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카니발이 보여 준 새로운 세상은

  • 입력 2014.07.09 17:25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형 카니발이 2600대나 팔렸지만 기아차는 지난 6월에도 부진을 털어내지 못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판매가 줄었고 상반기 누적 실적도 다르지 않다. 기아차는 신형 카니발 본격 출고가 7월 이뤄지면 어느 정도 부진에서 벗어 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1만대가 넘는 출고 대기 물량이 쌓여있고 미니밴 수요가 연중 가장 많은 레저 시즌이 시작된 것도 고무적이다.

그 동안 미니밴 시장은 아웃도어 열풍으로 급격하게 성장한 SUV에 비해 더딘 행보를 보였다. 국산차는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로 겨우 버텼고 수입차는 도요타 시에나, 혼다 오딧세이, 크라이슬러 그랜드보이저, 그리고 시트로엥이 피카소까지 내 놨지만 시장 영향은 크지 않았다. 신형 카니발은 올 들어 6월 현재까지 판매된 전체 미니밴 전체를 합친 것과 비슷한 실적을 거뒀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이유다.

지난 1998년 1세대 모델 이후 올해 3세대 모델로 새롭게 선보이는 ‘올 뉴 카니발’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57만대, 해외에서 89만대 등 총 146만대가 팔린 대한민국 대표 미니밴이다.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다는 신형 카니발(9인승)을 태풍 너구리의 심술로 간간히 비가 내린 강원도 태백 일원에서 시승했다.

 

모던 스타일로 변신한 패밀리 룩=신형 카니발의 가장 큰 변화는 사이즈와 지나치게 동질감을 강조했던 패밀리룩을 차급에 맞에 다듬었다는 점이다. 전장은 15mm 줄어든 5115mm, 그리고 차체 안정성과 역동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전고는 40mm를 줄여 1740mm가 됐다. 전폭은 1985mm로 그대로다. 전장은 줄어들었지만 오버행을 단축시켜 휠 베이스는 기존 모델보다 40mm나 늘려 3060mm로 확장됐다.

도요타 시에나 3030mm, 혼다 오딧세이 3000mm의 휠 베이스 제원과 비교하면 가장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한 셈이다. 전면부에서는 잘 다듬어지고 크기를 키운 라디에이터 그릴이 가장 눈에 띈다. 헤드라이트와 안개등은 수평, 수직으로 대칭을 이루고 있고 안개등과 에어 인테이크 홀을 일체감 있게 디자인 해 균형감을 살렸다. 범퍼 하단부 스키드 플레이트도 이런 균형감과 견고한 느낌을 살리는데 보탬이 됐다.

후드의 각도를 좀 더 수평에 가깝도록 했고 프런트 라인을 닫아 버리면서 대형 세단의 느낌을 살린 것도 신형 카니발의 디자인 특성이다. 측면과 특별한 기교없이 매끄럽게 처리했다. 3열 글라스를 앞 쪽 보다 높게 배치해 시트 포지션이 높은 승객의 시야를 확보해 고 후면은 세로방향 리어램프를 가로방향으로 바꿨다.

 

여유로움에 초점을 맞춘 인테리어=1열 중앙에 있던 보조시트가 사라지면서 실내 전체 공간은 더 쾌적하고 여유로워졌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수평 구조로 균형감을 살리고 직관성을 높인 것이 특징. 센터페시아도 반듯한 수평 라인으로 배치됐다.

7인치 TFT LCD가 포함된 수퍼비전 클러스터로 차량의 상태와 각종 주행 정보를 쉽게 알아 볼 수 있도록 했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배치된 8인치 디스플레이는 아이콘 타입으로 쉽게 조작을 할 수 있도록 했고 터치에 대한 반응도 빠르다.

수납공간도 넉넉하다. 노트북 까지 보관할 수 있는 대용량 센터 콘솔, 도어 안쪽과 글로브 박스의 용량도 매우 크게 설계해 레저 활용성을 높였다. 기어노브의 위치는 운전석 바로 옆으로 옮겨졌다. 시트베리에이션을 통한 실내 활용성도 뛰어나다. 1열부터 4열까지의 시트는 폴딩과 전후 이동이 간편하고 특히 2열과 3열은 완전하게 뒤로 젖혀지게 했다.

 

4열에는 팝업 싱킹 시트를 적용해 차체 바닥으로 완벽하게 수평을 이룬다. 4열 싱킹으로 최대 546L의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기아차의 설명과 다르게 4열 싱킹시트를 조작하는 일은 쉽지가 않다. 시트 뒷쪽의 고리를 잡아 당기면 간단하게 접히고 펴진다고 했지만 뜻대로, 적은 힘으로는 어림도 없다. 무겁고 번거롭다. 이론상으로는 쉽다. 기존 싱킹 시트와는 달리 4열 시트 등받이를 앞으로 접은 후 별도 이동 없이 그대로 누르면 바닥으로 사라지고 손잡이를 당기면 다시 올라온다.

반면 4열 탑승은 공간에 많은 제약을 받는다. 무릎공간도 여의치가 않고 중간 자리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시트라기 보다는 인승을 채우는데 만족해야 한다.  측면 슬라이딩 도어를 이용한 3열 탑승은 크게 불편하지 않다. 간단하게 레버만 조작하면 부드럽게 2열 시트가 이동하면서 넓은 공간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2열 보조시트가 없는 9인승은 가운데 통로를 이용하면 쉽게 2열과 3열로 이동을 할 수 있다.

 

정숙성은 최고, 2% 부족한 파워=신형 카니발은 R2.2 E-VGT 디젤 엔진,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최고출력 202마력(ps), 최대토크 45kg•m로 기존 모델 대비 각각 2.5%, 1.1% 성능이 향상됐다. 연비 효율성도 좋아졌다. 기존 모델보다 5.5% 향상된 11.5km/ℓ다. 100km가 조금 넘는 이날 시승에서 기록된 연비 10.7km/ℓ.

R2.2 E-VGT 디젤 엔진 유로 6 규제에 대응, 저공해차 인증을 받아 혼잡통행료가 50% 할인되고 공영 주차장 주차요금 감면 등의 혜택이 제공되는 엔진이다.

 

정숙성은 뛰어났다. 정지 상태에서의 아이들링, 소음은 한 참 작은 덩치의 중소형 디젤 SUV와 크게 다르지 않다. 윈드 노이즈를 낮추기 위해 와이퍼의 위치까지 바꾸는 공을 들였고 흡차음제도 아낌없이 썼다.클러스터에 표시된 레드존은 4800rpm, 정지시에는 800rpm을 유지하고 풀 가속을 하면 4300rpm까지 상승을 하고 첫 번째 시프트업이 이뤄진다. 100km/h 속력에서 유지되는 엔진회전수는 1700rpm 부근이다.

속도의 연결감은 부드럽다. 엔진소리에도 일관성이 있고 가속페달의 움직임에도 빠르게 반응한다. 고속으로 주행을 하면 디젤엔진 특유의 공음이 미미하지만 감지가 되고 경사 각도가 있는 등판구간에서는 엔진음이 거칠어 지기도 한다.

스티어링 휠은 일반적인 것보다 약간 묵직하게 세팅이 됐다. 휠 그립 포인트는 너무 윗쪽에 자리를 잡고 있어서 팔의 위치가 어색했다. 하체는 견고하고 서스펜션은 다소 강한 편이다. 고속주행에서는 장점이 될 수 있겠지만 노면을 그대로 읽어들이는 단점이 있다.

 

눈 여겨볼 신형 카니발의 특징들=신형 카니발은 차체 강성을 높이기 위해 초고장력 강판 비율을 52%까지 높였다. 또한 차체 구조간 결합력을 높이기 위해 구조용 접착제를 확대 적용하고 핫 스탬핑 공법 등을 통해 견고하고 탄탄한 차체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외부 충격에 의한 차체 비틀림과 굽힘 강성이 기존 모델 대비 각각 74%, 42% 크게 강화됐다. 6에어백(운전석, 동승석, 전복감지 사이드&커튼) 시스템도 기본 적용됐다. 타이어 공기압 경보 시스템, 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 급제동 경보시스템 등 다양한 안전사양도 기본이다. 동급 차량 최초로 차량 전후좌우를 모니터를 살펴 볼 수 있는 ‘어라운드뷰 모니터링 시스템’, 별도의 조작없이 테일게이트가 자동으로 열리는 ‘스마트 테일게이트’도 적용됐다.

신형 카니발의 가격은 9인승 럭셔리 트림 2990~3020만원, 프레스티지 트림 3250~3280만원, 노블레스 트림 3610~3640만원, 11인승은 디럭스 트림 2700~2730만원, 럭셔리 트림 2940~2970만원, 프레스티지 트림 3200~3230만원, 노블레스 트림은 3560~3590만원이다.(강원 태백)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