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누구냐 '볼보 V40 크로스컨트리'

  • 입력 2015.03.16 00:35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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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사이를 두고 바라봤다. 낮은 전고로 보면 스포티한 쿠페의 모습이 보이고 C필라와 테일 게이트에는 해치백 감성이 숨어 있다. 볼보자동차는 여기에 SUV의 중후함까지 버무려 놨다. 억지스럽기는 하지만 이 때문에 V40 크로스컨트리의 차종은 정의를 내리기가 모호하다.

한참을 고민한 끝에 차명인 '크로스컨트리'로 부르기로 했다. 스포츠에서 크로스컨트리는 가장 가혹한 장르다. 승마와 펜싱, 사격, 수영과 함께 근대 5종 경기로 치러지기도 하고 스키 마라톤 노르딕 스키도 이렇게 부른다. 육상에서는 잘 다져진 트랙 대신 자연 그대로의 날 것을 달리는 경기를 말한다. 들판, 언덕, 자갈길을 달려야 하고 승마에서는 이와 유사한 코스를 달려 순위를 달리는 종목도 있다.

 

볼보 크로스컨트리는 V40을 기반으로 어떤 환경과 조건에도 적응을 하도록 만들었다. V40이 갖고 있는 효율적인 성능에 지상에서의 차체 높이를 12㎜ 높여 험로에서의 주행 능력을 배가 시켰다. 여기에 코너를 탈출 능력을 향상시켜 주는 토크 벡터링과 클라임 커브 기술로 어떤 도로, 조건에서도 잘 달릴 수 있도록 다져졌다.

그러나 파워트레인은 그대로다. 직렬 4기통 트윈터보와 8단 기어트로닉 자동변속기로 180마력(4250rpm)의 최고 출력과 40.8kg.m(1750~2500rpm)의 최대토크 성능을 발휘하고 최고 210km/h의 속력을 낼 수 있다. 파워트레인에 별다른 손을 대지 않고 기존의 V40과 전혀 다른 새로운 콘셉트의 크로스컨트리로 구별하는 것은 차체 사이즈의 변화와 험로를 극복하고 복잡한 핸들링을 소화해 낼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들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전륜구동 방식인데도 코너링에 믿음이 가고 요철이 심한 비포장 길에서 불필요한 스핀이 걸러지고 안정적인 와인딩이 이뤄지는 것도 이런 요소들 덕분이다. 특히 토크 레인지에서 알 수 있겠지만 크로스컨트리의 동력 성능은 꾸준하고 일관성이 있다. 초반부터 강하게 치고 나가는 맛, 그리고 속도의 상승도 빠르게 이어진다. 엄청난 스피드의 가속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일상적 운전에서 또 이만한 차급의 디젤 모델에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능력을 보여준다.

반면 작은 트렁크 용량을 보완하기 위해 장착된 루프 박스는 시승 내내 여러 가지 불편함을 줬다. 잡다한 소품을 수납하기에는 용이하겠지만 제법 큰 소음을 발생시켜 실내로 유입시켰고 자동세차가 어려웠고 셀프 세차도 번거로웠다. 파노라마 선루프로 볼 수 있는 멋진 하늘의 전경을 가리는 것도 불만이었다. 트렁크는 골프백 하나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작지만 견고하게 설계됐다. 안정망, 화물망, 보호 그릴이 있고 2중 폴딩으로 키가 큰 화물 수납이 용이하도록 했다.

 

디자인의 변화는 크지 않다. 프런트 앤드를 확실하게 닫아 버린 전면부와 여기에 자리를 잡은 큼직한 아이언 마크, 부메랑 타입의 리어 램프, 어느 정도는 공력 활용에 효과적인 에어 스포일러 등 기존 V40의 디자인 요소는 그대로다.차체의 하부를 고광택 블랙 프레임으로 둘러싸 청소가 용이하도록 한 것도 눈에 띈다. 전면과 후면 범퍼, 그리고 듀얼 머플러는 크로스컨트리 전용으로 대체가 됐다. 범퍼는 블랙 컬러로 청소가 쉽고 머플러의 디자인도 독특하다.

시승차에는 사이드 스커프 플레이트와 후방의 스키드 플레이트 및 더블 엔드 파이프 등의 스타일 키트가 적용돼 더 멋스러운 외관을 가지고 있었다. 인테리어는 코퍼 다운(Copper Dawn) 데코 인레이와 차콜과 헤이즐 브라운의 투톤으로 이루어진 컴포트 시트가 적용됐다. 황금색에 가까워 촌스러워 보이기는 했지만 시트의 색감 조화는 인상적이다.

 

볼보가 자랑하는 안전사양들도 가득하다. 차량은 물론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까지 추돌 위험을 감지해 브레이크를 작동하는 인텔리 세이프 시스템, 보행자 에어백,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평행 주차용 파크 어시스트 파일럿까지 즐비하다. 위험하기는 하지만 정체된 도로에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을 이용하면 자율주행을 경험할 수 있다.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고 차선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안전장치 가운데 차선 이탈 경보장치는 시멘트 포장도로에서 차선을 놓치며 인식에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정체성이 모호하기는 하지만 볼보 크로스컨트리는 세단과 SUV, 그리고 해치백의 장점을 고루 버무려 놓은 차다. 이런 종류의 차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충분히 구매를 고려해 볼 가치가 있는 대상이다.

 

그리고 다른 어떤 모델보다 다양한 액세서리를 이용해 차량의 용도와 자신의 개성에 맞는 연출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가격은 461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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