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SUV, 인피니티 QX60 하이브리드

  • 입력 2014.08.07 01:0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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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가 잘 팔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활용의 폭이 넓다는 장점, 많은 짐을 싣고도 사람을 위한 공간에 여유가 있다는 것도 이유 가운데 하나다.

잘 팔리는 SUV의 공통점은 또 디젤 엔진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국산차나 수입차나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한 때 우리나라 수입차 시장을 호령했던 일본산 SUV들은 요즘 부진하다.

SUV의 기능적 조건은 충족을 시켜주지만 단 하나 디젤 엔진의 효율성을 따라 잡기 어려운 가솔린 엔진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일본 업체들은 이런 단점을 하이브리드 카로 극복하기 위해 많은 애를 쓰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밀어 붙인 한국도요타와 함께 한국닛산도 인피니티 브랜드 위주로 디젤과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들여왔다. 그리고 꽤 큰 성과를 얻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4월 투입된 QX60 하이브리드는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자동차 가운데 가장 무겁고 큰 하이브리드 카다.

인피니티의 새로운 네이밍 전략에 따라 크로스오버의 새로운 타이틀을 갖게 된 QX60 하이브리드는 무게가 2톤을 넘어 2150kg이나 된다. 현대차 베라크루즈(2035kg)보다 115kg이 더 나간다.

 

차량의 전체 길이도 4989mm나 된다. 시각적으로도 이런 거구의 모습은 쉽게 감춰지지 않는다. 차체의 높이도 웬만한 성인의 키와 맞먹는 1745mm나 된다. 바라만 봐도 위압감이 들 정도로 크다.

그런데도 거부감이 들지 않는 이유는 미려하고 감각적인 디자인 때문이다. 세단과 크게 다르지 않은 디자인 컨셉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효과다.

전면의 라디에이터 그릴, 보닛의 볼륨, 전, 후 라이트의 레이아웃과 C 필라의 감각적인 라인까지 크기와 형태만 살짝 바꿨을 뿐 세단과 별 차이가 없다.

 

반면 안쪽의 상황은 분명하게 차별화됐다. 대시보드는 더 강한 수평을 유지했고 에어벤트의 모양새도 다르다. 센터페시아와 쉬프트 패널은 우드 그레인과 메탈로 더 화려하게 장식이 됐다.

감각적으로 디자인된 도어 안쪽 핸들, 4개의 스포크로 구성된 스티어링도 세단과 다른 요소들이다. 3열로 구성된 시트는 앉는 느낌이 무척 좋다. 부드러운 쿠션까지 더해져 오랜 시간 자리를 잡고 운전을 해도 피로감이 다른 차보다 상대적으로 덜했다.

천장에는 개별적으로 작동되는 2개의 선루프가 자리를 잡고 있다. 2열과 3열에서도 뛰어난 개방감을 느낄 수 있는 구조다. 2열은 6:4, 3열은 리클라이닝에 5:5 폴딩이 가능하다.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면 꽤 많은 화물을 적재할 수 있다.

 

구동력은 2.5리터 직렬 4기통 수퍼 차져 가솔린 엔진과 리튬이온 배터리와 15kW 전기모터로 구성된 인피니티의 다이렉트 리스폰스 하이브리드로 발휘된다.

시스템 총 출력은 253마력(모터출력 20마력 포함), 최대토크는 엔진에서 33.7kg.m(3600rpm), 전기모터에서 15kW가 각각 발휘된다. 트랜스미션은 수동변속 모드가 포함된 전자식 CVT(무단변속기)다.

정지상태에서 엔진회전수는 1100rpm으로 설정됐다.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모델들은 정지시 전기모드를 유지하면서 매우 정숙한 아이들링을 보여주는 것과 달리 QX60은 엔진이 계속 작동을 한다.

 

일정구간, 일정한 속도에서 전기모드로만 주행을 할 수도 없고 신호대기나 정차를 했을 때 시동을 멈춰 공회전을 잡아주는 기능도 없다. 모터의 기능이 출발 또는 가속이나 경사로를 오를 때 엔진의 구동력을 어시스트하는 제한적인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얘기다.

연료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데 손해를 볼 수밖에 없지만 치고 나가는 능력은 일반 가솔린 세단에 근접해 있다. 액셀레이터는 늘 한 템포 빠르게 반응하고 직관적인 응답력으로 보답을 한다. 조금 과장해서 표현한다면 웬만한 스포츠카 이상으로 발군의 가속능력을 보여준다.

 

거구의 차체가 보여주는 민첩성에도 놀라게 된다. 5M에 육박하는 길이에도 핸들링은 기대 이상으로 분명하고 정확했다. 반면 스티어링 휠 조작감은 무거운 편이고 변속레버의 포지션이 낮고 작은 점은 불만이다.

드라이빙 셀렉트 모드는 다양하게 구성됐다. 스노우(SNOW), 스탠다드, 에코, 여기에다 스포츠 모드까지 가능하다. 스포츠 모드로 설정을 하면 엔진회전수는 과민하게 반응을 하고 서스펜션이 강해지는 느낌까지 그대로 전달된다.

인피니티가 추구하고 있는 성능이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개입으로 손해를 본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300km가 조금 넘는 주행에서 QX60 하이브리드가 기록한 연비는 10.6km/l다. 복합연비 10.8km/l(도심 10.1km/h, 고속도로 11.6km/h)의 인증 수치와 큰 오차가 없다.

동급의 디젤모델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치다. 가솔린 엔진의 부드럽고 안락한 승차감이 이 부담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여기에다 7750만원이라는 차 값도 부담스럽다. 인피니티가 뭔가 다른 묘수를 찾아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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