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폭풍할인, 후폭풍이 될 수 있다.

  • 입력 2017.02.07 12:08
  • 수정 2017.02.07 16:50
  • 기자명 한용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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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가치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중고차 잔존가치다. 중고차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가 있고, 시세가 높게 형성돼 있다면 차량 가치도 상승한다. 반면 중고차 가격이 형편없고 신차 가격이 오락가락 한다면 신차 구매단계부터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폭풍할인을 하는 자동차라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

자동차에 대한 생각의 변화

아이폰과 갤럭시 두 휴대폰을 비교해보면 중고가격이 안정되어 있는 브랜드가 있다. 어떤 브랜드를 선택해야 할까? 절대 손해를 보려고 하지 않는 소비자의 심리 특성상 고가의 자동차는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평생 소장할 자동차라고 생각하면서 손해를 감수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보증기간 혹은 리스 등의 계약기간에 맞춰 중고차로 처분하려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차량의 잔존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더욱 가치있는 것을 찾는다. 

 

당장 싸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얘기고 자동차의 가치를 평가하고 인식하는 소비자들의 심리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하지만, 폭풍할인을 통해서 신차 가격이 중고차 가격을 하락 시킨다면 자동차나 소비자 모두에게 반드시 좋아 할 일만은 아니다.

자동차 평균 보유 기간도 짧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평균 차령은 2015년 12월 기준 7.5년이다. 2001년까지만 해도 평균 5년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늘기는 했어도 선진국에 비하면 여전히 짧다. 새차를 구입해서 중고차로 판매하는 것은 차령과 다르다. 

수입차 오너들은 보증과 리스기간이 끝나는 3년 정도면 대부분 중고차로 처분한다. 이 때, 중고차 가격이 하락한다면 고객은 손해를 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근 피아트는 500X 모델에 대해서 최대 1190만원의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피아트의 파격적인 할인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4년에 피아트 500C 를 대폭 할인해서 판매했었는데, 당시 중고차 가격과 신차 가격 차이가 크지 않거나 일부 중고차가 비싼 경우가 있었다. 이는 할인 혜택을 받지 않고 신차를 구입한 고객을 배신하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 

파격적 할인,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

 

자동차를 싸게 구입하는 것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당장은 좋다. 하지만, 중고차 시장에서의 잔존가치를 따져보면 파격적 할인은 브랜드와 소비자에게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반복적으로 할인을 하는 자동차 브랜드는 "또 할인하겠지, 곧 할인하겠지" 하는 생각에 신차 효과를 보기 어렵게 된다. 결국, 또 할인을 해서 판매해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싸구려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가치가 하락하는 차를 똑똑해진 소비자는 구입하지 않는다. 

신차 할인이 없기로 유명한 메르세데스 벤츠는 기껏해야 1% 정도에 그친다. 브랜드의 가치를 지키는 일은 기존 고객의 중고차 가격을 보장해주는 것도 포함된다. 중고차의 잔존가치가 브랜드 가치의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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