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주행질감 과시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 입력 2016.01.20 16:2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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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감이 있지만 아이오닉의 등장은 반갑고 또 의미가 크다. 전기와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자동차가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하이브리드카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그리고 전기차까지 품을 수 있는 친환경 전용차라는 것이 우선 반갑다. 친환경차 경쟁이 점차 뜨거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아이오닉과 함께 SUV 모델인 기아차 니로를 연이어 내놓으며 시장 대응에 나섰다는 것도 의미가 크다.

염려스러운 것은 시장 분위기다. 기름값이 떨어지면서 연비를 앞세운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예전 같지 않다. 디젤차, 하이브리드카, 상대적으로 연비가 좋은 소형차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도 아이오닉은 디자인과 성능, 운전의 재미를 보여 줄 수 있는 충분한 상품성을 갖고 있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더 매력적인 디자인, 후면에 끌리다.

디자인부터가 이전의 친환경차 전용모델과 다르다. 일반적인 스타일의 무난한 디자인부터 거부감이 없다. 공기역학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은 이질감을 느끼기 쉬운데 잘 정제시켜놨고 따라서 외관 전체의 실루엣이 매끄럽고 무난하다. 전면부는 독창적이다. 아이오닉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헥사고날 그릴이 인상적이고 간결한 측면은 역동적인 느낌을 강하게 살려놨다. 후면부는 C자형 그래픽 조명에 트렁크 리드를 바싹 치켜 올려 작은 차체를 믿음직스러운 크기로 보이게 했다.

공력성능을 높이기 위해 주간전조등에 휠 주변 공기저항을 감소시켜주는 휠 에어커튼이 적용됐고 리어스포일러가 내장된 듀얼 리어 글래스가 자리를 잡았다. 라디에이터와 뒷면 범퍼, 아웃 사이드미러, 램프류 등을 블랙으로 처리하고 범퍼 아래쪽에 블루 라인으로 포인트를 준 것도 이채롭다.

 

실내는 현대차의 다른 라인업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구성을 하고 있다. 에어벤트와 일체형으로 설계된 센터페시아 모니터와 시트에도 블루 라인으로 포인트를 줬고 주요 버튼류를 위에서 아래로 동선을 만들어 조작할 수 있도록 구성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기어노브 주변에는 시트 열선과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버튼이 잘 정돈됐고 앞쪽 트레이에는 USB, AUX, 파워아웃렛, 휴대전화 무선 충전 패드를 배치했다. 이런 구성으로 사용 중인 휴대기기 수납을 편하게 했다.

통상, 후석 시트와 트렁크 사이에 배치되는 배터리를 2열 시트 하부에 배치하면서 공간 활용성을 높인 것도 눈에 띈다. 전장 4470mm, 전폭 1820mm, 전고 1450mm, 그리고 2700mm의 축간거리로 확보된 공간은 소형차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넉넉하다. 눈으로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친환경 소재가 대거 사용된 것도 아이오닉의 장점이다. 후드와 뒷문, 백빔과 샤시 일부 부품에 알루미늄이 사용됐고 연료탱크는 강화 플라스틱 소재가 적용됐다.

 

단단한 하체, 경쾌하게 달린다

주행이 시작되면 단단한 하체와 놀랍도록 균형감이 뛰어난 차체 안정성에 놀라게 된다. 1.6ℓ 카파 휘발유 엔진에서 발휘되는 105마력의 출력과 15.0km/l의 토크, 여기에 모터 출력 43.4마력과 17.3kg.m의 토크가 더해져 이전에 경험했던 동급의 하이브리드카와 전혀 다른 파워가 전해진다. 시승차는 17인치 타이어를 장착, 공동고시 연비가 20.2km/l다.

이날 시승 연비는 강서구 메이필드에서 파주 헤이리까지 20.2km/l, 되돌아 오는 길은 27.7km/l를 기록했다. 연비로 보면 경차와 경쟁 하이브리드카를 포함,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든 자동차를 압도한다. 반면 같은 방법으로 운전을 했을 때 연비가 빠르게 상승하며 정점을 찍는 토요타 프리우스와는 차이가 있다. 

 

엔진과 모터, 그리고 하이브리드 전용 6단 DCT에 현대차 엔지니어들이 쏟아 부은 열정의 성과는 대단했다. 동력계에 적용된 새로운 기술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매끄럽고 안정적인 주행의 질감을 맛보게 한다. 속도의 상승감도 뛰어나다. 하이브리드카의 최대 단점으로 지적돼왔던 가속성능도 일반 차량과 다르지 않다. 오히려 중속에서 고속으로 연결되는 반응력은 더 뛰어나다.

핸들링도 정교하게 반응한다. 고속에서 감행한 레인 체인지에서 차체가 순간적으로 무겁게 반응하며 빠르게 방향을 틀고 제 자리를 잡는 과격한 핸들링까지 덤덤하게 받아들인다. 시승에서 높은 연비가 가능했던 이유는 효율적인 동력계의 구성과 공기역학적 차체 디자인에 몇 개의 첨단 기술들이 이바지를 했다.

고온의 배기열로 엔진이 차가울 때 냉각수를 가열해 엔진을 빠르게 준비 해주는 배기열 회수장치, 지형정보와 목적지 정보를 바탕으로 도로 상황에 맞춰 관성 주행 안내와 배터리 충방전 예측 관리가 가능하도록 돕는 Eco-DAS도 큰 도움이 된다. 동급의 경쟁모델과는 비교되지 않는 첨단 편의 및 안전사양도 대거 적용됐다. 스마트 후측방 경보 시스템, 자동긴급제동 보조시스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등 다양한 안전 사양은 향후 아이오닉의 확실한 경쟁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총평

동력 성능을 제대로 맛보지는 못했다. 하이브리드카의 장점인 연비 효율성을 확인하는 쪽으로 달렸기 때문이다. 빠르게 달리지는 못했지만, 차체는 뜻밖에 강하고 견고한 특성을 보여줬다. 기존의 하이브리드카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더딘 가속도 아이오닉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고속에서 어떤 특성이 있는지는 알아보지 못했지만, 매우 정숙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은 만족스러웠다. 실내는 블루 라인으로 포인트를 준 것을 빼면 일반 차량과 차별화된 것이 없다. 뭔가는 특별한 것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가격은 2295만 원부터 2755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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