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배려하는 합리적 선택 혼다 'CR-V'

  • 입력 2016.07.28 16:08
  • 수정 2016.07.28 20:11
  • 기자명 이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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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를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한다. 초기의 자동차는 마차에 덮개를 씌운 형태였다. 엔진을 붙였고 바퀴를 넓혔고 앞뒤 길이를 늘였다. 그렇게 그랜드투어러(GT)가 되고 더 길면 버스가 됐다.


하지만 자동차의 역사에서 승용차는 세단 형태가 우선으로 발전했고 SUV가 등장하고 인기를 끈 것은 불과 10~20년 전의 일이다. 게다가 요즘 인기 절정인 도심형 SUV의 등장은 그 역사가 매우 짧다.

 
 
 

그래도 도심형 SUV가 인기를 끈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미국에서는 아이들을 학교에 태워다주고 데려오는 용도와 마트에서 장을 보는 가정주부의 입장에서 발전했다.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적재공간이 넓어서 편의성을 인정받았다. 오늘 시승한 혼다의 CR-V가 대표적인 차다.

 

혼다 CR-V는 2.356cc의 가솔린 엔진을 얹었다. 무단변속인 CVT를 적용했고 상시사륜구동을 더했다. 엔진은 최고출력 188마력(hp)이며 최대토크가 25.0kg.m로 대단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성능이다. 전형적인 미국의 ‘엄마들의 차’라고 볼 수 있지만 오히려 완벽하게 실용주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차라고 볼 수도 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부드럽게 달려 나간다. CVT 변속기의 특성상 단이 구분되는 느낌이 없다. 쉬지 않고 쭉 올라가는 속도는 주변 차선의 차들과 비슷하거나 더 빠르다. 출력은 부족하지 않다. 고속도로를 포함해도 일상적인 시속 120km/h구간 아래에서는 출력도 힘도, 정숙성도 뛰어나다.

실내는 매우 조용하다. 가솔린 엔진 특유의 정숙성에 노면 소음도 적당히 억제했다. 고급 세단이 마치 녹음실 안에 들어앉은 것처럼 소음을 차단했다면 이 차는 적당히 조용한 독서실에 앉은 느낌이다. 어떤 노면을 달리는지 바람이 많이 부는 지도 느껴지지만 거슬리거나 시끄럽지는 않다.

 
 

핸들링은 매우 부드럽다. 누구나 큰 힘 들이지 않고 돌릴 수 있다. 주차에도 편리하다. 또 하나 편리한 것은 넓은 사이드미러다.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위아래로 넓게 만들었고 안쪽에는 ‘>’ 모양으로 디자인해 거울의 면적을 넓혔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시트배열이다. 혼다의 자랑이자 장기다. 겉모습은 보통의 SUV와 비슷하지만 실내 구성이 완전히 다른 이유 가운데 하나다.

 

1열 시트는 평범하고 편하다. 2열 시트는 독특하고 편리하다. 2열 시트 폴딩을 위해 트렁크에서 레버를 당기면 2열의 엉덩이 부분 시트는 1열 시드 등받이로 넘어가 붙는다. 그 위에 2열 시트의 등받이가 앞으로 꼬꾸라진다. 2열 시트를 이렇게 다소 복잡하게 접는 이유는 트렁크에 있다.

CR-V의 트렁크를 열어보면 특징적인 것이 눈에 띈다. 높이가 매우 낮다. 성인 남성의 무릎에서 조금 더 올라온다. 누구나 짐을 싣기 편리하게 만들었다. 높게 들지 않다고 실을 수 있으니 편리하다. 보통의 왜건이나 조금 높은 승용차와 비슷할 정도다.

 

트렁크를 낮게 만들었으니 2열 시트를 접어서 평평한 공간을 만들기 힘들다. 따라서 앞서 말했듯 엉덩이와 등판 부분을 분리해 접는 2열 시트가 탄생했다. 낮고 넓은 공간을 만들어줘 실제 사용할 때에는 매우 편리할 것이다.

이렇게 세심한 배려는 곳곳에서 눈에 띈다. 운전석 위에 보통의 차가 선글라스 보관함을 만드는 곳에는 ‘컨버세이션 미러’가 들어있다. 한번 누르면 거울이 나오고 끝까지 누르면 선글라스 보관함이 나온다. 미국의 엄마들이 아이들을 태우고 운전하면서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차 안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또 다른 배려도 눈에 띈다. 2열 좌석은 3곳 어디에나 유아용 카시트 ISOFIX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3곳 모두에 동시 사용할 수는 없다. 운전석 뒷자리의 고리 1개는 중앙 좌석과 공유하는 형태다. 따라서 2열에 총 2개의 카시트를 설치하고 옆에 보호자가 앉을 수 있는 구조다.

 

최근 혼다가 추가하는 재미있는 기능도 있다. 조수석 사이드미러 아래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내비게이션 화면에서 보여주는 방식이다. 오른쪽 방향지시등을 켜거나 스티어링휠 왼쪽 레버의 버튼을 누르면 된다. 오른쪽 사각지대를 고려한 옵션으로 혼다의 대부분의 차종에 추가되고 있다.

 

CR-V의 연비는 복합기준 11.6km/l다. 이번 시승에서는 도심의 간선도로와 일부 막히는 구간을 다닐 때 9~10km/l가 나왔고 경기도 양평까지 왕복하는 구간에서는 12.7km/l 정도를 기록했다. 아마도 고속도로에서는 이보다 좋은 수치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상시사륜구동인데다 가솔린 2.4리터 엔진인 것을 고려하면 좋은 수치다.

 
 

** 총평 | 요즘 들어 더욱 매력적인 차다. 우리나라는 정책적으로 디젤 엔진을 SUV에 먼저 허용했기 때문에 가솔린 SUV 개발이 늦었다. SUV는 디젤이라는 공식 때문에 그동안 미국 등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차들도 맥을 못 췄다. 하지만 최근 디젤의 매력이 사라지고 가솔린 SUV가 CVT 등 여러 가지 기술을 더하면서 연비를 개선해 매력이 상승했다. 조용한 승차감과 부드러운 가속, 장기간 보유해도 유지보수비가 디젤에 비해 적게 드는 점은 매우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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