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본능, 애스턴마틴 DB9 볼란테와 라피드 S

  • 입력 2014.12.30 01:3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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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피드 S

영국의 귀족 스포츠카 애스턴마틴의 라피드S와 DB9 볼란테를 시승했다. 애스턴마틴은 1913년 당시 유명 레이서인 리오넬 마틴과 로버트 뱀포드가 설립한 수퍼카 브랜드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고 우리에게는 영화 007 시리즈의 본드카로도 유명세를 탔다.

긴 역사만큼 많은 곡절을 갖고 있는 회사이기도 하다. 몇 차례의 재정난으로 공장 문을 닫기도 했고 주인이 바뀐 적도 여러 차례다. 쿠웨이트의 유력한 재력가 자본으로 구성된 이탈리아 사모펀드 인베스트인터스트리얼이 현재의 주인이지만 경영권을 둘러싼 다툼도 현재 진행형으로 알려져 있다.

  DB9 볼란테

기업 역사의 부침과 상관없이 애스턴마틴에 대한 영국인들의 사랑은 각별하다. 영국 왕실, 세계 1%의 부호를 위한 수퍼카 등 귀족 문화에 가장 잘 어울리는 컨셉으로 자부심을 지켜주고 있기 때문이다. 애스턴마틴이 국내에 상륙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수많은 마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 메가 딜러를 통한 병행수입 형태로 들여와 팔리고 있는 애스턴마틴에 대한 국내 반응도 예상보다 뜨겁다. 지난 9월 출시 이후 30여대가 계약됐고 18대 가량이 출고됐으니까 연간 30대 판매 목표를 단 4개월 만에 달성했을 정도다.

  DB9 볼란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포츠카=애스턴마틴 서울이 준비한 영종도 일대 시승에서 네스트 호텔 정문 앞에 나란히 서 있는 라피드S와 DB9 볼란테는 자태만으로 많은 호기심을 갖게 했다.

극단적으로 낮춘 전고, 잘 다듬은 근육질의 숄더라인, 고급스럽고 특별한 도어캐치, 붉은색 대형 캘리퍼, 얄밉도록 날카로운 전면과 후면의 램프까지 콘셉트 카로나 만나 봤을 법한 파격적인 모습으로 시선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첫 시선은 오픈된 소프트탑의 매력에 끌린 DB9 볼란테에 자연스럽게 끌렸다. 제네시스보다 짧은 전장(4720mm)에도 더 매끄러운 차체가 유혹을 했기 때문이다.

차체 길이의 절반은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긴 보닛과 프런트 오버항이 그런 시각적 효과를 준다. 보닛에는 V자형 캐릭터 라인이 A필러로 이어지듯 연결돼 있다. 프런트 앤드가 무겁게 보이면서도 스포티한 느낌이 강하게 드는 비결이다.

  DB9 볼란테

프런트 범퍼 하단은 벌집 타입 그릴이 자리를 잡았고 리어쪽으로 치켜 올라가는 라인, 20인치 10스포크 휠, 프런트 펜더의 에어 홀까지 더해져 고성능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라피드S의 디자인은 또 다른 특별함으로 가득하다. 기본적 구성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아래 위 폭이 더 확장된 라디에이터 그릴, C 필라에서 트렁크 리드까지 굽힘없이 이어진 루프라인, 휠 디자인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포츠카라는 명성을 실감케 했다.

5019mm나 되는 긴 전장은 프런트와 리어를 49.9대50.1의 효율적인 무게배분으로 이상적인 균형감을 발휘하도록 설계됐다. 알루미늄 차체로 달성한 경량화, 엣지가 포함된 트렁크 리드까지 포함하면 다이내믹한 외관은 가장 이상적인 완성미를 과시한다.

 라피드 S

운전 집중력을 강조한 실내=인테리어는 운전에 집중하고 질 좋은 성능에 집중할 수 있도록 소박하게 꾸며졌다. 애스턴마틴 DB9은 간결한 클러스터와 시프트 버튼이 포함된 센터페시아로 구성됐다.

대부분의 버튼류는 원형으로 디자인됐고 특히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대시보드와 시트 등의 가죽 봉제선이 주는 고급스러움도 시선을 즐겁게 한다. 라피드S 실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드로 장식된 DB9가 달리 센터페시아의 패널에 블랙 하이그로시가 적용됐고 시트는 붉은색 스티치로 마감이 된 정도가 다르다.

 라피드 S

애스턴마틴은 라피드S를 4도어 스포츠 세단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기본 구성은 뒷열이 트렁크와 연결돼 있고 시트의 폴딩이 가능한 5도어 해치백 타입이다. 뒷열 시트를 폴딩하고 옵션으로 플로어 패널을 선택하면 대용량의 트렁크 공간도 확보할 수 있다.

후석 센터 패널의 위치가 높아 마치 운전석에 앉아 있는 듯 느낌이 드는 것도 독특한 매력이다. 그러나 후석의 공간은 넉넉한 편은 아니다.

 라피드 S

오픈카와 스포츠 세단의 매력=DB9 볼란테의 심장은 요즘 쉽게 만나기 힘든 6.0 V12 엔진이다. 여기에서 최고출력 517마력, 최대토크 60.8kgm의 힘을 낸다. 터치트로닉2 6단 자동변속기와 함께 0-100km/h 가속성능은 4.6초, 최고속도는 295km/h의 동력 성능을 갖고 있다.

엄청난 폐활량을 갖고 있는 만큼 가속페달은 예민하고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일반적인 차량을 다루듯 하면 어김없이 타이어의 스핀이 발생하면서 출발을 한다. 차체의 반응 역시 직관적이다. 요구한 만큼 정확하게 반응하는 핸들링은 서킷에서나 맛 볼 수 있는 강력함으로 보답을 한다.

이러한 능력은 스포츠 모드에서 더 강력해진다. 프런트와 리어의 독립식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은 강성으로 바뀌고 핸들링 능력도 배가된다. 특히 배기음은 심장을 뒤 흔들 만큼 거칠어진다. 쌀쌀한 날씨에도 오픈 에어링을 즐겼다. 차체를 자극하는 매서운 바람들이 효과적으로 분산되면서 창문을 열고 달려도 추위나 소음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라피드 S

라피드S는 더 강한 심장을 갖고도 부드러운 성격을 보여준다. 6.0 V12 엔진은 최고출력 560마력, 최대토크 60.8kgm의 성능을 내고 터치트로닉 III ZF 8단 트랜스미션과 패들 시프트가 결합돼 0-100km/h 가속성능 4.4초, 최고속도 327km/h의 괴력을 발휘한다.

가장 뚜렷한 특징은 완벽한 균형감이다. 굽은 도로를 빠르게 진입해도 전혀 흔들림이 없고 복원력도 빠르다. 속도의 상승감이 주는 짜릿함은 달리 표현하기가 힘들 정도다.

 

강력한 성능을 세단이 갖는 부드러운 주행감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도 라피드S의 장점이다. 알루미늄과 에폭시 수지로 구성된 경량 차체가 주는 민첩함도 매력적이다. 가격은 DB9 볼란테와 라피드S 모두 3억 437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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