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테크] 카센터 바가지 정비와 예방 정비의 경계

  • 입력 2017.01.25 09:23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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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운전자라면 누구나 자동차 정비공장이나 전문정비업소(흔히 카센터로 불리고 있지만 자동차관리법상 공식명칭은 자동차전문정비업소라고 칭합니다)를 적어도 1년에 서 너 차례 이상 방문하고 있을 겁니다. 

그러나 매 번 정비업소를 찾을 때마다 ‘혹시나 바가지요금을 물지 않았나?’하고 한 두 번씩 의심해 본 운전자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한국소비자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3년~2015년까지 3년간 자동차 정비관련 소비자 불만상담 건수는 17,244건에 이르며, 피해구제 건수도 738건으로 집계된 바 있습니다.

이 중 사고차 수리의뢰(19.8%) 시 소비자 피해가 가장 많이 접수되었으며, 엔진이나 차체 등의 소음 및 진동 관련(13.3%), 엔진오일 누유 및 교환 관련(12.0%), 시동꺼짐 및 시동불량(11.3%)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비와 관련해서는 의뢰한 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동일하자가 재발한 경우나 수리 전 이상이 없었던 부분에 고장이 발생되는 ‘수리불량’ 건수가 65.4%로 가장 많았고, 과도한 수리비를 청구하거나 차주의 동의없이 임의수리하거나 과잉정비, 수리하지 않은 비용 청구 등 ‘부당수리비 청구’(24.5%)가 뒤를 이었습니다.

수리불량의 경우 정비사들의 오진이나 기술부족 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최근에는 부주의로 인해 차체에 흡집이나 파손 등으로 인한 불만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또한 부당수리비 청구와 관련해서는 ‘과도한 수리비 청구(47.8%)’, ‘임의수리(22.2%)’, ‘과잉정비(16.1%)’, ‘수리하지 않은 비용 청구(13.9%)’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소비자원은 “정비업자는 수리하기 전 소비자에게 수리범위, 수리비용 등에 대한 ‘자동차점검·정비견적서’를 발급하지 않거나, 수리과정 중 추가정비가 필요한 경우 소비자와 수리범위 및 수리비에 대해 추가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다보니 관련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주변에서는 “전문정비업소를 가기만하면 이것도 안 좋고, 저것도 안 좋다며 수리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얘기한다”며 불평하는 소리를 자주 듣습니다. 반면 십 수 년 간 정비업계를 취재해 온 기자에게 “소비자들이 수리를 의뢰한 부분과 관련없는 부분에서 발생한 고장이나 수리 이후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며,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읍소하기도 합니다.

정비업계는 과거 고장난 부품을 고쳐서 사용하는 수리 위주에서 부품의 모듈화에 의한 교환정비 그리고 고객들의 차를 관리해 주는 예방정비 변화하고 있는 것이 트렌드입니다.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예전처럼 차가 잔고장이 많지 않고 소모품만 제대로 교환해줘도 10년 이상 거뜬히 운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방정비는 정비사의 입장에서는 ‘단골고객들의 차를 관리해 줌으로써 관리소홀로 인해 비싼 수리비를 지불하는 것을 최소화하고 더불어 정비업소의 수익적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반면, 소비자들은 ‘아직도 생생한데 왜 굳이 이걸 교환해야 하는지 혹시 바가지 아냐?’라는 생각을 하기 마련입니다.

소비자를 위한 ‘예방정비’와 정비사를 위한 ‘과잉정비’는 이처럼 개인적인 주관에 따라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수리가 필요한 부품에 대해 작동원리는 물론 왜 교환해야 하는지 고객들에게 자세히 설명해 주는 대신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므로 강요해선 안 된다”면서도 “간혹 정비사와 처음부터 담을 쌓고 대화하는 고객들도 있는데 이러한 불신의 벽을 허무는 것 또한 정비사의 몫”이라는 한 정비사의 말처럼 서로 믿지 못하면 불신만 쌓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정비업소에서는 당장 운행에 지장을 주는 부품에 대해서는 수리를 하라고 권유하고 조금 더 여유가 있는 부위에 대해서는 다음 번 방문 때 교환하라고 권장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이구동성으로 “바가지 요금을 요구하는 업소는 금방 탄로가 날 뿐만 아니라 고객과의 신뢰가 형성되지 않으면 정비업을 할 수가 없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정비작업과정은 물론 교환 전후의 부품을 사진으로 찍어 고객에게 설명해 주거나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송해 주는 정비업소도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정비업소에서 바가지요금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우선 자신의 차에 대한 소모품 교환주기나 정보에 대해 최소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지난해부터는 법적으로 자동차회사가 부품정보를 공개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어지간한 부품가격은 제조사 홈페이지를 통해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한편 인터넷을 통한 정보를 과신하지 말아야 합니다. 자동차는 똑같은 고장현상이 나타나더라도 고장원인은 천차만별입니다. 예를 들면 갑자기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경우 배터리나 알터네이터 등 전기적인 문제나 연료모터나 인젝터 등 연료계통 문제, 흡배기계통 문제 등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인터넷 정보만 찾아보고 자신의 차의 고장원인을 속단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그리고 자주 찾는 정비업소를 두 서너 곳 정해두고 정비사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대화과정에서 의외로 고장원인을 찾거나 유추할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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