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톤 초대형 덤프를 몰았다, 세단 못지 않았다

  • 입력 2014.05.20 00:4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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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흔치 않은 기회가 왔다. 16리터의 엔진에 700마력의 출력을 내는 괴물 같은 차를 몰 수 있는 기회다. 볼보트럭이 국내최초로 자사 라인업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한 미디어 시승행사가 19일, 평택 종합 출고센터에서 열렸다.

준비된 차량은 지난 12일, 아태지역을 통합해 대규모로 선보였던 FH 시리즈와 FM, FMX 등 초대형 덤프트럭과 트랙터. 그 동안 몰아봤던 가장 큰 덩치가 미니밴 정도였던 경험상, 까마득해 보이는 운전석에 몇 개의 계단을 밟고 오르는 일부터 쉽지가 않았다.

 

대형 세단보다 부드러운 핸들링=그러나 볼보트럭의 플래그십 FH16의 운전석에 앉자 묘한 기분이 들기 시작한다. 노면을 내려다보는 느낌, 비행기 조종석이 연상되는 운전석, 푸싱푸싱 소리를 내며 신체의 반동을 흡수하는 시트, 엄청나게 넓은 공간은 30년 넘는 운전 경력에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이다.

출고센터의 넓은 공간에 마련된 시승 코스는 볼보트럭의 선회능력과 짧은 회전반경, 요철구간 등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구성이 됐다. 조수석에 탄 가이드의 지시에 따라 시동을 걸자 웅장한 엔진 소리가 차분하게 들리기 시작한다. 시승의 처음은 조심스럽게 시작됐다. 몸은 잔뜩 긴장을 했고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도 난감했기 때문이다.

심호흡을 하고 전진 12단, 후진 4단의 I-Shift 변속기를 ‘A’에 놓고 엑셀레이터를 밟자 이 거대한 몸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정해진 코스를 2바퀴 도는 내내 탄성이 절로 나오는 짜릿한 순간들이 이어진다.

 

가장 놀라운 것은 엑셀레이터의 반응이다. 700마력이나 되는 엄청난 출력이 가벼운 터치에도 민감하게 반응을 하면서 거구의 차체를 장난감처럼 밀어낸다. 가장 염려됐던 핸들링은 대형 고급세단처럼 부드럽고 수월하다.

많은 힘을 들일 필요도 없고 선회구간에서의 반응도 민첩하다. 볼보트럭 관계자는 “볼보의 다이나믹 스티어링(VDC)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핸들링을 제공한다”며 “고속과 저속, 도로의 환경에 구애 받지 않고 원하는 방향성을 얻을 수 있는 핵심 기술”이라고 자랑했다.

볼보트럭의 독창적인 VDS는 스티어링 기어의 전자제어 전기모터와 유압 파워 스터어링이 결합된 구성으로 운전자의 자세를 편안하게 유지시켜주고 선회시에도 자동적으로 중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실제로 코스 말미에 준비된 요철구간을 지날 때 VDS의 위력을 체험할 수 있었다. 노면에 설치된 요철 구간을 지날 때 손을 뗀 스티어링의 흔들림을 전혀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손을 잡고 있어도 노면의 굴곡에 따른 진동은 전혀 전달되지 않는다. 이와 같은 핸들링 능력은 오프로드에서 체험한 덤프트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게 발휘됐다.

 

작지만 알찬 생활공간=운전자 공간인 캡의 구성은 대형 세단 이상으로 고급스럽고 유용하다. 풋 브레이크와 같은 페달을 밟으면 스티어링 휠의 상하, 전후 각도와 높이를 자유스럽게 설정할 수 있고 시트의 감촉과 느낌도 기분이 좋다.

대형 아웃사이드 미러와 수직 A필러로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고 루프에는 선루프까지 적용돼 실내 개방감도 뛰어났다.

용도를 알 수 없는 수 많은 버튼류에 기가 질렸던 계기판과 대시보드도 자세히 살펴보면 필수적인 기능들이 사용 빈도를 감한해 우선 순위에 맞춰 배치가 됐다. 엄청난 용량의 수납공간들이 여기저기에 마련이 됐고 휴식을 위한 침대가 있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이날 현장에서 진행된 여러 세션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원격조종 장치다. 이 어플리케이션은 차량의 공조장치를 작동하고 차량 상태 체크, 보안, GPS와 연계한 차량 위치 정보 등을 제공한다. 볼보트럭코리아는 한글화 작업이 완료되면 국내 시장에도 곧 선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장거리 운송 분야 최고의 선택=이날 김영재 볼보트럭코리아 사장은 “볼보 트럭은 최고의 내구성과 최상의 성능을 토대로 모든 화물 운송 사업자에게 최고의 수익성을 보장하는 선택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9개의 국내외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는 대형 트럭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볼보트럭의 시장 점유율은 30%로 독보적”이라며 “볼보그룹이 2500만불을 투자해 아시아와 태평양 고객들을 위한 종합 출고센터를 이 곳 평택에 마련한 것도 이런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디어 시승행사가 열린 평택 종합출고센터는 규모와 시설 면에서 기존 출고센터보다 5배나 넓어졌고 출고 업무뿐만 아니라 조립, 검사, 드라이버 트레이닝까지 담당하는 업계 최고 수준의 멀티플렉스 공간으로 설계가 됐다.

볼보트럭코리아는 트랙터와 덤프 위주로 구성됐던 라인업을 지난 2012년 카고 트럭으로 확대하는 등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UD트럭과 나비스타도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현대상용차가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카고 시장까지 수입 브랜드들이 영역을 넓혀 가면서 대형 트럭 시장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볼보트럭이 아태지역을 아우르며 새로운 제품 라인업을 출시하고 대단위 출고센터까지 준공하는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어 어떤 성과를 거둘지 트럭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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