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4개의 동사, 신형 쏘나타의 본질 해부

  • 입력 2014.05.16 00:26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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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本質)이 뭔지 네이버에 물었다. '본디부터 가지고 있는 사물 자체의 성질이나 모습'. 쉽게 말해 기본기다. 현대차가 말하는 7세대 쏘나타의 본질은 RUN, TURN, STOP, PROTECT 이 4가지다. 잘 달리고 잘 돌고, 설 때 서고 사람이든 자동차든 잘 보호하는 능력, 하지만 '완벽한 기본'을 갖추기가 어디 쉬울까.

쏘나타가 국내 자동차 산업에서 갖고 있는 의미, 그리고 스토리가 있는 '역사'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본질을 갖추고 있는지 그 여부를 떠나 이렇게 본질을 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될 가치가 있다.

그래서인지 쏘나타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4월에만 1만 5000여대가 팔렸고 5월에도 이런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쏘나타의 흥행은 꽤 오랜 기간 부진했던 내수 시장의 부진을 털고 무려 16개월 만에 국산차 내수 13만대를 돌파하는 촉매제 역할까지 톡톡하게 했다.

그렇다면 쏘나타의 본질에 시장이 어느 정도는 공감을 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빼고 빼고 남아있는 단 4개의 동사, RUN, TURN, STOP, PROTECT를 위주로 신형 쏘나타를 되짚어 봤다.

 

RUN, 부드러움에 숨겨진 쾌속 본능=속도의 상승폭과 시간은 자동차의 성능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그러나 중형 패밀리 세단이 그렇게 용을 쓰고 달릴 필요는 없다. 얼마나 부드럽게 최고치의 속도에 도달하고 연결이 되는지, 중형 세단에 요구되는 적절한 성능은 이걸로도 충분히 우열을 가릴 수 있다.

신형 쏘나타의 주력 엔진 라인업은 최고출력 168마력(ps), 최대토크 20.5kg•m의 제원을 갖고 있는 누우 2.0 CVVL이다. 출력이 기존 6세대 172마력에서 조금 낮아졌지만 토크와 함께 엔진의 파워는 동급의 국산 경쟁 모델보다 여전히 높은 수치다.

기본 엔진 회전수는 800rpm, 시동을 걸고 풀 악셀을 하면 레드존인 6500rpm 인근까지 빠르게 게이지가 치솟고 첫 번째 시프트다운은 6000rpm 인근에서 이뤄진다. 출력의 정점은 6700rpm으로 표시가 돼 있다.

차체 중량이 45kg 증가했지만 쏘나타의 운동성능에 별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가속에 대한 반응이 즉각적이지는 않지만 일단 탄력이 붙기 시작하면 속도감을 잃을 정도로 매끄럽게 고속으로 연결된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멋진 배기음과 함께 초반부터 이런 탄력성을 즐길 수 있다.

 

TURN, 견고해진 선회능력=한국 도로의 특성은 직선보다 곡선이 더 많다는 것이다. 자동차 서킷에나 있을 법한 헤어핀 수준의 굽은 길이 많고 노면의 경사도 심하다. 그렇지 않다고 해도 돌발 상황에 대응을 하거나 또는 다른 이유로도 자동차의 'TURN' 능력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신형 쏘나타의 섀시는 자동6단,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멀티 링크, 랙 앤드 피니언 스티어링으로 구성됐다. 이전 모델과 같은 구성이지만 로어암을 싱글에서 듀얼로 바꾸고 전륜 지오메트리를 새롭게 설계하는 한편 댐핑 스트로크를 짧게 설정해 견고해진 선회능력을 보여준다. 이렇게 차체 중량 증가라는 악수를 두면서도 차체 강성을 높이는데 주력한 효과는 분명했다.

굽은 길에 들어서고 빠져 나오는 순간에도 흐트러짐이 없다. 바른 자세로의 복원도 빠르게 이뤄지고 하체는 스티어링 휠의 방향전환에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급격한 선회에도 과거처럼 차체가 노면과 따로 노는 느낌도 배제가 됐다. 타이어(금호타이어 솔루스 XC)의 효과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선회능력을 높인 서스펜션의 구성은 쏘나타의 최대 장점이다.

 

STOP, 적극적인 제동 지원 시스템=자동차의 제동성능은 특히 돌발상황에서 사람과 차량을 즉각적이고 분명하게 보호할 수 있는 최선의 장치다. 캘리퍼의 작동으로 패드를 디스크에 밀착시켜 제동을 하던 방식은 과거와 다르지 않지만 요즘의 자동차는 전자장치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효과적인 제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신형 쏘나타 약시 ABS와 함께 차량의 중량과 전륜과 후륜 각각이 요구하는 제동력을 효과적으로 배분하는 EBD(electronic brake force distribution)를 통해 제동이 필요한 순간에 안정감있게 차체를 멈춰준다.

타이어의 구성에도 신경을 썼다. 시승차에 장착된 한국타이어 KINERGY GT는 타이어에 걸리는 하중의 회전저항(RRC)과 젖은 노면에서의 제동성능 비율 등급이 각각 3등급으로 시스템이 요구하는 제동에 적절하게 반응하고 노면 접지력도 뛰어나다.

 

PROTECT, 안전에 대한 무관용=신형 쏘나타에는 운전석, 무릎, 사이드, 롤 오버 대응 커튼 등 7개의 에어백이 전 트림에 기본 적용됐다. 급제동 또는 급선회시 차체의 균형감을 유지시켜주는 차체자세제어장치(VDC), 샤시 통합 제어 시스템(VSM), 그리고 급제동 경보 시스템(ESS)도 모두 최하위 트림인 스타일에서부터 적용이 됐다.

상위 트림에는 전방에 장착된 레이더 센서로 앞 차량과의 거리를 인지해 자동으로 안전거리를 확보해 주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도 선택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전방 추돌 경보 시스템(FCWS)과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S), 스마트 후측방 경보 시스템(BSD), 어드밴스드 주차조향 보조시스템(ASPAS) 등 다양한 안전사양들이 반영됐다.

이 밖에도 초음파 센서가 주차 공간을 탐색해 평행 및 직각주차, 그리고 주차구역을 빠져 나오도록 돕는 어드밴스드 주차조향 보조 시스템과 야간 코너링 주행시 스티어링 휠 회전방향으로 라이트를 비춰주는 스태틱 밴딩 라이트, 전방 상황에 따라 헤드라이트의 상향등과 하향등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스마트 하이빔도 고급 트림에서 선택할 수 있다.

 

또 다른 본질은 TRUST=현대차는 그 동안 잘 만든 차를 시장에 내놔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했다. 수 십 년간 다져 온(?) 불신 때문이다. RUN, TURN, STOP, PROTECT 이 4개의 본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도 실적과 무관하게 지금 현재도 냉소적이다.

자동차의 본질을 찾기 위한 현대차의 노력이 제대로 평가를 받으려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급선무다. 쏘나타가 잘 팔린다고 해서 악평과 비난을 '소수의 의견'으로 치부해서도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들의 사소한 불만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모든 고객을 아주 특별하게 생각해야만 본질을 추구하는 현대차의 노력이 제대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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