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높이 못 맞추는 정비서비스

김 필 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입력 2014.03.24 00:53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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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간혹 방송이 나오는 내용 중에 자동차 정비서비스에 대한 과잉 정비 내용을 내보내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부정적인 내용으로 차량에 무지한 차량 소유자들을 속인다는 내용이 대다수이다. 물론 이러한 문제가 있는 정비업소가 있어서 시장을 흐려놓고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전체적으로 보면 극히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개선되어야 하고 선진형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정비업소의 자정 기능과 내부 규정도 강화하여야 하고 정부의 철저한 소비자 중심의 조치도 필요하다. 또한 소비자들도 운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 지식은 아니어도 차량에 대한 가장 초보적인 지식만 있어도 상당한 부분을 대처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부 운전자들은 오직 전진만 하는 운전자들도 있어서 사고 시 대처 능력이나 자가 정비 능력은 아예 없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뜻도 있다. 관련 시민단체의 역할도 중요할 것이다. 모두가 노력하여야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러한 실상과 달리 국내 정비업체는 예전부터 레드오션 영역에서 살고 있다. 수익 측면에서 한계점에 와 있는 기업이 많고 하늘 쳐다보면서 비가 오거나 눈이 내려 더 많은 사고차량이 들어오기를 바라기도 한다. 그 만큼 열악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잘못된 문제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정비업체의 수도 많은 편이다. 예전 정책연구를 하여 확인한 결과 다른 업종에 비하여 많이 진출된 부분도 있다고 할 수 있다. 국내에는 정비업체가 3가지로 나누어진다. 우리가 자동차 공장이라고 하면서 검사도 받는 업체는 종합자동차 정비업이라고 하고 있고 이보다 약간 작은 기업을 소형자동차 정비업이라고 한다.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고 있어서 전국적으로 약 4,500개 정도이다.

우리 동네에서 항상 보는 카센터라고 하는 곳이 바로 바로 가장 규모가 작은 전문 자동차 정비업이다. 예전에는 부분정비업이라 불리었다. 이 업소가 약 30,500개 정도이다. 이 정도면 전국적으로 3,5000개 정도가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차량 대비 정비차량대수가 그리 좋은 형편이 아니다. 여기에 보험업계와 가장 민감한 문제인 보험정비수가는 항상 줄다리기를 하고 있어서 종합이나 소형자동차 정비업은 노이로제에 걸려 있다.

전체 수입원의 60~7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수익 모델이 적다는 것이다. 부품에서 수익을 내기도 어려운 상황이고 공임은 OECD국가 중 상대적으로 열악한 실정이다. 그렇다고 병원에서 MRI 장비를 이용할 때 고비용을 받는 것과 달리 수천 만원 하는 고정밀 자동차 진단장비를 이용하여도 절대로 추가 공임이 들어가지 않는다. 이미 소비자측면에서 너무 공임 등 비용을 깎아놓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특히 서로 간에 경쟁이 붙으면서 제살 깎기도 있어서 더욱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비견적서 발행 등 소비자 측면에서 보호를 위한 정부의 제한조치도 줄을 잇고 있다. 정비라는 쟁이 기질을 가진 연세 든 기술자들의 경우 정비견적서 발행 등 컴퓨터 활용은 너무나 어려운 작업이다. 수익은 늘지 않는데 주변 부담은 늘어나고 대기업들의 진출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메이커의 차량 내구성이 좋아지고 무상 서비스 기간이 늘면서 더욱 차량이 고장이 나서 오는 횟수도 줄어들고 있다. 심지어 엔진오일 교환권 등을 발행하여 그나마 먹고살던 영역도 줄어들고 있다.

메이커는 서비스 차원에서 소비자를 위한다고 다양한 방면으로 늘려나가고 있어서 운신의 폭은 더욱 좁아들고 있다. 정비 관련 단체의 전문성도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전략적으로 대기업이나 정부와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힘든 데다가 먹고 살기도 힘든 상황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어려운 레드오션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비영역은 없어서는 안될 촉매제 역할을 하며, 자동차 애프터마켓 90조원 시장 중 규모는 2조원 시장이 되지 않으나 핵심 영역이다. 소비자와 직결되는 중요 영역으로 선진국에서는 중요한 대접을 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하고 충분한 대가를 치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급증하는 수입차를 대상으로 하는 전문 수입정비업체의 등장 등 다양한 사업모델을 시작하는 기업도 발생하고 있으나 전체적으로 미흡한 실정이다.

수익성 있는 사업 모델 강화, 중국이나 동남아 시장의 진출, OECD국가 중 낮은 공임에 대한 체계적인 인상 등 다양한 방법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도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선진형으로 나아가도록 다듬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주 후반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오토모티브 기간 중 28일 오후에 선진 정비 세미나가 개최된다. 여러 가지 좋은 사례가 제시되어 소비자와 정비업자 모두가 살 수 있는 윈윈 개념의 대책이 시작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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