구동 스포츠카를 타고 있으니 자칫하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위험한 상황과 마주할지 모른다는 공포심이 떠나지 않았다. 줄곧 1위를 유지하다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어이없이 미끄러져 안전 펜스를 들이받는 F1 드라이버들을 수없이 보지 않았는가
"르노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에서 만들고 르노삼성차가 파는 수입차. 전국 460여 곳의 르노삼성차 서비스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는 수입차. 낯이 익은 생김새 덕분에 국산차처럼 보이기도 하는 수입차. 국내에서 팔리는 그만한 차급의 외국산 모델치고는 ‘성능과 첨단 편의 장비’에서 월등한 상품성을 갖춘 수입차".지난해 12월, 유럽에서 공개된 르노의 2세대 캡처(CAPTUR)가 13일 국내에 상륙했다. 르노삼성이 아닌 르노의 로장쥬 앰블럼을 단 수입차다. 외관은 프렌치 감성을 더했고 체격도 키웠다. 이전 세대도 잘 단련된 근육질이었는데
우리나라 자동차 소비의 최근 추세는 '대형화와 고급화'다. 이왕이면 큰 차, 같은 모델에서도 사양이 넉넉한 최고급 트림을 선호한다. 무이자, 많게는 72개월이나 하는 금융 프로모션으로 큰 차, 고급 트림을 선택하는 부담이 없도록 한 제조사의 상술도 이런 추세에 영향을 준다.실용적인 사람은 이런 상술에 휘둘리지 않는다. 같은 이름을 가진 모델에서 배기량을 낮추거나 가능한 낮은 트림에 필요한 옵션을 추가해 낮은 비용으로 가장 필요한 차를 구매한다. 이렇게 차를 사면 차종이나 차급에 따라 수백만 원을 절약하면서 부족하지 않
[오스트리아 그라츠] 카이엔과 비슷한 디자인에 차명도 친절하게 '카이엔(Cayenne)' 그리고 '쿠페(Coupé )'라고 설명하고 있으니 당연히 포르쉐를 대표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쿠페형 버전이라 지레짐작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포르쉐는 생각처럼 순수하거나 곧이 곧대로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가 아니다. 여느 회사처럼 기존 모델을 잘 다듬어 스포티한 디자인의 쿠페형 SUV를 만들라 했더니 세상에 없던 차를 제작했다. 3세대 카이엔의 기술들이 대부분 그대로 반영되고도 2인승 스포츠카를 운전하듯
쌍용자동차 리스펙 티볼리를 몰았다. 외관과 실내의 구성, 구동계의 변화는 없지만 티볼리와 코란도에 처음 적용했다는 ‘인포콘(INFOCONN)’을 살펴보고 싶었다. 인포콘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사용하는 카카오 i 대신 네이버 클로바(Clova)의 인공 지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에도 관심이 쏠렸다.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자동차를 몰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은 ‘공조 장치’다. 요즘 처럼, 아침, 저녁 온도차가 큰 때에는 온도를 바꾸고 바람의 세기나 모드를 바꾸는 일이 더 많아진다. 잦고 번거로운 일을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다
매우 자극적이고 중독성 또한 높다. 그런데 보통의 자극들은 몇 차례 지속되면 무뎌지고 심드렁한 느낌이 들곤 하는데 이게 요즘 한참 생각나는 용두동 주꾸미의 알싸한 매콤함과도 은근 닮았다. 혀끝이 얼얼하다가도 냉수 한 잔 들이켜면 무의식의 세계로 향하는 젓가락 행진처럼 묘한 중독성이 꾸준하게 혀에서 손끝에서 발현된다.가속페달을 바닥까지 밟으며 손에 땀을 쥐는 고속주행까지 갈 필요도 없다. 시내에서도 충분히 역동적이고 가슴 뛰는 박진감을 너무 쉽게 만날 수 있다. 사실 이 부분이 여느 고출력 스포츠카와 비교해 미니 'JCW(Jo
‘다함께 차차차’를 기억하시는가. 5차선 도로 급차로변경, 점프, 골드를 낚아채고 타이어로 포인트와 아이템을 획득하면서 연료가 다할 때까지 전력을 다해 달렸던 다함께 차차차에는 '무적 부스터'가 있었다. 기억에는 상당한 골드가 필요했지만 일단 사용하면 앞서 가는 모든 차를 먼지 털어 내듯 도로 밖으로 치워 버리며 달렸다.순간적으로 가속해 최고 속도로 달리는 터보 아이템도 있었다.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만난 현대차 ‘2020 벨로스터 N’에 무적 부스트가 있었다. 서킷 직선로에서 운전대 오른쪽 하늘색 ‘NSG(N Grin
시트로엥 칵투스가 떠 올랐다. 현대차 7세대 아반떼는 사진이나 영상으로 봤을 때의 충격보다 눈 앞에서는 낯선 것의 어색함이 더했다. 다이아몬드의 단면을 이루는 삼각형이 '스포티하고 도전적인 캐릭터'라고 주장하는 측면에서 칵투스의 옆구리에 착 달라붙어 있던 '대일 밴드(에어 범프)'가 연상된 것이다.얼마 전 제네시스 G80을 소개하면서 '여백의 미'를 강조했던 이상엽 전무(현대차 디자인 센터장)가 왜 아반떼의 옆구리를 저렇게 난잡하게 만들어 놨는지 의아스러웠다. 도대체 삼각형이 뭐라고, 여기
음성 인식 버튼을 누르고 "지구의 나이는 몇 살이야?"라고 말하자 코란도는 위키백과의 자료를 근거로 "지구의 나이는 46억년 입니다"라고 답한다. 버튼을 다시 누른 뒤 "000에게 46억년이라고 문자 보내줘"라고 명령을 내리면 "문자를 보냅니다"라는 음성과 함께 메시지를 받는 사람, 내용이 센터페시아 상단 디스플레이에 표시된다. 운전자는 가볍게 화면에 표시된 '보내기' 버튼을 클릭하면 문자 전송이 완료된다.여기에 더해 티볼리는 차량 내에서 원격으로 집안의 조명, 난방, 가스, 일부 전자제품의 전원을 켜거나 끌 수 있다
트립 컴퓨터 사진 한 장에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총 244km를 달렸고 평균 속도는 시속 35km로 표시됐다. 70% 이상 정도 됐던 도심 구간이 평균 속도를 잡아 내리면서 이 거리를 달리는데 무려 7시간 가까이가 걸렸다. 자세히 보면 보통의 자동차와 다른 표시가 있다. 'EV' 전체 주행 거리 가운데 26%인 64.6km를 엔진이 아닌 전기모드로 달렸다는 표시다.감속, 제동, 타력 운전을 할 때 알뜰하게 모아둔 에너지로 기름 한 방울 쓰지 않고 전체 주행 거리의 4분1 이상으로 달렸다는 얘기다. 덕분에 244km
카랑카랑한 엔진음과 함께 좌우로 굽이치는 코너를 빠르게 빠져나왔다. 도로와 더 가까워진 차체는 주행의 몰입도를 높이고 노년의 신사가 타는 나긋나긋한 고급 세단이 아님을 강조한다. 혹독한 체중 감량의 효과는 고속구간은 물론 오르막과 내리막 그리고 블라인드 코너에서도 안정적인 자세를 연출하며 향상된 운동성능을 시종일관 발휘했다.100미터 스프린터를 연상시키던 좀 전의 모습들은 과속방지턱을 만날 때면 진중한 신사로 돌변하고 다시 가속페달에 힘을 더하면 절제된 욕망을 도로에 토해내듯 질주 본능을 드러냈다. GV80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제
세상이 어수선해도 꽃 피워내는 봄은 막지 못했다. 볕이 잘 드는 야트막한 둔덕 개나리색이 어김없이 짙어졌고 야트막한 산자락 여기저기 푸른 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한강 마리나 컨벤션센터의 풍경도 다르지 않았다. 연록 새순의 무게에 눌린 듯 늘어진 버드나무 사이사이 기아차가 공들여 만든 색색의 4세대 쏘렌토가 가득 정렬해 있었다.신형 쏘렌토는 신규 플랫폼, 스마트 스트림 D2.2 엔진, 진보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온갖 새로운 것들로 가득하지만 가장 먼저 살펴보고 싶었던 것은 따로 있었다. 현대차, 기아차 가운데 최초 적용된 '
국내에 앞서 지난해 1월 유럽 시장에 출시된 시트로엥의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C5 에어크로스 SUV'는 판매 6개월 만에 5만대, 1년 만에 10만대를 기록하며 브랜드 내 세 번째 베스트셀러로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 차량 선택에 있어 실용성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유럽에서 C5 에어크로스 SUV는 이미 충분한 검증을 거치고 있다. 그리고 궁극의 편안함을 무기로 한국 시장에서 프렌치 스타일 SUV의 독특한 개성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발휘 중이다.전 세계적인 SUV 열풍으로 세단이나 해치백 소비자는 SUV로 대거
제네럴 모터스 산하 고급차 브랜드 캐딜락의 스포츠유틸리차량(SUV) 라인업이 보다 강화됐다. 지난해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통해 세계 최초로 선보인 준대형 모델 'XT6'를 출시하며 중형과 대형 SUV 사이를 채웠다. 이로써 캐딜락은 XT4, XT5, XT6, 에스컬레이드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다음달 본격적인 국내 고객 인도가 예정된 캐딜락의 신형 XT6를 타고 서울과 경기도 일대를 달렸다.먼저 캐딜락 코리아는 올해 국내 시장에 4대의 신차와 1대의 부분변경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 중 가장 먼저
작년 9월 무박으로 1048km를 달렸던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운전대를 '친구' 때문에 다시 잡았다. 1월에 있었던 신년 모임에서 한 친구가 SNS에 올린 무박 시승 영상을 봤단다. 안 그래도 군대, 축구 다음 주제인 자동차 얘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마련인데 이 친구, 그 차 연비는 새 차라서 좋았던 거고 하이브리드카는 오래 타면 배터리 성능이 떨어져서 일반적인 차로는 절대 그런 연비가 나올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말발 좋기로 유명한 이 친구는 주변에서 하이브리드차를 샀다가 '배터리 성능이 떨어져서'
특유의 '펀 투 드라이빙'을 강조하며 콤팩트한 차체와 후륜구동의 조합으로 젋은층의 각광을 받던 BMW 2시리즈가 쿠페와 컨버터블, 액티브 투어러까지 파생 차종을 늘려간데 이어 4도어 그란쿠페를 새롭게 추가했다. 세대 변경을 통해 내외관 디자인은 보다 젊어졌고 플랫폼 변경으로 실내 거주성이 향상됐다. 뒷바퀴에서 앞바퀴로 구동방식이 변경됐지만 여전히 날카로운 주행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적당히 합리적 방식으로 방향을 선회했으며 BMW 특유의 감성은 놓치지 않았다.지난해 11월 미국 LA 오토쇼를 통해 최초 등장한 BMW 2
솔직히 약간의 기대도 하지 않았다. 앞서 출시된 'SM6'를 답습한 디자인은 신선함보다 진부함으로 다가왔다. 세단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아닌 경계에 선듯한 차체는 매우 모호하게 느껴졌고 무엇보다 1.3리터 4기통 터보 엔진에 대한 의구심으로 가득했다.그리고 실제로 국내 출시된 르노삼성자동차의 'XM3'를 마주하고는 수많은 편견이 단번에 사라지는 낯선 시간과 함께했다.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혀 무지한 나를 다시 한번 반성하며 지난 3일 서울과 양평을 오가며 반나절 XM3 TCe 260 모델을 시승한
2018년 여름 메르세데스-벤츠는 모터쇼를 앞두고 한 장의 신차 이미지를 공개했다. 풍동실험 모습을 담은 해당 사진에는 공기저항계수를 획기적으로 줄이며 역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날렵한 디자인의 신차를 선보일 계획이라는 설명이 덧붙었다. 그리고 벤츠는 그해 10월 파리모터쇼를 통해 기존 해치백으로만 구성되던 A 클래스 라인업에 새롭게 도입된 최초의 세단을 선보였다.A 클래스 세단은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성능과 효율을 겸비한 파워트레인 그리고 벤츠의 가장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결합되며 브랜드 엔트리 세단으로서 역할에
올겨울, 흔하지 않은 강추위가 닥친 날 유명산 설매재는 잔뜩 얼어있었다. 한낮 햇살이 비추면서 언 땅이 녹자 폭스바겐이 코스로 잡은 설매재 정상 부근은 진흙탕으로 변했다. 경사를 타고 녹아내린 물이 흐를 정도였고 가만히 있어도 멋대로 미끄러지는 고난도의 오프로드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베테랑 인스트럭터도 노면의 갈피를 잡기 힘들었나 보다. 결국 공들여 개척한 오프로드 주행은 포기했다. "제어가 안 됩니다. 지금 보시는 것처럼 언덕 아래로 그냥 미끄러져 내려가잖아요". 노면은 진흙으로 덮혀 있었지만 대부분의 코스가 측 방향으로 기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