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취향의 민심을 노린 포드 디젤 세단 '몬데오'

  • 입력 2015.04.16 11:1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몬데오 티타늄

요즘 자동차 산업에 정석은 없다. 하나의 모델을 베이스로 수 없이 많은 파생 모델을 만들어 내고 예전에 잘 나갔던 모델을 부활 시키는가 하면 외형만 살짝 바꿔서 다른 지역에 신형이라며 내 놓는 경우도 있다. 포드가 최근 내 놓은 중형 세단 몬데오도 유럽 시장에서 팔기 위해 만든 현지 전략형 모델이다. 이미 3년 전 출시돼 미국에서 팔고 있는 퓨전과 쌍둥이 모델이다.

하지만 몬데오는 유럽 포드가 설계한 디젤 세단이고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장에서 생산한다. 철저하게 유럽 시장의 기호에 맞도록 개조가 됐다. 디자인과 실내의 구성에서 약간의 차이를 뒀고 무엇보다 디젤 엔진을 올린 것이 특징이다. 이런 전략이 쉐보레도 포기한 유럽 시장에서 포드가 잘 버텨내고 있는 이유다.

 몬데오 트랜드

유럽에서 잘 팔리는 차에 유독 관심이 큰 시장이 한국이다. 포드코리아가 퓨전을 갖고 있으면서도 쌍둥이 격인 몬데오를 따로 갖고 들어와 공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입차 하나로만 보면 유럽보다 디젤차 비중이 더 큰 곳이 또 한국이다. 수입차 10대 중 7대가 디젤차니 말이다.

기본적으로는 퓨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외형을 갖고 있으면서 세심한 부분분에서 이런 장인들의 손길을 거친 듯한 몬데오의 차별화된 특징들이 엿 보인다. 500개가 넘는 포드 LED가 촘촘히 박혀 있는 어댑티브 헤드 라이트와 크루즈 컨트롤, 스톱앤고(ISG) 등의 사양들로 차별화 됐다.

 

세심한 변화들로 퓨전과 차별화=유럽 자동차는 브랜드의 그레이드를 가리지 않고(소비자가 어떻게 생각하든) 장인 정신을 강조한다. 로봇들이 척척 만들어내는 자동차 공정보다는 사람이 직접 얼마나 개입했는지를 자랑스럽게 얘기하고 현지 소비자들은 또 그 가치를 인정한다. 

4870mm나 되는 전장에도 멋진 실루엣을 보여주고 있는 비결은 유럽 디자인 감성이 녹아든 키네틱 덕분이라고 한다. 그 보다는 아주 낮게 그리고 숄더 라인으로 이어지며 리어 페시아까지 잘 연결돼 있는 루프 라인이 더 멋지다.

바디 크롬이나 과도한 몰딩으로 사치스럽게 꾸미는 것이 일상화된 측면과 후면의 디자인도 대부분 여백으로 남겨 간결한 멋을 준다. 하지만 특징적인 것은 찾아 보기 힘들다. 몬데오가 갖고 있는 특유의 뭔가가 없다. 그래서 그냥 그만한 크기의 중형 세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평범한 외관이다.

 

실내는 넓은 것은 강점이다. 휠 베이스가 2850mm나 된다. 2열에 앉고 1열 공간을 여유있게 잡아도 무릎 공간이 남을 정도고 머리 공간도 넉넉하다. 전체 디자인은 소박하고 평범하지만 조명이 들어간 하늘색 게이지가 주는 클러스터의 시인성도 뛰어난 편이다. 특히 클러스터 중앙부에 자리를 잡은 트립 컴퓨터는 아주 유용한 정보들을 제공한다.

하나의 정보를 보기 위해서 매 번 버튼을 조작해야 하는 일반적인 것과 달리 주행거리와 연료 레인지, 평균연비, 주행 시간, 차량 외부 경고, 온도, 간단한 길 안내까지 모두 보여준다. 산만 할 수도 있지만 운전 중 참고 해야 할 정보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한 것은 유용한 기능이다.

 

근력 강화 운동이 필요하다=몬데오의 엔진은 하나로 구성됐다. 2.0리터 TDCi 디젤 엔진이다. 싱글 타입이라는 약점이 있지만 낮은 rpm에서 높은 토크(40.8kg.m/2000rpm)을 내고 6단 습식 듀얼 클러치로 변속 반응을 빠르게 조합시켰다. 최대 출력은 180마력(3500rpm), 연비는 15.9km/l다. 그만한 경쟁 차량들과 비교했을 때 성능 제원은 무난하고 평범한 수준이다.

시승은 파주 헤이리에서 연천군에 있는 조선의 왕가를 되 돌아 오는 왕복 120km 구간에서 진행됐다. 시동은 리모트 콘트롤로 가능하다. 100여미터 이상의 거리에서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차에 오르기 전 앞서 시승을 마친 이들의 평가는 좋지 않았다. “등 안마를 받은 것 처럼 차체 진동이 엄청나다”고 했다. 하지만 몬데오의 승차감은 대개의 디젤 세단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주요 경쟁 모델이 될 폭스바겐 파사트나 BMW의 디젤 모델이 갖고 있는 감성보다는 푸조나 피아트 같은 비 독일계의 느낌이 더 강하다. 디젤차가 갖고 있는 거친 성격들이 완벽하게 정제되지 못했다. 잔 진동이 제법 있고 속도가 상승할 때 차체가 반응하는 느낌도 그렇다. 그렇지만 비 독일계를 제외하면 그리고 가격을 생각하면 선택을 해도 후회를 할 정도는 아니다.

 

낮은 토크의 영역대로 보여주는 가속 능력도 괜찮은 편이다. 습식 듀얼 클러치의 장점도 보여준다. 패들 시프트로 거칠게 기어를 올리고 내려도 별 저항없이 받아 들이고 속도의 가감도 빠르게 이어진다. 와인딩 구간에서는 차체의 거동이 크게 거슬리게 나타난다. 섀시의 구성, 차체의 강성보다는 서스펜션의 튜닝, 타이어 때문인지 일체감이 떨어진다.

완만한 굽은 도로에서 조차 몇 번씩 스티어링을 다져 잡아야 회전을 하는 것도 불만스러웠다. 그래서인지 포드코리아는 “몬데오는 스포츠트 세단이 아니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용하는 패밀리 세단”임을 거듭 강조했다.

아이들이 주로 자리를 잡는 뒷좌석에 포드 고유 장치인 팽창형 안전벨트를 달고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그리고 오토 스톱 앤 고(ISG)와 같은 특별한 사양들을 가득 채운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디젤 세단이 꼭 보여줘야 할 덕목인 연비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 준다. 꽤 빠른 속력을 내고 거칠게 달렸는데 14km/L대를 찍었다. 이날 20km/ℓ의 연비를 기록한 참가자도 있었다. 몬데오는 3990만원부터 시작되는 트렌드와 일부 사양을 더 추가한 티타늄(4330만원) 두 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