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디젤, 반전을 노리는 국산 디젤 세단의 첨병

  • 입력 2015.08.03 08:10
  • 수정 2015.08.03 16:19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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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최초의 양산형 디젤 승용차는 2005년 출시된 기아차 프라이드다. 푸조와 폭스바겐 등 유럽산 디젤이 ‘한 번 주유로 1000km’를 달린다고 홍보하자 여기에 자극을 받은 기아차가 대항마로 내 놨다. 그러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1.5VGT를 올렸고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20.5km/l(수동변속기)의 연비에 112마력, 24.5kg.m 토크의 만만치 않은 스펙을 갖고 있었지만 연비, 매끄러운 가속성능, 특히 정숙성을 포함한 승차감에서 독일산과 상당한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탱크’ 같은 프라이드 디젤은 당연히 기대한 만큼 팔리지 않았고 월등한 품질을 앞 세운 수입산 디젤 세단이 내수를 공략하고 시장을 키워가며 폭발적인 성장을 하는 모습을 지켜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국내 업체들은 이후 꾸준하게 라인업을 늘려왔다. 프라이드는 아직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준중형 모델인 K3와 아반떼, 중형 K5와 쏘나타 그리고 말리부, 준대형 그랜저까지 대부분의 세그먼트에 디젤을 포진시켰다.

 

그 사이 국산 디젤의 상품성은 장족의 발전을 했다. 특히 볼륨 차급인 중형 시장에서 쉐보레 말리부 디젤이 좋은 반응을 유지하고 있고 최근 출시된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5의 초기품질이 상당한 수준으로 독일산 디젤에 접근을 했다.

그럼에도 국산 디젤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는 아직 견고하지가 않다. 모델의 수가 많아지면서 고를 수 있는 디젤은 많아졌지만 총체적인 상품성을 미덥지 않아 하는 선입견이 여전하다.

현대차는 이런 선입견을 깨 버리겠다는 각오로 쏘나타 디젤을 만들었다고 자신한다. 2016년형 쏘나타가 나오면서 디젤 판매 비중이 30%대에 육박하는 것도 일단 고무적이다. 소비자들이 쏘나타 디젤, 나아가 국산 디젤 세단에 대해 궁금하게 생각하는, 어쩌면 선입견이 될 수도 있는 연비와 성능, 그리고 승차감을 다시 짚어봤다.

 

쏘나타 디젤의 연비는=쏘나타 디젤에는 U2 1.7 엔진이 올려졌다. 7단 DCT와 함께 복합기준 16.8km/ℓ(도심:15.3km/ℓ, 고속도로:18.3km/ℓ, 17인치)의 연비 효율성을 갖고 있다.

서울을 출발해 강원도 강릉까지 453km를 달린 쏘나타 디젤은 18.2km/ℓ의 평균 연비를 찍었다. 평균 속도는 64km/h, 휴가철 차량 때문에 가는 길과 오는 길 모두 상당한 교통정체가 발생해 제 속도를 내지 못했고 이 때문에 7시간 이상 운전을 한 결과다.

정체가 없는 구간이 길게 이어질 때는 20km/ℓ의 연비가 표시됐다. 정체 구간이 상당했고 제 속도를 내지 못했지만 인증을 받은 고속도로 평균 연비와 대등한 수치고 폭스바겐 파사트(2.0TDI)보다는 좋았고 골프(1.6TDI)보다는 열세였다.

연비와 가격만으로 따져봤을 때 골프(3110만원)와 파사트(3970만원)의 틈새 대안으로 충분한 매력을 갖고 있는 셈이다. 쏘나타 디젤의 가격은 가장 비싼 스마트 스페셜이 2950만원이다.

 

강력한 힘에 걸맞는 훌륭한 밸런스=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횡계IC로 빠져 나와 대관령 옛길을 탔다. 오는 길도 같은 코스를 달렸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단단해진 하체로 노면을 장악하는 능력이다. 대관령 옛길의 거친 와인딩을 여유있게 소화해 낼 정도로 발군이다. 

적당한 무르기로 세팅된 서스펜션과 견고해진 차체 강성은 굽은 코스를 빠르게 회전해도 크게 흔들림이 없다. 타이어가 비명을 지르기 전,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 조금만 속도를 낮추면 노면을 놓치지 않는다. 아주 빠르게 반응하고 정확하며 안정감도 뛰어나 코너가 거듭될 수록 점점 더 거칠어지는 와인딩의 재미에 빠져든다. 

7단 DCT도 만족스럽다. 변속충격이 거의 없고 변속의 질감과 반응은 부드럽고 즉각적이다. 또한 최대출력 141마력, 최대토크 34.7kg.m의 넉넉한 성능 제원은 가파른 오르막을 여유있게 치고 오르는데 부족하지 않은 힘으로 보답을 한다.

 

디젤은 시끄럽다=초기 품질로 평가될 수 밖에 없다고는 해도 쏘나타 디젤은 완벽한 정숙성을 과시한다. 이전의 디젤 모델들이 소음과 진동으로 늘 괄시를 받아왔지만 적어도 쏘나타 디젤에서 이런 약점을 쉽게 찾아내지는 못했다.

공회전을 하고 있을 때보다 달릴 때 소음이 더 효과적으로 차단된다. 저속은 물론이고 고속에서도 이런 정숙성이 유지된다. 다양한 N.V.H 대응에 대부분은 가솔린 모델과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고 평가할 정도다.

이전에 경험한 독일산 디젤 세단과 비교해 정숙성 부문에서는 월등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종합해 보면 쏘나타 디젤은 연비와 성능, 그리고 정숙성에서 수준급의 상품성을 확보했다. 현대차도 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각 차량을 소개하는 홈 페이지에서도 디젤 모델이 전면에 내 세워져 있다. 내수 시장에서 수입차를 방어하는데 집중해 왔던 경영 전략이 이제는 적극적인 공략으로 변화했음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완성도가 높은 쏘나타 디젤이 국산 디젤 세단에 대한 선입견을 허물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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