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태어날 때부터 시작되는 부식과의 전쟁

  • 입력 2017.01.19 08:55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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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리서치 전문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가 국산차의 차체부식 발생건수가 수입차보다 최대 6배에 이른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자동차는 오래 탈수록 부식이 증가하는데 국산차의 부식이 수입차보다 심해 출고 후 3년 정도된 국산차의 부식정도가 11년된 수입차와 같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요 부식발생 부위로는 수입차는 하체 및 서스펜션 부분이 가장 높고 도어 및 하체 프레임 순으로 나타났으며, 국산차의 경우 배기머플러에서 가장 많은 부식이 일어났습니다. 뒤를 이어 도어와 쿼터패널(휠하우스 부근)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참고로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2012년 발표한 자동차 부식 실태조사 결과에서는 쿼터패널 부식이 가장 많았고, 프런트 펜더와 도어, 트렁크 리드 순으로 부식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차체의 부식은 생산과정에서의 도장 및 방청불량으로 발생하거나, 운행과정에서 도로 위의 염화칼슘, 돌 튕김, 산성비와 같은 대기오염 등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사고차 수리과정에서 도장불량 또는 방청처리 불량으로 인해 부식이 생기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국산차의 부식문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문제가 제기되어 왔지만 사실 자동차는 구조설계 단계부터 부식을 방지에 적합한 형상으로 설계하지 않으면 내구수명에 악영향을 미침은 물론 생산원가 측면에서도 불리하므로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설계단계부터 부식 및 방청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아연도금강판이나 알루미늄합금 등 부식이 잘 일어나지 않는 재료를 사용함은 물론 돌이 튀더라도 흠집이 생기지 않도록 곡면설계를 하거나 실링이나 방청왁스 처리가 쉬운 구조로 설계하거나 차체 내부의 수분배출을 위해 배수로 또는 배수구멍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러한 배수성능은 차가 도로 위에서 주행할 때도 중요하지만 차체의 도장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차체 도장공정은 한 번에 페인팅하는 것이 아니라 하도와 중도, 상도과정을 거치며, 페인트가 담긴 수조에 차체를 담궜다가 뺀 후 물과 화학약품으로 세척하고 다시 페인트 수조에 담그기를 수 차례씩 반복합니다. 이 때 배수가 잘 안 되거나 페인트 잔여물이 남아있게 되면 표면경화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거나 도막두께가 두꺼워져 크랙이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부식발생되기 때문이지요.

참고로 도장두께가 너무 얇으면 스크래치 등 적은 충격에도 흡집이 나기 쉽고 너무 두꺼울 경우 진동이나 충격에 의해 크랙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차체 전체에 일정한 두께의 도장면이 고르게 분포해야 합니다. 아연도금 강판에 방청처리만 잘 해도 일반 강판보다 25배 이상 내부식성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한편 최근에는 차체의 부식방지는 물론 도장 페인트가 차체에 잘 입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착도장 및 표면처리 과정의 중요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차체 구조형상이 복잡해지고 경량소재의 사용증가가 도장성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근래 국산차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고장력강판의 경우 일반강판보다 도장성이 낮은 편이고 용접부위나 용접과정에서 열변형을 일으킨 부위 또한 도장두께가 일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전착도장 과정을 포함한 자동차 도장공정은 자동차회사들의 대외비 중 하나이지만 과거와 달리 BIW(Body in White, 내장재를 제외한 차체와 도어, 범퍼 등으로 구성된 차체 뼈대)로 직접 테스트하기에 앞서 페인팅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도장과정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문제를 미리 해석하고 구조설계 변경 등을 통해 개발비용 및 시간을 단축하는 자동차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설명입니다.(일례로 테스트용 BIW 하나를 만드는데 2억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열린 부산모터쇼에서 만난 시뮬레이션 관련업체 관계자는 “최근 현대기아차도 전착도장 시뮬레이션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산차의 부식문제도 조만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자동차 생산과정 뿐 아니라 사고차를 수리하는 정비공장에서도 수리 후 발생하는 2차적인 부식을 방지하기 위한 방청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수리 후 차체 언더코팅이나 멀티 및 파워실런트를 사용하거나 용접부위 주변을 아연 또는 알루미늄 스프레이로 처리하는 것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손이 닿지 않는 도어 패널 안쪽이나 차체 프레임 등 빈공간에는 캐비티왁스(내부방청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메인터넌스 분야에서도 헨켈코리아가 지난 2015년 자동차 방음 및 부식방지 솔류션을 제공하는 테로손 샵을 국내에 선보인 것을 비롯해 3M카케어, 지바트, 뷔르트 등 많은 방청관련 전문업소들이 관련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김아롱 기자=카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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