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디젤 게이트의 시작과 끝① 무엇이 문제

특별기고,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입력 2016.12.30 21:45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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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디젤게이트의 발단 원인

지난 2015년 9월 미국발로 시작된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는 지난 120여년으로 대표되는 자동차 역사에서 가장 큰 이슈를 제공하고 있다. 워낙 규모가 크고 시사하는 바도 커서 자동차 역사의 향방을 바꾼 사건이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만 약 800만대, 미국에서 약 48만대 등 전 세계적으로 약 1,100만대의 폭스바겐과 아우디 일부 차종이 해당되어 보상과 리콜 등은 물론이고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인 부분이 부각되면서 각종 기록을 갈아치운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약 12만대의 차량이 리콜 대상이 되고 있고 아우디 차종까지 허위 증명서 등이 추가로 발각되면서 8만 여대의 차량 인증이 취소되는 사태까지 확산되었다.

미국발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의 근본 원인은 미세먼지의 주범인 질소산화물 배출을 감소시키는 배기가스 저감장치인 LNT라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이 장치는 인증통과를 위한 시험 시설 내에서는 정상 동작이 되어 질소산화물을 저감시키는 반면 일상적 주행에서는 장치 동작이 정지되면서 인증시험 중보다 약 30배까지 질소산화물이 배출되는 것이 확인되면서 해당 조작차량이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조작 배경에는 가격 경쟁력이 치열한 소형 저가 차량에 극히 높은 환경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한 편법으로 활용되면서 무리수를 둔 배경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자동차의 연비와 환경은 서로 반대의 면을 지닌 특성으로 인하여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1년이 훨씬 지난 현 시점에서도 디젤게이트 문제는 아직도 진행형이지만 마무리 단계라 할 수 있다.

물론 미국에서 16조원이 넘는 벌금이 합의가 된 상태이나 우리나라는 물론 유럽의 경우도 완전한 해결은 아직 되지 않고 있고 추가로 다른 차종까지 조사 중이어서 확대 가능성은 아직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폭스바겐 입장에서는 이 디젤게이트로 브랜드 이미지 손상은 물론 수십조 원의 벌금과 리콜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고 이후에도 브랜드를 다시 올리기 위해서 많은 노력과 비용이 수반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우디, 포르셰, 벤틀리, 람보르기니 등 프리미엄 브랜드는 물론 세아트나 스코다 등 대중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10여개의 브랜드를 지닌 자동차 왕국으로 불리던 메이커가 바로 폭스바겐이다. 여기에 TDI라는 클린디젤 엔진과 DSG라는 듀얼 클러치 변속기 등 세계적으로 신기술을 앞세운 메이커가 바로 폭스바겐이다.

이러한 메이커가 세계 희대의 사기극을 꾸민 과정이 서로 상반되어 앞뒤가 다른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다. 심각한 내부적 갈등도 나타나고 있을 정도로 모든 기업에 주는 시사점도 크다고 할 수 있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는 1년이 지난 현 시점도 아직 진행형이라는 것이다.                

문제가 디젤엔진에서 발생한 이유는?

이번 사건은 최근 10여 년간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를 주름잡던 클린디젤 자동차에서 발생하였다. 최근 친환경차가 많이 부각되기 시작했으나 아직 시장을 주도하는 차종은 역시 내연기관차이다. 120여 년의 역사를 가진 가솔린엔진과 디젤엔진이 그 주인공이다. 가솔린엔진은 불꽃 점화방식을 사용한다. 공기와 연료를 실린더에 넣고 불쏘시개라 할 수 있는 점화플러그에서 불꽃이 튀기면서 연료가 연소되는 방식이다.

진동이 적고 엔진의 크기도 적게 할 수 있어서 무게가 가벼워 일반 승용차의 작은 엔진룸에 탑재하기가 쉬워 가장 많이 사용된다. 반면 디젤엔진은 압축착화 방식을 사용한다. 실린더 내의 공기를 크게 압축하면 공기의 온도가 올라가고 여기에 고압으로 연료를 분사시키면 폭발하여 힘을 내는 방식으로 진동이나 소음이 심하여 특성상 엔진 무게가 많이 나가는 단점이 있는 반면 연비와 출력이 커서 SUV 등에 주로 적용되다가 소음이나 진동을 억제하면서 승용디젤차로 확대된 차종이다.

역시 두 차종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 바로 환경성이다. 가솔린엔진에 비하여 디젤엔진은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는 적게 배출되나 상대적으로 인체 및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질소산화물과 매연 등을 많이 내뿜는다는 것이다. 오염원이 상대적으로 많다보니 환경적 고민이 많은 차종이기도 하다. 최근 국제적 환경 기준이 강화되고 규정이 까다로워지면서 이 규정을 맞추기 위한 메이커의 어려움이 더욱 커진 차종이 바로 디젤차종이라 할 수 있다.

지난 2009년부터 강화된 유럽발 디젤차종 기준인 유로6는 이전 기준인 유로5보다도 다른 배출요인 대비 질소산화물 기준이 5배 이상으로 강화되면서 자동차 메이커에게는 기술적 한계에 직면하였다고 할 수 있다. 각 국가나 지역별 환경 기준은 조금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환경 기준은 가솔린 엔진은 미국 기준을, 디젤기준은 유럽 기준을 따라하고 있다.

디젤게이트가 터진 지난2015년에는 유럽에서는 유로5의 완화된 환경기준이 적용되고 있는 반면에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다고 하는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유로6를 이미 적용하였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은 경유가 휘발유보다 고가이고 전통적으로 가솔린엔진 차량을 선호할 정도로 유가가 저렴하다고 할 수 있다. 2015년만 해도 디젤 차량이 약 1% 정도 차지할 만큼 가솔린 차량이 주류를 이루었고 까다로운 환경 기준을 맞출 수 있는 메이커는 오직 폭스바겐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었다.

유럽발 클린 디젤차량의 성공적 안착을 기반으로 약 1% 점유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미국 안착을 바라던 폭스바겐은 우수하다는 디젤차량으로 미국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질소산화물 저감 기준인 유로6는 폭스바겐에게도 넘지 못할 산이었다고 할 수 있다.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대중 차종의 경우 연비나 가격 등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상대적인 환경적 기준을 맞추기가 어렵다고 판단하여 편법을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까다로운 미국 환경기준은 실험실 내에서 ECU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정상 작동시키고 일상 주행 중에는 장치 작동을 멈추어 연비를 높이는 편법을 사용한 것이다. 결국 미국 시장용 수출 차량뿐만 아니라 유럽 등 각국에 보급된 차량까지 확대되면서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디젤게이트로 확대되었다고 할 수 있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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