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강 SUV 티볼리 디젤 인제 서킷 폭주

  • 입력 2015.07.07 17:16
  • 수정 2015.09.29 21:1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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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인제]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인증한 국제 규격의 인제 스피디움 서킷은 A, B 코스를 합친 롱 코스의 길이가3.908km다. 평범한 코스 길이를 갖고 있지만 일반적인 서킷과 다르게 산악 지형을 활용, 20여개의 험악한 코너와 640m의 직선거리, 그리고 최대 40m의 표고차를 갖고 있어 난이도로 보면 최상급으로 분류된다.

특히 5개의 패스트 코너(Fast corners)는 급격한 헤어핀 벤드인데다 나머지 코너들도 표고차 때문에 전방 코스가 눈에 들어오지 않아 전문 드라이버들도 어렵다고 할 만큼 까다로운 서킷이다. 따라서 일반 차량들이 순정 상태로 인제 스피디움의 서킷을 주행 하는 일은 거의 없다. 매일 같이 무서운 속도로 서킷을 질주하는 대부분의 차량들은 따라서 최소한의 튜닝을 거친 것들이다.

타이어를 그립력이 좋은 트랙용으로 교체를 하거나 서스펜션을 일체형으로 바꾸고 강하게 세팅해 서킷에서의 거친 주행을 견딜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인제스피디움 서킷에서 이뤄지고 있는 전문 레이싱 대회는 물론이고 일반인들의 체험 주행을 위한 차량들도 대부분은 이런 과정을 거친다.

 

이 곳 관계자는 “최소한의 튜닝이 없는 순정상태로 서킷에서 무리한 속도를 내다가는 차량이 버텨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인제 스피디움 서킷을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는 차량들은 대부분 고성능 수입차이거나 일정한 수준의 튜닝을 거친 차들이 대부분이다. 순정 상태의 국산차는 단 한 대도 눈에 띄지 않았다.

쌍용차는 그러나 지난 6일 있었던 기자 시승회에서 티볼리 디젤을 판매차량 그대로 인제스피디움 서킷에 올렸다. 속도를 제한하지 않았고 추월도 허용을 했다. 티볼리 디젤 한 대당 서킷을 완주한 랩은 어림잡아 40랩이 넘는다. 1인당 2랩으로 제한을 했지만 많은 참가자들이 몇 바퀴씩 더 돌기를 원했고 코스 안내를 위한 인스트럭터가 매조 3랩씩을 돌았기 때문이다.

무모할 정도로 마음껏 서킷을 돌도록 프로그램을 만든 쌍용차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패덕을 빠져 나와 서킷에 진입한 직후 첫 번째 업힐 구간에서 맞닥 뜨린 빠른 코너부터 티볼리 디젤을 강하게 밀어 붙여 봤다. 가속페달에서는 발을 뗐지만 제동을 하지 않아 빠른 관성을 그대로 유지하며 진입을 한 탓에 엄청난 언더 스티어가 발생을 했다.

 

하지만 차체의 쏠림이 크지 않고 타이어의 그립력도 기대 이상 이어서 트랙을 그대로 유지하고 다시 속도를 낼 수 있었다. 곧 바로 자세를 잡자 이번에는 다운 힐 끝 부분부터 더 급격한 코너가 시야에 들어온다.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올려 놓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브레이크의 응답이 기대한 것 이상으로 빠르고 분명하다. 아주 조금만 압박을 했을 뿐인데 차체 전체로 속도가 줄어 드는 느낌이 강하게 전달되고 탑승자들의 상체가 앞 쪽으로 급격하게 쏠린다.

조수석 인스트럭터는 “오전 테스트 주행에서도 티볼리 디젤의 제동 성능은 인스트럭터들간 화제가 됐을 정도”라며 “한 두 바퀴를 돌고 난 뒤 부터는 코너에 진입 할 때 서킷용으로 다듬어진 차량보다 제동 시점을 조금씩 짧게 잡아도 빠져 나오는데 문제가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앞서 티볼리 디젤을 설명하면서 스마트 유압조정장치 전자제어브레이킹시스템을 적용해 동급 최소 제동거리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티볼리 디젤의 최소제동거리 41.7m는 동급 모델 가운데 가장 짧다.

코너에서 확인되는 서스펜션의 성능에도 놀랐다. 후륜에 적당한 강도의 독립현가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하면서 기존 가솔린 모델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차체 놀림을 보여준다. 코너를 빠르게 휘잡아 돌려도 흐트러짐이 심하지 않고 복원도 빠르게 이뤄진다. 이 때마다 짜릿한 쾌감이 이어진다.

 

최대 출력과 토크의 영역대를 넓게 확보한 장점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1500rpm부터 시작하는 최대토크는 다운힐에서 업힐로 이뤄진 코너에서 속도를 빠르게 줄이고 다시 치고 올라갈 때 강한 힘을 유지하도록 하면서 더 인상적인 질주를 가능하게 했다. 앞서 “폭스바겐과 미니, BMW의 소형 모델을 벤치마킹하고 대등한 수준의 성능을 확보하는 주력했다”는 쌍용차 관계자의 제품 설명이 허언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했다.

직선 구간에서는 가볍게 그리고 아주 빠르게 시속 170km를 찍었다. 정지 상태 또는 저속에서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면 치고 나가는 펀치력도 기대 이상이다. 쌍용차는 ‘자체 실험 결과’를 전제로 가속페달을 50%만 밟아도 시속 30㎞에서 60㎞로 도달 시간이 8.7초고 이는 미니(14.3초)와 골프(17초)보다 짧은 것이라고 말했다. 티볼리 디젤이 골프의 단단하고 견고한 하체와 미니의 차체 제어력이 갖고 있는 재미를 벤치 마킹했고 상당한 수준에서 접근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하고 싶다.

그리고 이날 서킷에서의 체험은 짧지만 강한 여운을 남겼다. 디젤차의 단점이 이런 초기 성능을 오래 끌고 가지 못한다는 것만극복 한다면 티볼리 디젤은 적어도 쌍용차가 만든 역대 최강의 모델이다. 한편 티볼리 디젤은 최고 출력 115마력(4000rpm), 최대토크 30.6kg.m(1500~2500rpm)의 성능을 발휘하는 유로6 e-XDi160 엔진과 내구성능과 효율성이 뛰어난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연비는 복합 기준 15.3km/l(도심 13.7km/l, 고속도로 17.8 km/l, 2WD 자동변속기), 가격은 2045만부터 시작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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