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넘기는 폭스바겐 사태 등 '2016 자동차 10대 뉴스'

  • 입력 2016.12.15 12:33
  • 수정 2016.12.15 14:3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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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丙申年)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정치적 혼란과 정체된 성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도 많은 기업들이 악전고투했다. 대외 경제 상황까지 악화되면서 올해 경제성장율이 '0%'에 그치고 내년 역시 2% 미만에 머물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한국 경제의 주요 축인 자동차도 혹독한 한 해를 보냈다. 특히 현대차의 부진이 심했고 수입차는 18년만에 처음 연간 판매 증감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전망이다. 그러면서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 시장을 주도할 자동차 개발 경쟁이 본격화된 한 해이기도 하다. 올 한해 자동차 산업의 주요 이슈가 됐던 소식을 정리했다. 

① 자동차 내수 규모 세계 10위 첫 진입

 

우리나라 자동차 내수 시장 규모가 사상 처음 세계 10위권에 진입했다. 지난해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가 컸지만, 상위권 국가의 판매가 줄면서 순위가 상승했다. 지난해 내수 규모는 183만 대, 세계 자동차 시장 비중은 2.0%로 집계됐다. 내수 규모 1위는 중국(2460만대)이며 미국(1784만대)과 일본(504만대)이 뒤를 이었다.

다음은 독일(354만대), 인도(342만대), 영국(306만대), 브라질(257만대), 프랑스(235만대), 캐나다(194만대) 순이다. 올해 순위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업체의 판매는 소폭 상승하겠지만, 수입차는 감소해 지난해 순위에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② 결함 반복되면 환불, 한국형 레몬법 도입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이 개정되면서 자동차를 구매한 후 12개월 이내에 중대한 결함이 3회 이상 반복되면 교환 또는 환불이 가능해졌다. 일반 결함도 4회 이상 발생하면 대상에 포함된다. 개정안이 적용되기 시작한 10월 이전까지는 동일 부위 4회 이상 중대 결함이 발생한 경우에만 교환 또는 환불이 가능했고 일반 결함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형 레몬법 시행으로 차량의 주행, 탑승자 안전과 관련한 같은 결함이 3회(2회 수리 후 재발) 발생하면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일반 결함도 동일 하자가 4회(3회 수리 후 재발) 발생하면 교환 또는 환불이 가능하다. 일반 결함의 수리 기간이 누계 30일을 초과해도 대상이 된다.

③ 수입차 외환위기 이후 18년 만에 첫 감소

 

지난해 24만3900대로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운 수입차 판매가 1998년 외환 위기 이후 18년 만에 처음 감소할 전망이다. 수입차는 신규 등록 집계가 시작된 1994년 3865대로 시작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전년 대비 20% 감소한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왔다.

올해 수입차 판매 전망치는 22만대를 조금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 수입차 업계가 연초 목표로 제시한 올해 판매 전망치는 25만5000대다. 판매 급감에 직격탄이 된 것은 디젤차 판매 감소와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인증취소 및 판매중단이다. 또, 법인차량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것도 고가의 수입차 구매를 꺼리게 했다.

④ 배출가스 부정 업체에 사상 최대 과징금

 

공정거래위원회가 배출가스 부당 표시광고 혐의로 아우디 · 폭스바겐에 역대 최대 규모인 373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12월) 배출가스 저감 장치를 조작해놓고 기준을 충족한 친환경 차량으로 속여 높은 성능과 연비를 발휘하는 것처럼 거짓 광고를 했다는 이유다.

공정위는 또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 시정 명령과 함께 전·현직 고위임원 5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문제의 폭스바겐과 아우디 차량은 인증취소와 판매중단 등 강경한 조치를 받았지만, 소비자 피해를 보상하거나 차량의 문제를 바로잡는 리콜 등은 해를 넘기게 됐다.

⑤ 전통의 강호 위협하는 비주류의 반란

 

SM6와 티볼리를 앞세운 르노삼성과 쌍용차, 디젤차의 공백을 공략한 하이브리드카, 그리고 독일 빅3의 독주를 견제하는 비주류의 반란이 돋보였다. 르노삼성은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한 SM6는 13월부터 11월까지 누계 5만 대를 기록하며 난공불락으로 생각했던 현대차 쏘나타를 넘어섰다. (자가용 기준)

쌍용차는 티볼리 브랜드가 소형 SUV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면서 2009년 이후 8년 연속, 2003년 이후 14년 만에 최다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유럽계 브랜드의 판매는 11월 기준 12.1% 줄어든 반면, 일본과 미국 브랜드는 각각 24.6%, 5.4% 증가해 ‘수입차=독일 차’ 공식도 깨졌다. 독일산 자동차의 부진을 틈타, 하이브리드 차종 판매가 같은 기간 69.9%나 폭증한 것도 주요 변화 가운데 하나다.

⑥ 아이오닉과 니로, 친환경 전용차 출시

 

때 늦은 감이 있지만, 현대차와 기아차가 국산 차 최초로 친환경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1월)과 니로(3월)를 출시했다. 아이오닉은 11월까지 누계 9481대, 니로는 1만8081대를 각각 기록 중이다. 두 모델은 전용 플랫폼과 변속기 그리고 경량화 기술이 적용돼 하이브리드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등으로 개발됐거나 개발이 추진된다.

국내 판매에서는 니로가 앞섰지만 아이오닉은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도 이채롭다. 특히 아이오닉은 미국에서 프리우스를 제치고 최고 연비(24.65km/l)를 기록했고 유로 NCAP 최고안전등급, 텔루라이드 굿 디자인 어워드 수상 등으로 내년 세계 시장의 선전이 기대된다.

⑦ 수소연료전지차 국내 첫 상용운전 개시

 

궁극적 친환경차로 미래 최적의 운송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 전기차(FCEV)의 국내 첫 상용운전이 시작됐다.(12월) 울산시 지역 택시 시범 사업에 투입된 수소 전기차는 총 10대로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대량 생산을 시작한 투싼이다. 투싼 FCEV는 1회 충전했을 때  최대 4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100kW급 연료전지 시스템과 2탱크 수소저장 시스템(700기압)을 탑재해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성을 확보했다. 충전 시간은 5분이다. 현대차는 수소 전기차를 이용한 카쉐어링도 추진하고 있으며 수소 충전 인프라 확충과 택시 차량 운행 지역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⑧ 스마트카에 도전하는 삼성의 하만 인수

 

삼성이 차량 오디오 및 전장 부품 세계 최대 기업인 하만인터내셔널을 9조 원에 인수했다.(11월) 하만은 JBL, 렉시콘, 뱅앤올롭슨, 바이어스 앤 윌킨스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와 보안, 차량 텔레매틱스와 커넥티스 연관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도요타와 폭스바겐 등 대부분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주요 고객사다.

삼성은 하만 인수로 지난해 출범한 전장사업부를 그룹 전면으로 내 세워 프리미엄 차량 오디오 시장과 자율주행차를 위한 첨단 시스템, 커넥티비트,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장부품 경쟁력을 확보했다. 미래 자동차가 친환경, 자율주행, 커넥티드, 스마트 등이 융합한 새로운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의 하만 인수는 신의 한 수로 불리고 있다.

⑨ 자율주행차 서막, 해킹 및 안전 문제 대두

 

구글, 애플 등 공룡 IT 기업들이 주도해 온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에 완성차 업체가 본격 가세했다. 대부분의 자동차 브랜드가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선보인 가운데 완벽한 단계로 분류되는 레벨4 모델도 등장했다. 현대차가 지난달 열린 LA 오토쇼에서 선보인 아이오닉 EV 자율주행차는 자동차 스스로 이동 구간 전체를 관찰하고 안전 기능을 완벽하게 수행해 주목을 받았다.

테슬라는 오는 2020년 레벨4 모델 공개를 추진하고 있고 인텔 그리고 모빌 아이와 손을 잡은 BMW, 볼보자동차와 우버의 공동 개발, 포드의 기업 인수, 메르세데스 벤츠의 자율주행 버스 등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도 뜨거워졌다. 싱가포르에서는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택시 시범 운행이 시작됐고 국내에서도 시범 도로가 지정되기도 했다. 반면, 자율주행차 해킹과 안전 문제가 대두했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을 해킹하는 장면이 공개되기도 했고 이를 이용한 각종 범죄 악용 우려도 제기됐다. 또한, 자율주행 기능이 적용된 테슬라 모델S의 연이은 사망사고로 심각한 수준의 안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⑩ 현대차의 수난 시대, 내수 차별에 내부 고발

 

지난해 쏘나타 내수형과 수출형의 차대차 충돌테스트로 내수 차별 의혹의 결백을 주장했던 현대차는 올해에도 논란을 비껴가지 못했다. 미국 IIHS 충돌테스트 영상을 본 네티즌이 투싼의 범퍼 형태가 국내용과 다르다고 주장하면서 내수 차별 논란이 확산했다. 현대차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안전 법규에 대응하기 위한 차이라고 해명했지만, 차별로 보는 소비자들의 생각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품질관리팀 직원의 내부고발로 진통을 겪기도 했다. 이 직원은 한국은 믿을 수 없다는 이유로 미국 국립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현대차가 세타엔진의 구조적 결함을 은폐했다며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고발했다. 이 때문에 막대한 포상금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현대차는 내부고발자를 문서 유출과 명예 훼손 등으로 검찰에 고발하고 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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