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세단, 캐딜락 올 뉴 CTS

  • 입력 2014.06.23 00:4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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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세단, 112년 역사의 캐딜락은 스스로를 이렇게 평가한다. 캐딜락이 어떤 회사인가. 헨리 릴런드가 1902년 설립했고 일관되게 프리미엄을 추구해 왔고 그래서 아메리칸 드림을 상징하는 브랜드가 아닌가.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캐딜락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롤스로이스와 벤틀리, 메르세데스 벤츠, BMW는 물론이고 재규어까지 제 몫을 하는데 반해 캐딜락은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부진했다.

한국에서 캐딜락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는 지엠코리아(GM KOREA)도 이런 부진을 인정한다. 장재준 지엠코리아 사장은 그러나 캐딜락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내다 봤다.

그는 "매년 1개 이상의 세 모델을 출시해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판매 네트워크를 늘리는 한편,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경쟁사들을 위협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 첫 번째 비밀병기가 지난 4월 열린 부산모터쇼에서 공개한 올 뉴 CTS다. 2002년 첫 출시돼 이제 3세대로 진화한 올 뉴 CTS는 캐딜락 라인업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는 핵심 모델이다. 그만큼 캐딜락에서 올 뉴 CTS에 걸고 있는 기대는 크고 엄중하며 절박하다.

 

스텔스를 모티브로 한 독보적 외관=캐딜락 올 뉴 CTS는 아무리 먼 곳에서 바라봐도 속일 수 없는 외관을 갖고 있다. 차체의 각 부위는 날카롭고 분명한 단면으로 조합이 됐다.

엄청난 크기의 라디에터 그릴, 수직으로 설계된 헤드라이트, 헤드라이트에서 범퍼까지 연결된 주간 전조등은 누구도 흉내 내기 어려운 캐딜락의 독창적인 요소들이다.

날카롭게 단절시킨 프런트 라인은 롱 후드와 어울려 생긴 것과 다르게 매우 역동적인 실루엣을 보여준다. 벨트라인을 올리고 쿠페의 형상을 차용한 루프라인은 스포츠 특성을 더욱 고조시켜준다.

프런트 휀더의 사이드 크롬 에어벤트, 지붕 면적의 70%를 차지하는 울트라뷰 선루프도 올 뉴 CTS를 더욱 고급스럽게 만들어주는 요소다.

헤드라이트에는 어댑티브 포워드 라이팅(AFL) 시스템이 적용됐다. 속도와 조향각도에 따라서 램프의 조사각이 회전되는 첨단 장치다.

후측에는 기능과 상관은 없어 보이지만 LED 센터 스톱 램프가 추가된 멋스러운 스포일러가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 범퍼와 일체감을 살린 배기구를 양쪽 끝에 배치해 차체의 균형감과 안정감을 높여 마무리가 됐다.

 

실용성이 아쉬운 인테리어=감성 퀄리티를 표방하는 올 뉴 CTS의 실내는 시원스럽고 고급스럽다. 사펠리 천연목 트림(옵션), 수작업으로 마무리된 시트와 프런트 패널, 그리고 화려한 조명들이 차량의 안쪽을 감싸준다.

클러스터는 더욱 화려해졌다. 풀 LCD 디스플레이는 단순 또는 성능을 컨셉으로 각각 설정이 가능하며 이 때마다 화려한 비쥬얼로 변신을 한다.

센터페시아의 모든 버튼류는 터치식으로 반응을 한다. 네비게이션과 공용으로 사용되는 모니터를 통해 차량의 각종 정보가 표시되고 또 설정도 할 수가 있다.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속도, 길안내, 엔진회전수 등 필요한 정보를 달리해 설정을 할 수가 있다.

 

터치식 버튼의 반응이 한 템포 늦다는 점은 불만이다. 비상등의 경우 2초간 터치 상태를 유지해야 켜지거나 꺼지고 스티어링 휠 다기능 버튼은 돌출식으로 돼 있어 운전 중 거슬리는 단점이 있다.

인테리어는 취향에 따라 사펠리 원목과 엘름 원목, 또는 카본 파이버와 같은 각기 다른 소재로 구성된 5개의 테마를 선택할 수 있다.

공간은 꽤 여유롭다. 5미터에 가까운 전장(4965mm), 2910mm의 휠 베이스로 확보된 디멘션은 전석과 후석 모두 넉넉하다.

반면 올 뉴 CTS가 후륜구동 타입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후석 중간 부분은 지나치게 돌출돼 있다. 이 때문에 3명이 탑승할 경우 중간 탑승자는 적지 않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또한 무려 20개의 방향으로 조절이 가능한 운적석 시트의 편의성과 달리 조수석은 앞 뒤 이동이 가능한 거리와 등받이의 누임 각도가 지나치게 짧았다.

 

놀라운 정숙성, 견고한 하체=올 뉴 CTS는 2.0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276마력(550rpm), 최대토크는 40.7kg.m(3000~4500rpm)을 발휘한다. 연비는 복합연비를 기준으로 9.6km/l.

이날 지엠코리아가 올 뉴 CTS의 경쟁 모델로 거듭 지목을 했던 BMW 5시리즈 가솔린 모델인 520i와 비교하면 출력과 토크의 수치는 높지만 연비는 크게 열세다.

무게를 크게 줄였다고는 하지만 1725kg의 공차중량 역시 5시리즈(1625kg)보다 100kg이 더 나가기 때문에 마력당 중량비는 크게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다.

섀시는 랙 엔 피니언 스티어링과 브렘보 하이퍼먼스(전륜) 브레이크와 전륜과 후륜에 각각 맥퍼슨 스트럿, 5 링크 서스펜션이 적용됐다.

 

가속페달을 빠르고 강하게 압박하면 엔진회전수는 5000rpm까지 치솟는다. 첫 번째 시프트 업은 4500rpm에서 이뤄지고 100km/h의 속도가 유지되면 2000rpm 조금 못 미친 곳에서 조금씩 오르내린다.

정숙성과 승차감은 빼어나다고 표현을 해도 될 만큼 우수하다. 한계 속도를 내도 엔진음, 풍절음, 차체의 진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고속 주행에서 발휘되는 차체의 안정감도 탁월하다. 꽤 빠른 속도에서도 웬만한 커브나 추월을 위한 급격한 핸들링을 잘 받아들인다.

반면 수치와 매커니즘에서 부족함이 없어보였지만 주행 능력에서는 아쉬운 부분들이 존재했다. 가속페달에 반응하는 엔진의 대응이 한 박자 늦었다. 핸들링은 좀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올 뉴 CTS의 특장점은=미국에서 캐딜락은 모든 이들의 드림카다. 1960년대와 1970년대를 풍미했던 연예인들과 스포츠 스타들이 캐딜락을 성공의 상징처럼 몰고 다녔다.

이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가장 애용했던 브랜드다. 이런 캐딜락이 대중들에게 보다 쉽게 다가가고 볼륨을 키우기 위해 만든 캐릭터가 CTS, ATS 등과 같은 퍼블릭 모델들이다.

지엠코리아가 올 뉴 CTS의 성공을 자신하는 이유 역시 캐딜락이 대중들에게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생각에서다.

 

다양한 첨단 정치들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차량 전후측방의 경고사항을 운전석 시트의 진동으로 알려주는 햅틱 시트, 후방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알려주는 후방통행차량 경고 장치, 리어버전 카메라 등으로 구성된 드라이버 어웨어니스 패키지는 캐딜락의 독자적인 안전 시스템이다.

또한 차체 상부와 프레임을 일체형으로 설계하고 고강성, 경량 소재를 대거 적용하는 한편, 이제는 금지가 됐지만 박태환 수영복으로 유명세를 탔던 폴리프로필렌 방음제와 마르텐자이트 스틸 등 첨단 소재로 구현되는 정숙하고 견고한 승차감도 올 뉴 CTS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올 뉴 CTS의 국내 판매 가격은 5450만원부터 시작한다. 고급형인 프리미엄은 6250만원, 사륜구동은 69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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