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승격을 노리는 뉴 푸조 308 해치백

  • 입력 2015.05.18 07:32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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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시장을 먹여 살리고 있는 디젤차를 가장 먼저 갖고 들어 온 브랜드가 푸조다. 푸조를 공식 수입하는 한불모터스가 2005년 3월, 407HDi를 들여 온 것이 수입 디젤 승용의 시작이다.

이듬 해인 2006년 11월에는 307SW HDi가 디젤 수입차 판매 1위 모델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다. 한 번 주유로 1000km를 달릴 수 있다는 푸조의 버스 광고판이 주목을 받았고 이후 디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그러나 푸조의 위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유가상승과 맞물려 디젤차에 대한 인식과 선호도가 높아졌지만 푸조가 잘 차려 놓은 밥상은 독일 브랜드의 차지가 됐다.

 

폭스바겐,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등이 매끈한 디자인과 디젤 차량의 단점인 진동과 소음에 대한 저항감을 없앤 반면 푸조는 반자동변속기로 불리는 MCP(Mechanically Compact Piloted)의 이질감을 시장에 녹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10년이 채 안되는 시간, 수입차 시장 규모는 연간 2만여대(2005년)에서 지난 해 15만여대로 7배 넘게 성장했다. 같은 기간 푸조는 연간 1000여대에서 3배 가량인 3000여대로 성장하는데 그친 것도 여기에 원인이 있다.

이런 이질감을 없애기 위해 푸조가 아이신을 선택했다. 성능과 내구성에 있어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성이 높은 브랜드다. 푸조가 2.0 미만 모델에 이 오리지널 자동변속기(EAT6)를 올린 첫 라인업이 뉴 308 1.6이다.

 

변속기와 함께 새 엔진 블루 HDi도 함께 탑재가 됐다. 유로6에 대응을 했고 최고출력(120마력)과 최대토크(30.6kg.m)가 이전보다 조금씩 향상됐다는 것이 푸조의 설명이다.

자동변속기를 선택한 효과는 컸다. 기어의 단수 변화가 큰 도심에서 특히 심했던 변속 스트레스가 사라지면서 세련된 주행 감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변속이 이뤄지는 시점을 알아채는 것도 쉽지가 않다. 아주 매끄럽게 이어지고 변화도 빠르다. 여기에 패들 시프트와 메뉴얼 모드가 함께 적용된 기어 레버로 민첩한 운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엔진과의 조화도 성공적이다. 아주 낮은 엔진회전수(1750rpm)에서 시작되는 토크의 정점이 빠른 출발과 가속을 가능케 해 복잡한 도로에서도 돋 보이는 주행을 할 수 있다.

푸조가 자랑하는 핸들링과 라이드 성능은 여전하다. 중미산 선어치 고개를 타고 넘어가는 와인딩 구간에서 보여준 완벽한 로드홀딩과 균형, 복원력은 흠 잡을 것이 없다.

센터콘솔의 스포츠 버튼을 2초 이상 눌러 다이내믹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이런 박진감은 배가가 된다. 사운드 제너레이터로 엔진 소리가 거칠어지고 계기반이 하얀색에서 강렬한 레드 컬러로 변하고 트립에는 순간출력과 토크, 부스터 게이지가 표시된다.

 

이런 변화에 시선을 줘 가며 카트 수준의 작은 스티어링 휠에 적당히 힘을 주고 와인딩을 하면 제법 짜릿한 운전을 체험할 수도 있다. 날렵하고 콤팩트한 스포츠 해치백의 감성이 물씬하다.

모든 것이 만족스럽지는 않다. 진동과 소음은 뉴308이 겨냥하고 있는 경쟁 모델 폭스바겐 골프보다 크고 거칠다. 변속기의 이질감이 사라졌다고는 해도 승차감에 대한 기대치가 큰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실내는 아이콕핏(i-Cockpit) 인테리어로 소개가 됐지만 정형은 아니다. 비행기 조종석에서 영감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레이아웃이 독특한 것을 빼면 쉽게 공감하기 어렵다.

 

계기반이 스티어링 휠보다 높게 위치해 있어 식별성이 좋고 대형 터치스크린(9.7인치)이 공조, 오디오, 네비게이션, 핸즈프리, 차량 설정 등 대부분의 기능들을 조작할 수 있는 아이콘으로 잘 정리돼 있다는 점을 빼면 특별한 것은 없다.

여기에 직물 소재의 커버로 마감된 시트, 대시보드와 천장에 적용된 소재들은 고급스럽지도 않다. 프리미엄 해치백이라는 표현은 솔직히 과하다.

외관은 4255mm의 전장을 가진 기본 모델과 4585mm의 308SW로 구분이 된다. 308SW는 C필러에 그린하우스가 추가되면서 전장이 길어졌고 공차 중량이 기본 모델(1370kg)보다 55kg 무거운 1425kg으로 조금씩 다르다.

휠 베이스도 308SW가 110mm 긴 2730mm를 확보해 실내 공간에서도 차이가 난다. 가격은 308 1.6 일반형 악티브가 2950만원, 알뤼르는 3190만원 그리고 308SW 알뤼르는 3390만원이다.

 

<총평>푸조는 공공연히 308의 경쟁모델로 폭스바겐 골프를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쉽지 않아 보인다. 운전을 하면서 느끼는 주행 감성에 차이가 있고 연비와 가격도 뉴 308이 딱히 우세하다고 볼 수 있는 것들이 없다.

외관 디자인은 그냥 넘어 갈 수 있다고 해도 실내 인테리어의 소재와 구성도 경쟁 모델에 비해 너무 빈약하다. 더 고급스럽고 꼼꼼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그러지 않고서는 프리미엄 리그로 승격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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