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캡티바, 파괴력이 부족한 변화

  • 입력 2016.03.25 11:3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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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주류가 SUV로 바뀌어 가고 있다. 지난 2월,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이 42%에 달했고 올해 출시된 신차도 평범하지 않은 모델이 대부분이다.

세력을 넓혀가고 있는 SUV 시장에서 어떤 경쟁력을 갖게 되는지가 생존의 열쇠가 된 것이다. 쌍용차가 티볼리 하나로 부활의 노래를 부르며 존재감을 높여 나가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쉐보레 캡티바의 2016년형 모델이 나왔다. 올란도와 트랙스가 같은 세그먼트 경쟁에서 확실하게 뒤처져 있는 상황에서 주력인 중형 SUV 캡티바로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쉐보레의 히든카드다.

 

모던 디자인의 모호한 변화

기대와 달리 2016 캡티바의 외관은 반전에 필요한 파괴력이 부족해 보인다. 듀얼포트 라디에이터 그릴과 LED 포지셔닝 램프, 프로젝션 타입 헤드램프, 크롬 베젤의 안개등으로 프런트 마스크에 변화를 주고 이를 모던한 디자인으로 주장하지만, 실체에서 그런 느낌은 전달되지 않는다.

그릴을 가로지르는 라인의 위치가 상향 조정되고 쉐보레 엠블럼이 상단으로 배치된 것을 빼면 안개등의 크롬 베젤로 포인트를 준 것이 전부다.

새로운 19인치 알로이 휠과 사이드 도어스텝, 하이글로시 필러 그리고 후미 사이드로 각각 나눠놨던 머플러를 한군데로 모아놓은 것도 변화된 것들이다. 2016 캡티바를 부분 변경으로 보면 상당한 변화로 볼 수 있겠지만 요즘 잘 나가는 경쟁 모델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아쉽다.

 

실내는 상단과 하단을 분리하고 센터 콘솔까지 길게 이어졌던 레이 아웃을 상단으로 모아 직관성을 살린 센터페시아, 스티어링 휠의 형상도 변화를 줬다. 여기에 메탈 소재였던 몰딩을 하이그로시로 바꿔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도록 했다.

동급 최초로 적용된 애플 카플레이는 유용하다. 스마트 폰과 연결하면 브링고와 애플의 카플레이 내비게이션을 쓸 수 있고 음악, 메시지, 유튜브 등의 앱 호환이 가능하다. 터치감도 부드럽고 화면 전환도 빠르다. 여기에는 후방카메라도 포함돼 있다.

리모트 키가 있지만, 시동은 버튼이 아니라 레버를 돌려야 걸린다. 나머지는 이전과 다르지 않다. 차체 크기(전장×전폭×전고, 4690×1850×1725mm/축간거리 2705mm)도 동일하다. 따라서 공간 변화는 없지만 캡티바의 실내는 1열과 2열, 그리고 러기지룸까지 여유가 있다.

2열의 무릎 공간은 경쟁 모델보다 뛰어나고 기본 97ℓ의 트렁크 용량은 시트 폴딩으로 최대 1577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시승차는 5인승 모델이다.

 

아쉬움을 줄여 준 승차감

엔진은 독일 오펠에서 생산한 것을 들여와 올려놨다. 170마력의 최고출력(3750rpm)과 40.8kg.m(1750~2500rpm)의 최대토크를 내는 2.0 CDTi 엔진이고 요소수를 첨가하는 SCR 방식으로 유로6 환경 규제에 대응했다. 복합 연비는 5인승 기준 11.8km/ℓ다.

엔진 제원은 출력과 연비 수치가 이전보다 소폭 상승했고 토크는 같은 수준이다. 여기에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엔진과 변속기를 교체한 효과는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부드럽게 시동이 걸리고 거친 워밍업도 정숙하게 대응한다. 출발은 강한 편이다. 가속페달이 가볍게 반응하는 탓도 있지만, 시작부터 차체를 끌어당기는 힘이 이전보다 강해졌다. 아쉬운 것은 시속 100km 이상의 고속에서 이런 끈기를 유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저속과 중속에서 느낄 수 있는 박진감이 고속에서 더 속도를 높일 때 여러 차례 뜸을 들여서다. 반면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는 매끄럽게 제 역할을 한다.

랙 타입 속도 감응형 스티어링 시스템(R-EPS)이 주는 조향력과 조향감도 부드럽고 정확하다. 정숙성은 그때그때 다르다. 중저속에서는 만족스럽지만, 고속 풍절음이 심한 편이다. 그러나 속도를 크게 올리지 않는다면 맥퍼슨 스트럿(전), 멀티 링크(후) 서스펜션 조합으로 발휘되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즐길 수 있다.

쉐보레는 캡티바의 주행 성능을 온로드에 맞춰 놨다는 점을 강조한다. 고속에서 나타나는 몇 가지의 단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일상적인 주행에 무리가 없다는 얘기지만 싼타페보다 비싼 가격은 치명적이다. 2016 캡티바의 가격은 2809만 원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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