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폭스바겐 게이트가 촉발한 환경 규제, 2030년 디젤차는 존재할 것인가?

  • 입력 2015.10.12 10:34
  • 수정 2021.10.28 12:00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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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사태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디젤엔진 기술을 지니고 있는 폭스바겐이 배기가스 기준을 맞추기 위한 무리수를 두면서 촉발된 이번 사태는 폭스바겐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상 모든 디젤차에 대한 불신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벤츠나 BMW, 르노와 푸조 등 유럽 메이커 디젤차도 운행 중 질소산화물 등 유해 물질이 몇 배 이상 규정치보다 높아 디젤차 전반으로 문제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 130여년 내연기관차를 이끌어온 가솔린과 디젤간 균형이 깨지는 현장에 와 있다고 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디젤이라는 연료가 안고 있는 근본적 한계다. 지저분한 연료인 만큼 엔진이나 각종 배기 후 처리장치를 통하여 걸러주는 기능이 떨어지게 되면 그대로 배출되는 단점이다. 아무리 좋은 후 처리장치도 노후된 중고차는 기능이나 수명이 다해 배기가스가 배출돼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다.

이미 파리 등 유럽 주요 도시는 노후 경유차 출입제한을 두는 LEZ 제도를 서두르고 있다. 우리 서울도 이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번 사태는 디젤차에 대한 전반적인 시각을 달리하는 계기가 됨은 물론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디젤차 미래가 암울해진 것이다. 국내만 하더라도 지금까지 승용디젤차 선호 현상이 주춤하는 부분이 발생하고 있고 상기한 LEZ 제도 도입은 물론 강화된 오염원에 대한 감시와 규제 강화, 환경개선 부담금 등 제도가 도입될 예정이다. 

특히 소비자 시선이 부정적으로 바뀌면서 디젤차 선호도 약화할 것이 분명해졌다. 수입차는 절대 선호 부분에서 디젤차 한계가 나타나면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디젤엔진 개발과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는 현대차 그룹 고민도 많아질 것이다. 중요한 전략 수정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유럽 이외 시장으로 디젤차를 확산하려 했던 유럽 메이커 기세가 한풀 꺾이게 됐다. 디젤 게이트로 위상은 추락했고 이를 계기로 세계 글로벌 메이커 합종연횡이 벌어질 것이다.

향후 디젤차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우선 폭스바겐 사태가 조기에 정리될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계열사 조기 매각과 리콜 등으로 재신임을 받고 조기에 부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쉽게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 아직도 폭발할 수 있는 문제가 잠재돼 있고 소송과 벌금, 법적 처벌 등 각종 문제점이 상존해 있어 더 큰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클린 디젤’은 허상이 되고 있으며 다른 대안을 찾고 있다는 것이 더욱 디젤차에 대한 미래 가능성을 낮춰보게 한다. 다른 메이커로 디젤 게이트가 확산할 가능성도 높다. 암암리에 디젤차에 대한 한계점이 지적돼 왔고 각국 정부가 조사를 확대하면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와 유사한 사례가 드러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친환경차가 본격적으로 부상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토요타 가솔린 기반 하이브리드, 현대차 그룹이 누리고 있는 반사이익이 그대로 끝나지 않고 장기간 주력 요소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안정적으로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카 시장 점유율이 더 높아지고 전기차 단점도 2017년을 기점으로 해소가 되면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이 있다. 기존 자동차 산업 구도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폭스바겐 사태가 불에 기름을 부은 효과는 벌써 나타나고 있다. 각국 친환경차 정책 지원과 활성화 움직임은 향후 소비자 시각이 바뀌면서 자동차 역사에서 큰 획을 긋는 기회가 다가올 가능성을 앞 당기고 있다.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는 환경에 대한 각국 정책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환경 기준과 연비 기준이 까다로워지고 강화되면서 디젤차가 감당하기 어려운 규제와 이에 따른 기술적 한계에 부닥치게 된다. 환경세 관련 제도적 부담은 소비자가 디젤차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하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

과연 디젤차는 2030년 사라질 것인가? 필자는 아니라고 판단한다. 지난 130여 년간 존재한 바와 같이 석유자원이 존재하는 한 디젤차는 변화를 수용하면서 가솔린차와 더불어 살아날 것으로 판단된다. LPG차도 다양성을 더하면서 경쟁력 제고를 위하여 노력할 것이다. 또한 경우에 따라 이번 사태가 전화위복이 되면서 새로운 디젤차가 등장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디젤차 한계는 분명히 있지만 새로운 기술개발 가능성은 가솔린차보다 높다고 언급하곤 한다. 운신의 폭이 넓다는 뜻도 있다다.

타 기술과 타협점을 찾으면서 융합형 디젤모델이 등장하면 나름대로 수명을 유지할 가능성도 크다. 환경 규제가 변수이긴 하지만 소비자는 환경보다 연비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도 디젤차 장점이다. 배출가스 측면에서 매연 등 디젤차에 불리하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강점도 있다. 디젤차가 생존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현 사태가 지난 자동차 역사에서 큰 획을 긋는 역사적 사건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그 변화와 격랑 속에서 제대로 대처해 미래를 보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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