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저질 터보차저 연간 5000개 '속수무책'

  • 입력 2017.01.18 17:16
  • 수정 2017.01.18 18:41
  • 기자명 강기호 인턴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조품 시장이 난무하면서 자동차 부품 업계가 '짝퉁 부품'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업계에 따르면 핵심 부품인 터보는 2016년 기준, 연간 5000여개의 복제품이 국내에서 유통된다. 비순정품 그리고 모조부품은 차량 성능을 저하시켜 사고 위험이 증가하고 유해 물질의 과다 배출 등 사회적 문제로 확대 될 수 있어 대책이 요구된다.

업계는 이런 모조품을 사용한 자동차는 사고 위험이 커질뿐 아니라 수리 또는 피해 보상을 받기 어려워 2차 피해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한다. 터보차저 제조 전문 업체인 하니웰에 따르면 터보차저 복제품이 매년 5000개 이상 수입된다. 

터보 복제품은 주로 한국 사업자가 중국에 복제품 제조를 의뢰해 들여 오고 있으며 이를 자체 브랜드로 변조해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복제품을 기존 정품으로 둔갑시키거나 국내 판매상이 중국 제조사에서 복제 터보 완제품을 수입해 판매하거나 유통하는 사례도 크게 늘었다. 

비순정품은 가격이 저렴한 대신 내구성이 약하고 유해 물질 배출량과 안전성에서 정품과 큰 차이가 있다. 하니웰 정품 터보차저와 복제 터보차저를 비교한 영국의 밀브룩 그룹 실험 결과에 따르면 엔진 토크와 오염물질 배출량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순정품 터보차저의 엔진 토크는 순정품에 비해 15~40%까지 성능이 떨어지고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8%에서 최대 28%나 차이가 났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역시 3% 높았다. 현대모비스, 보쉬코리아, 하니웰 등 자동차 부품 제조사는 자체적으로 비순정품 근절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모비스는 매년 중국 사천성, 광동성, 강소성 등 17개 지역에서 현지 공안 당국과 협동해 단속 조사를 펼치고 있다. 특히 북경, 상해, 광주, 우루무치 등 대도시 중심으로 매달 집중 단속을 실시해 해외로의 수출을 막고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별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고유 QR코드를 각 제품에 부여해 소비자들이 손쉽게 정품여부를 알 수 있도록 하고, 적외선 감지기 등으로만 확인할 수 있는 홀로그램을 부품에 부착해 떼어내려 시도할 경우 찢어지도록 해 재활용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도 사용된다. 

짝퉁 터보차저(아래)와 이로 인해 손상된 엔진(위)

보쉬코리아도 불법 위조품의 유통·판매를 막기 위해 자동차 성능 저하, 연비 저하, 차량 수명 단축 등과 같은 치명적인 문제를 알리는 ‘리얼 보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위조부품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한다.

그러나 모조품 근절은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따라서 현재 자동차 부품의 자가인증제도를 손 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자가인증 제도는 기준 미달 부품의 유통 이후 발생한 문제에 대해 사후 조치를 취하는 방식에 그친다.

이 제도는 ‘선 인증 후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형식승인과 달리 모조품 유통으로 발생하는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없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차량 성능과 환경 영향이 큰 터보차저는 최소한의 조치인 자가인증제도 항목에 포함도 되지 않았다. 

환경부 관할 형식승인 대상도 아니어서 유독 모조품이 난무하는 대표적인 부품이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은 지난 해 터보차저를 자기인증제보다 규제가 강한 형식 승인 목록에 포함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부품 업계는 따라서 "업계가 자율적으로 벌이고 캠페인과 단속 활동만으로는 짝퉁 부품을 근절하기 힘든 만큼 비순정품의 유입과 유통, 제조 및 사용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자가인증 제도의 보완과 형식승인 제도의 도입, 그리고 터보차저 등 대상 부품 목록에 대한 재 재점검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