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전쟁의 서막, 중국산 SUV 캔보 600의 등장

김 필 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학교 교수)

  • 입력 2017.01.22 09:09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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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한 자동차의 중국산 SUV 캔보600이 국내 최초로 상륙했다. 중국산 가솔린 승용차로는 처음이다. 주변에서는 과연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대부분은 국내 소비자 눈높이가 워낙 높아 이 정도 수준으로는 어렵지 않을까라는 평가가 많은 듯하다.

시장이 워낙 까다롭고 치열한 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은 듯하다. 그러나 중국산 자동차의 상륙에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올해에도 전기 버스나 전기 트럭 등 우리는 생산조차 하지 않는 차종의 수입 준비를 끝낸 상황이어서 중국산 자동차의 주도권이 예상된다.

작년 전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의 과반수는 중국이 소화할 정도로 시장에서의 중국의 각종 전기차 수준은 인정할 정도다. 상대적으로 국내의 전기차는 기술과 보급에서 많이 뒤떨어진다. 그러나 누구나 내연기관 중심의 승용차 시장만큼은 우리가 세계 시장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시장에 드디어 중국산이 파고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 만큼 중국산 자동차는 많은 발전을 거듭하였다. 최근에는 흉내만 내던 수준에서 독자적인 디자인과 기술을 갖춘 수준 높은 자동차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으며, 세계 선진 시장에 본격적 노크를 하기 시작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선진 수준의 환경 기준과 안전기준을 만족시키고 필요하면 자국산이 아닌 수입산 부품을 과감하게 적용해 맞춤 전문 수준의 눈높이로 신분 상승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중국산 자동차의 국내 상륙은 단순히 끝나는 에피소드가 아니라 본격적인 공략의 시작점으로 봐야 한다.

소비자가 요구하는 각종 조건을 만족시키면서 가격 경쟁력과 괜찮은 디자인으로 무장해 향후 예측을 하기 어렵게 됐다. 재작년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는 상하이GM이 생산한 중국산 GM자동차가 소개되는 등 각국에서 선을 보이는 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이미 수년 전에 필자가 언급한 북경현대차가 국내에 판매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그 만큼 중국산 자동차의 수준이 이제는 본격적으로 세계 선진 시장에 선을 보이기 시작했다. 몇 가지 측면에서 이번 중국산 승용차를 생각할 수 있다. 

우선 시작점은 미미하나 추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 각종 기본 편의와 안전장치가 수준급이고 가격은 2000만원 수준으로 저렴하며, 안전도도 보장되고 전국망 서비스 센터까지 갖추면 소비자는 반응한다.

특히 서민용 승용차라면 생각은 달라진다. 가격 경쟁력이 높고 서비스 수준이 높아지면 소비자는 구입을 고민한다. 주변에 한두 명 구입하는 사례가 늘면 빠른 시간시장 확대를 할 수 있다. 지금은 누구나 중국산을 구입하고 애용하고 있고 대세인 것을 보면 자동차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자동차는 쉽지 않은 영역이다. 일반 가전제품과 달리 자동차는 가장 복잡한 약 3만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고 안전이라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며, 일생 동안 4~5번 교체하는 재산의 가치로 생각하는 특수한 분야다.

그러나 높은 장벽에도 구멍이 생기면 삽시간에 무너지는 영역이 자동차다. 수입차 시장이 수 년 사이 약 15% 수준의 점유율까지 올라라 간 것을 보면 중국산 승용차의 진출은 철저한 계산에 따른 것이며 그래서 더욱 경계해야 한다.

국내 자동차 수준은 글로벌 수준이다. 미국과 유럽 기준을 절묘하게 조합한 수준 높은 국가 수준이 우리나라다. 중국산의 국내 진출은 우리의 좁은 시장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세계 선진 국가와 가장 많은 FTA를 맺은 우리를 게이트웨이로 삼겠다는 전략도 숨겨져 있다.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 세계 시장도 자동적으로 열라는 일종의 관문 역할이다. 우리와 중국의 기술 수준 차이는 분명하게 존재한다. 품질은 물론 소비자 트랜드 동향 등 다양성 측면에서 우리가 매우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간격이 최근 좁아지고 있으며, 드디어 마지막 성역이라는 승용차 시장까지 열리는 시기가 됐다. 시장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수입차는 더욱 수준 높아지고 경쟁력으로 무장한 중국산까지 가세하면서 틈새 시장에서 국내산은 더욱 고민이 많아지게 됐다.

이러한 치열해지고 있는 시장에서 정부의 컨트롤타워는 부재되어 있고 혼란스러워 타이밍을 놓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을 것이다. 정신을 빨리 차려야만 그나마 남아있는 기회를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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