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약적 발전을 꿈꾸는 K9 5.0 퀀텀

  • 입력 2014.12.08 01:4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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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가 숙원을 풀었다. 애초부터 갖고 싶어 했던 5.0리터 엔진을 올린 K9으로 플래그십의 진용을 갖췄기 때문이다. 더 뉴 K9 페이스리프트 버전의 핵심이기도 하다. 퀀텀(QUANTUM)이라는 서브 네임도 달았다. 물리학에서 연속된 현상을 넘어 다음 단계로 뛰어오르는 '퀀텀 리프' 현상을 의미한다고 한다.

경영학에서는 혼돈의 환경을 뛰어넘는 '비약적 발전'을 의미한다. 기아차의 과거와 현실을 떠올려 보면 절묘한 어울림이다.

디자인을 쇄신하는데도 많은 공을 들였다. 데뷔 당시 지독스럽게 따라 붙었던 ‘닮은 꼴’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한 흔적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독창성에 접근한 스타일 변신=K9은 2012년 처음 데뷔한 이후 두 번의 연식변경 모델을 내 놨다. 그러나 트림과 옵션에 변화를 주고 부분적으로 디자인을 고쳐봤지만 시장 반응은 크지 않았다. 2015년형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앞서 있었던 연식변경의 수준과는 차원이 다른 변화를 줬기 때문이다. 전면부의 변화가 가장 크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기존 가로-바 형태에서 크롬 재질이 보강된 메시 타입으로 변경됐다. 여기에는 V8 5.0 로고를 배치시켜 다른 트림과 분명하게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5미터(5095mm)가 넘는 차체의 길이가 주는 위압감은 측면에서 가장 돋보인다. 여기에 반광 크롬 휠캡과 19인치 크롬 스퍼터링 휠을 새로 적용해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였다.

 

후면부는 리어 램프와 범퍼 디자인을 쇄신했다. 램프의 위치가 이전보다 미세하게 올라갔고 그래픽에도 변화를 줬다. 트렁크 크롬 가니쉬는 좌우 길이가 늘어났고 트렁크 백 패널, 머플러의 형상도 다듬어졌다.

획기적이라고 자신할 수는 없겠지만 2015년형 K9의 전체 실루엣은 감각적이고 디테일한 변화로 독창적 요소들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실내는 더욱 고급스러워졌다. 리얼우드 소재를 사용하고 격자형 스티치의 퀼팅 나파 가죽시트로 최고급 세단의 기본기가 물씬하도록 했다. 센터콘솔 박스 도어는 양쪽으로 열리게 했다. 가장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헤드업디스플레이의 표시 정보에는 크루즈컨트롤 설정 속도가 추가됐다.

 

V8 5.0 엔진, 세상에서 가장 안락한 승차감=2015년형 K9 퀀텀에 올려진 ‘V8 타우 5.0 GDI’ 엔진은 을 탑재한 K9 퀀텀은 최고출력 425ps/6,400rpm, 최대토크 52.0kgm/5,00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동일한 엔진에도 출력은 에쿠스의 416마력보다 약간 높아졌다. 반면 연비는 7.9km/l(에쿠스 8.1km/l)로 손해를 감수했다. 연비보다는 세그먼트 유저의 특성을 감안해 성능에서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포인트를 맞춘 셈이다.

구동계는 이 8기통 엔진과 더불어 8단 자동변속기와 후륜구동(FR)으로 구성됐고 섀시는 앞, 뒤 멀티링크 서스펜션과 랙 앤 피니언 스티어링, 전륜과 후륜 모두 V디스크가 적용됐다.

파워트레인과 구동계, 섀시의 구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관건은 이런 훌륭한 장비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고 호환될 수 있느냐에 있다.

K9이 처음 데뷔할 때 가장 강하게 느꼈던 맛은 놀라운 정숙성과 승차감이다. 차분하고 고요함으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이동성, 스트레스가 없는 속도의 상승감, 견고한 차체의 미세한 율동이 선사하는 안락한 승차감은 당시 누구나 공감을 했던 부분이다.

이런 특징들은 2015년형에도 잘 유지가 돼왔다. 속도를 아무리 높여도 일반적인 가솔린 세단에서 잡아내기 쉬운 속력의 도달점을 쉽게 알아채기 힘들다.

 

조향핸들과 엑셀레이터의 반응과 조작감도 빠르고 분명하다. 어지럽고 거칠게 차체를 거동시켜도 모든 상황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 노면 컨디션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도록 적절하게 설정된 서스펜션 댐핑 스트로크도 마음에 든다.

2톤이 넘는 거구(공차중량 2105kg)가 이렇게 쉽게 반응하면서 민첩한 거동 능력까지 갖췄다는 점이 놀랍기만 하다. 차체의 거동성을 먼저 이야기 한 이유는 특별한 보강없이 고출력 파워트레인이 올려 지면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먼저 소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서스펜션과 하체, 조향핸들과 엑셀레이터의 반응이 무게가 다른 5.0엔진을 탑재하고도 이전과 다른 변화가 없다면 세심한 튜닝이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엔진회전수가 어떻고 기어비가 어떻고 하는 얘기는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V8이고 5.0이고 이미 에쿠스에 탑재돼 사용이 되고 있다면 이미 확실한 검증을 거친 것으로 대신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시승을 하는 내내 원하는 속도의 상승감을 즐길 수 있었고 부드럽게 때로는 드라이브 모드를 바꿔가며 거칠고 박진감있는 운전의 재미를 만끽했다.

 

자부심을 느껴도 될 만한 요소들=2015년형 K9은 디자인, 파워트레인의 변화 못지않게 편의 및 안전사양을 보강하는데도 많은 신경을 썼다.

스마트키를 소지하고 3초 이상 머물면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스마트 트렁크, 좌우 오픈 타입의 양문형 콘솔 암레스트가 추가됐고 전자식 변속레버는 기본 사양으로 전환이 됐다.

주행모드에는 운전자의 가속페달 및 핸들링 조작 패턴을 학습해 현재의 운전 상황에 가장 적합한 주행모드를 자동으로 스마트 모드가 추가됐다.

또 사이드&커튼 에어백에는 전복 감지 기능이 새롭게 반영됐고 앞 차량의 급제동 등 전방 추돌 상황을 감지하면 비상 제동하는 긴급 제동 시스템(AEB)도 새로 적용이 됐다.

작은 변화에도 2015년 K9이 기대를 갖게 하는 이유는 이 차급을 선택하는 유저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요소들을 잘 갖추고 있어서다.

 

아주 빠르게 디자인을 수정해 오면서 어느 수준의 독창적 가치를 품게 됐고 어떤 경쟁모델에도 꿀리지 않는 대 배기량을 갖게 됐고 첨단 사양의 레벨 역시 최상급이기 때문이다.

별도의 드라이버가 필요한 운전자라면 몰라도 활동적이고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둔 전문직종에게 K9을 가장 합리적인 모델로 추천하고 싶은 이유다.

가격은 시승 모델인 5.0 K9 퀀텀(QUANTUM)이 8620만원, 3.3 모델은 4990만원~5330만원, 3.8 모델은 5680만원~726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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