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되는 자동차, 귀족노조 인식 전환 절실

김 필 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16.10.15 10:03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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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임금 잠정합의안을 통과시킨 현대차 노조는 올해에만 20번이 넘어 약 3조원 이상의 손실을 가져왔다. 다행스럽게 타결은 됐지만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매년 연례행사가 되어 식상할 정도로 습관화되었고 우리나라보다 해외에 악명이 높다고 하겠다. 그 만큼 강성 노조로 인식되어 국내 시장에의 투자가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전면 파업 당일 우리나라의 자동차 생산이 12년 만에 인도에 뒤져 글로벌 5위에서 6위로 추락하였다는 뉴스도 함께 나왔다.

또 며칠 후에는 자동차 수출도 글로벌 3위에서 멕시코에 뒤져 4위로 떨어졌다는 뉴스도 나왔다. 후반기 경기고 좋지 않아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큰 만큼 개선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전조가 심상치 않은 것이다. 다시 노사협상으로 2차 잠정합의안이 나왔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동차 산업은 겉으로는 자동차 메이커 하나만 보이지만 밑에는 1~4차 협력사가 연계되어 5천 여개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노조파업을 하면 간단한 며칠이지만 하청 중소기업은 부도가 날 정도로 타이밍이 문제가 된다는 뜻이다. 나무의 잔뿌리가 썩으면 결국 나무 전체가 죽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 자동차 산업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더욱 노조파업의 심각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는 5대 악재가 누적되어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환율문제와 통상임금 문제, 고비용 저생산 문제는 물론 노사분규 등이다. 이 중에서 가장 심각한 것이 노조파업이라 할 수 있다. 내부에서 썩어가는 암이라 할 수 있다. 나중 번지면 심각성을 더하여 결국 전체가 죽는 형상이라 할 수 있다.

일본 도요타는 65년간 노조파업이 없었다. 65년 전 심각한 노조파업으로 전 임직원 사퇴 및 사원 상당수가 퇴출되면서 전체가 공멸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어떻게 해서든지 함께 살아야 상생한다는 논리가 바닥에 깔려 있는 것이다. 우리의 노조는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조건도 많고 심각한 경영상의 개입도 많아진다는 것이다. 경영은 경영진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주변에 많이 알려진 바와 같이 국내 자동차 공장 종사원의 평균 연봉은 9,400만원 정도이고 울산 현대차 공장은 9,600만원이라 한다.

 

미국이나 일본 등은 7천만원 후반대이다. 문제는 임금은 낮으면서도 생산성은 우리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일본은 자동차 매출 대비 인건비는 6~7% 정도인 반면 우리는 14% 이상이라는 것이다. 당연히 경쟁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국민들도 이제는 비싼 차량 가격이 노조 주머니에 들어간다는 생각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국산차를 사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귀족 노조니 하는 얘기가 나오면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귀족 노조 10%가 전체 90% 노조를 변질시키고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만든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좀 더 미래를 보고 내 회사라는 생각을 가지고 길게 보는 시각이 중요하다.

사측도 변해야 한다. 무조건 1년만 무분규 타결이라는 생각만 하지 말고 안되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협상의 기술도 더욱 익혀야 한다. 정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할 것이다. 일이 터지고 나중 처리조차 못하는 우를 범하지 말고 미리 개입하여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중요하다. 국민들도 적극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동차 산업은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생존에 직결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나중 경제가 피폐해진 후 후회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지난 IMF때 큰 경험을 하였다.

최근 현대차 해외 공장 준공을 유념해야 한다. 해외 진출은 당연히 현지에 맞는 차종 투입과 개발은 물론 환율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치열한 경쟁관계에서 싸울 수 있는 준비 자세이다. 그러나 국내의 입장에서는 고용 창출에 기여하는 것도 아니고 중소기업의 활성화에도 한계가 발생한다. 얼마 전 멕시코 기아차 공장 준공을 하였고 인도 기아차 공장건설도 선언하였다. 아마도 1~2개 정도의 현대차 그룹 공장이 해외에 더 건설될 것이다. 그러나 해외 공장은 우리나라 국산차가 아니고 현지 국가의 차량인 것이다. 결국 양면적인 특성이 있으나 국내의 입장에서는 일선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뜻이다.

현대차는 현재 약 65%가 해외 생산이고 35%만 국내 생산이다. 기아차는 아직 국내 생산이 많지만 곧 뒤집어진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70% 이상이 해외 생산을 하게 된다고 판단된다. 아무 잇점이 없는 국내에서 굳이 생산할 필요성이 없어진다는 뜻이다. 결국 국내 시장은 공동화가 되고 고용은 절벽으로 치닷고 심각한 경제적 위기가 온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선진국으로 갈수록 고비용 구조로 가는 만큼 국내 생산 차종은 프리미엄급으로 진행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하고 대중차는 해외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법이 맞지만 아직 우리는 이러한 준비다 되어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동시에 이웃 중국은 더욱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어서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한 상태에서 시장이 편입될 가능성도 높아지는 형국이다. 일본 닛산의 해외 생산이 80%에 이른다는 사실을 직시했으면 한다. 우선적으로 노사협상도 연간이 아니라 2~3년 주기로 길게 하고 정부의 개입도 빨라져야 한다. 납득이 안되는 비상식적인 요구는 미리부터 없애는 상식적인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 노조파업의 심각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선진국 대비 미래 자동차 기술이 3~4년 뒤진 현실에서 노조파업까지 계속 진행된다면 해외의 국내 투자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직시했으면 한다. 필자가 경영책임자라고 해도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투자는 하지 않을 것이다. 해외의 매력적인 투자처는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이제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최근 현대자동차의 리콜부터 판매부재는 물론 노조파업 등 악재가 누적되고 있고 삼성전자도 노트7의 생산 중지 등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양대 축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뿌리부터 흔들린다는 측면에서 어느 산업보다 치명적이 될 수 있다. 이 중 노조파업은 가장 큰 악재 중의 악재라고 할 수 있다. 모두가 변해야 하지만 우선 귀족 노조의 인식부터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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