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듯한 중형세단 혼다 올 뉴 어코드

  • 입력 2016.01.11 07:25
  • 수정 2016.01.11 07:4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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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출시된 2016년형 혼다 어코드는 반듯한 중형세단이다. 1976년 처음 출시돼 특별한 기교 없이 40년이라는 긴 역사를 이어 왔고 패밀리카로 인기가 높은 북미 누적 판매량은 1300만여 대나 된다. 현재 판매되는 모델은 2013년 출시된 9세대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9세대로 진화하면서 68마력에 불과했던 출력이 185마력을 높아졌고 세단과 쿠페, 그리고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추가됐다. 9세대 어코드의 가장 큰 특징은 플랫폼을 비롯해 모든 것이 새롭게 만들어졌다는 것.

또 당시 혼다 최고 경영자 이토 타카노부가 직접 개발을 진두지휘 한 것으로 유명하다. CEO가 직접 나서서 어코드의 혁신과 개발을 주도한 까닭은 무엇일까. 토요타 캠리, 닛산 알티마, 그리고 현대차 쏘나타처럼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모델들과 브랜드의 자존심을 걸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어서다. 중형세단 시장에서 어코드가 갖는 의미와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2016년형 올 뉴 어코드의 상품 콘셉트는 똑똑해졌다는 것이다. 한국형으로 개선된 첨단 인포테인먼트 기능이 대거 추가됐고 외관을 맵시 좋게 꾸미고 실내는 고급스러움을 더 강조했다.

 

똑똑해진 올 뉴 어코드=전면부에는 익사이팅 H 디자인으로 불리는 새로운 메탈릭 프런트 그릴과 범퍼가 자리를 잡았다. 작은 변화지만 차폭을 좀 더 넓게 보이게 하고 더 날렵한 느낌이 들게 한다. 노면과의 밀착감도 개선됐다. 9개의 LED로 구성된 헤드램프는 앞모습을 고급스러워 보이게 한다. 상향등과 전조등은 물론이고 방향지시등과 주간주행등, 그리고 안개등까지 모두 LED로 대체됐다. 동급 모델로는 유일한 구성이다.

측면은 기존의 시원스럽고 간결한 구성을 그대로 가져 왔다. 동급 중형 세단 가운데 가장 역동적이고 미려한 어코드의 루프라인이 돋보이고 알로이 휠은 새로운 디자인에 요즘 유행하는 블랙과 실버 색상으로 대체됐다. 후면은 LED 리어 콤비네이션과 와이드 크롬 데코가 새로 적용됐다.

 

한국형 인포테인먼트=실내는 주목할 변화가 많다. 계기반 모습이 살짝 바뀌었고 원목 소재와 고광택 블랙 패널이 추가되면서 호화로움을 높였다. 더 중요한 것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변화다. 인포테인먼트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시스템의 메뉴가 한글화됐다는 것이 가장 인상적이다.

어코드에 탑재된 안드로이드 OS 기반 디스플레이 오디오는 물론이고 애플 카플레이도 모두 한글로 표시된다. 연결성, 호환성도 매끄럽고 빠르다. 스마트폰에 있는 대부분의 기능을 그대로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로 구현할 수 있다. 순정 내비게이션에 대한 불만도 사라졌다. 아틀란 3D 내비게이션을 탑재하면서 실시간 교통정보 서비스가 가능해졌고 정확도와 안전성도 개선이 됐다.

 

스마트폰 테더링으로 최신 지도를 업데이트 받고 실시간 교통정보가 반영된 길 안내 서비스도 가능하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장치, HDMI, USB, 포트, 파워아웃렛과  블루투스 핸즈프리, 오디오와 스트리밍 기능도 보태져서 엔터테인먼트와 외부 기기 활용성을 크게 높여 놨다.

열선 시트가 2열까지 확대되고 후방 정면 및 측면으로 각도 조절이 가능한 리어 멀티 앵글 카메라가 뒤쪽에 추가돼 주차하는 것도 편리하고 안전해졌다. 또 원격시동이 가능한 스마트키가 새로 적용돼 요즘 같이 추운 날씨에 미리 시동을 걸어 예열하고 히터로 실내 온도를 높여 놓을 수 있다.

 

가족용 세단의 매끄러운 승차감=엔진과 변속기의 구성은 이전과 다르지 않다. 3.5ℓ 6기통 휘발유 엔진과 자동 6단 변속기, 2.4ℓ 4기통 휘발유 엔진과 CVT 변속기 두 가지다. 시승차는 최고출력 282마력, 최대토크 34.8kg.m를 발휘하는 3.5 V6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모델이다.

어코드는 정숙성과 승차감을 강조하는 다른 일본산 세단과 크게 다르지 않다. 출발부터 가속, 그리고 고속으로 달릴 때까지 이런 정숙한 승차감을 유지하려고 많은 공을 들였다. 엔진은 물론이고 노면과 충격하면서 발생하는 차체 진동 소음이 실내로 들어오지 않도록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덕분에 실내는 아주 작은 소리도 놓치지 않을 만큼 조용하다. 귀에 거슬리는 소음이 사람 귀에는 들리지 않는 다른 소리로 흡수해 버리는 액티브 노이즈 사운드 컨트롤, 엔진에서 발생하는 진동과 소음을 감소시켜주는 액티브 컨트롤 엔진 마운트가 정숙한 실내를 만들어 냈다.

 

주행 질감도 상당히 매끄럽고 부드럽다. 패밀리카가 필요로 하는 조건들은 잘 갖추고 있는 셈이다. 반면 배기량과 출력, 토크 수치와 다르게 차진 맛이 부족하다. 출발 성능은 좋지만 빠르게 속도를 높일 때마다 탄력성에 아쉬움이 느껴진다. 그런데도 무난한 승차감과 함께 뛰어난 차체 안정성이 달리는 맛을 좋게 한다.

특히 혼다의 고성능 디비전 아큐라의 고성능 모델과 같은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차체의 흔들림을 최소화해 과속방지턱이 많은 우리나라 도로에서도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단점도 있다. 노면 충격을 정직하게 받아들이는 예민한 특성으로 울퉁불퉁하게 굴곡이 있는 노면에서 차체의 잔 진동이 쉽게 전달된다.

 

또 앞쪽 11.5인치, 뒤쪽 11.1인치 브레이크 디스크로 잡아주는 제동력이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1625kg의 공차 중량과 엔진 제원을 보면 살짝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고속에서 급제동을 하면 요구하는 수준을 조금씩 지나치는 경우가 많았다. 선회할 때 차체의 움직임은 인상적이다. 전륜 구동 타입에서 쉽게 나타나는 언더스티어도 잘 잡았고 디퍼런셜의 토크 균형이 뛰어나 차체를 복원하는 능력이 빠르고 분명했다.

[총평] 2016년형 어코드는 명불허전이다. 40년 내공이 그냥 쌓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해 준다. 다른 어떤 것보다 하나의 특성만으로는 만들어 내기 어려운 승차감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능력이 압권이다. 반면 3.5ℓ의 고배기량 엔진에서 출력과 토크가 차체 구동에 100% 전달되지 않는 점은 아쉽다. 올 뉴 어코드의 가격은 4260만 원, 복합연비는 10.5km/l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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