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이 기대되는 G80, 제네시스 브랜드의 시작

  • 입력 2016.09.24 08:52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G80은 모델명을 브랜드로 떼어준 제네시스의 두 번째 모델이다. 이름은 바꿨지만 내·외관 디자인의 변화는 많지 않다. 기존 제네시스의 연식 변경 모델이다. 소소한 부분의 변화, 그리고 마무리에 신경을 쓰면서 완성도가 높아졌고 학습효과까지 더해져 고급스럽다는 느낌이 든다. 

헤드램프의 구성을 조금 변경하고, 앞범퍼에 크롬 라인을 추가해 놨다. 측면은 이전과 거의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후면도 마찬가지, 다만 제네시스 대신 G80으로 표시된 차명 표시가 가장 큰 변화라면 변화다. 실내는 착좌감이 좋은 시트, 감촉이 좋은 소재로 마감됐다.

 

매우 고급스럽고 정돈감도 뛰어나다. 기어노브는 잡는 느낌이 좋고 단단해 보이는 것으로 바꿨다. 기어 단수는 후진과 중립, 드라이브 세 개로 구성이 됐고 주차 버튼을 따로 빼놨다. 기어가 어느 위치에 있든지 P 버튼을 누르면 파킹 모드가 된다. 클러스터와 센터페시아의 구성과 디자인은 이전 제네시스와 다르지 않다.

스티어링 휠 잡는 느낌에 무게가 실렸으면 했는데 이것도 그대로다. 시프트 패널과 센터 콘솔 주변 구성은 만족스럽다. 버튼류는 크고 사용빈도를 고려한 배열로 조작이 편하다. 콘솔에는 센터 모니터를 조작하는 다이얼 버튼을 중심으로 어라운드 뷰 모니터, 시트 열선과 통풍 자동 주차 버튼이 보인다.

 

드라이브 셀랙트 버튼하고 오토 홀드 버튼은 기어 노브 앞쪽으로 배치해 놨다. 사운드 시스템은 17개 스피커로 구성된 렉시콘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색상으로 선명한 화질을 제공한다. 크루즈 설정 상태부터 속도, 길 안내까지 표시를 해 주기 때문에 운전 집중력을 높여준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 뒤 열 모니터 같은 고급 편의사양도 잘 갖춰놨다. 가죽시트는 적당한 쿠션을 갖고 있고 뒤 열에는 두 개 모니터와 측면과 후면 창 블라인드가 있어 독립된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시승차는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 HTRACK 적용된 최고급형 파이니스트다. 가격은 7420만 원.

 

람다 3.8 V6 GDi 파워트레인과 8단 자동변속기는 제원이 좋다. 최고출력이 6000rpm에서 315마력, 최대토크는 5000rpm에서 40.5kg.m가 나온다. 동급의 프리미엄 외산차와 비교해도 제원상 꿀리는 것은 없다. 시동을 걸면 작고 부드럽고 또 규칙적인 엔진 소리가 들린다. 힘 있고 경쾌한 시작이다.

엔진 회전수를 끝까지 올려도 이런 일관성이 유지되는 것이 인상적이다. 주행 질감을 나타내는 승차감, 정숙성, 핸들링은 흠잡을 것이 없다. 고속으로 달릴 때 단단하고 중후하게 반응하는 하체 반응도 인상적이다. 부드럽게 세팅된 서스펜션이 견고한 하체와 유동적으로 반응하면서 커브 길을 공략하거나 과속방지턱 같은 요철을 지나갈 때의 반응도 좋다.

 

스포츠 모드로 달리면 더 견고한 차대의 맛을 볼 수가 있다. 속도를 올리면 같이 커지는 배기 사운드의 질감도 맛깔스럽다. 큰 거부감없이 적당한 수준의 배기음을 낸다.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 시스템도 인상적이다. 차선을 정확하게 읽고 앞차하고 간격을 유지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앞차가 서면 완전히 정지하고 크루즈 버튼 또는 가속페달을 가볍게 누르거나 밟으면 설정 상태로 전환된다.

크루즈 설정을 하면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도 완벽하고 안전하게 달린다. 하지만 계속되지는 않는다. 1분 남짓 시간이 지나면 운전대를 잡도록 유도한다. 요즘 자율주행차가 주목받고 있다. 레벨2 수준의 기능이 적용된 차도 많아졌다. 그러나 양산차에 적용된 자율주행 시스템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는 테슬라 오토 파일럿도 빈번하게 사고를 낸다. 죽는 사람도 있었다.

 

따라서 어떤 등급의 자율주행 기능이라도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사용을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제네시스에 적용된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의 수준도 높은 편이다. 센서 각이 넓지 않아 회전로에서 전방 차량을 인식하지 못하면 갑자기 속도가 높아져 운전자를 당황케 했다.

그러나 G80은 측면 선회를 할 때도 안전한 속도를 유지해 준다. 성능 스포츠 세단에서 나오는 맛들도 풍긴다. G80이 스포츠 성능을 강조한 세단은 아니지만, 가속 성능이나 서스펜션의 반응은 어설픈 스포츠 세단보다 낫다. 사륜구동이 주는 안정감을 믿고 코너를 공략해도 좋고 스티어링 휠로 전달되는 피드백도 분명하고 믿음직스럽다.

 

<총평>

제네시스 브랜드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뗐다. 어려운 시작이다. 아직은 EQ900, G80으로 제네시스 브랜드를 평가하는 것이 이르다. 기존 모델의 업그레이드 버전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G80은 현대차가 만든 수많은 차 가운데 손에 꼽을 수 있는 걸작이다. 앞으로 선보일 G70, 쿠페, SUV 같은 제네시스 라인업의 시작이 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을 갖고 있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