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크루즈, 탁월한 기본기와 아쉬운 가성비

  • 입력 2017.02.09 10:4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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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쉐보레 신형 크루즈가 출시됐다. 신형 크루즈는 지난해 북미 시장에 먼저 출시됐고 일부 안전 사양에 차이를 준 것과 경쟁차인 현대차 아반떼보다 300만 원 이상 비싼 가격이 약점으로 지적됐지만, 사전 계약 2000대를 기록하며 무난한 출발을 했다.

쉐보레는 안전사양의 차이(크루즈의 미국 사양에는 에어백이 10개, 국내 사양에는 6개의 에어백 적용)는 미국과 한국의 안전 법규에 대응한 것이라고 했고 가격에 대해서는 “1.4 터보 다운사이징 엔진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켰기 때문”이라는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가격과 안전에 대한 논쟁으로 시작했지만, 신형 크루즈는 앞서 출시된 미국에서 괜찮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1만9900여 대를 팔아 전체 세단 시장 4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일본산 준중형 세단의 지배력이 어느 것보다 큰 미국 시장의 상황을 보면 크루즈의 상품성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울에서 가평 중미산 천문대로 가는 구간에서 신형 크루즈는 탁월한 기본기를 보여준다. 차체는 견고하고 부드럽게 반응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효율적으로 대응한다. 1.4ℓ 터보 가솔린 엔진이 제공하는 153마력의 최고 출력과 24.5km.m의 최대토크에서 나오는 파워부터가 인상적이다.

 

경쟁차인 아반떼의 2.0 가솔린 보다 높은 토크와 출력은 경쾌한 사운드와 함께 힘있게 차체를 튕겨내는 인상적인 가속력을 보여준다. 이때 싱글 터보에서 나타나기 쉬운 터보랙은 느껴지지 않는다. 중미산 굽잇길, 토글스위치에서 레버 타입으로 바뀐 메뉴얼 모드로 적절한 변속과 다운시프트를 활용해 공략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웬만해서는 노면을 놓치거나 균형을 잃지 않는다. 가속페달을 힘있게 밟으면 끝부분에서 킥 다운이 이뤄지는 오버 부스트로 시원스럽게 속도를 상승시킨다. 쉐보레는 신형 크루즈의 핸들링 성능을 높이기 위해 R-EPS를 적용했다. R-EPS는 구동 모터의 끝에 위치해 핸들 반응을 빠르게 하고 소음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됐다.

 

후륜 토션빔 서스펜션(전륜 맥퍼슨 스트럿 타입)은 아쉽다. 후석에 탑승하면 요철 구간의 충격이 꽤 크게 전달된다. 급가속 그리고 급제동을 했을 때 차체 앞쪽에 약간의 롤이 발생하는 것도 다듬어 놓을 필요가 있다. 외관과 인테리어의 디자인과 스타일링은 크루즈 역사상 최고의 디자인이라는 평가가 과하지 않을 정도로 보기가 좋다.

외관은 넓고 낮은 스탠스, 헤드라이트와 주간전조등, 그리고 날카롭게 설계된 프런트 범퍼와 후드, 그린 하우스와 루프의 쿠페형 라인이 돋보이는 측면, 가니쉬 이상의 역할을 하는 후면의 스포일러가 잘 어울린다. 헤드램프의 HID, 리어램프의 LED는 사용되지 않았다.

 
 

투톤으로 장식된 인테리어는 호화스럽다. 블랙 하이그로시로 센터페시아와 변속기 패널을 장식했고 에어벤트의 크롬, 시트의 촉감과 착좌감도 만족스럽다. 2열의 무릎, 어깨, 머리 공간도 보통의 수준이다. 센터 콘솔이 복잡해진 것은 아쉽다. 풋 브레이크가 핸드 브레이크로 변경되면서 컵 홀더와 수납공간의 크기가 작아졌다.

약간의 힘을 주기만 해도 전후로 움직이는 콘솔박스도 불편했다. 있어야 하는 사양들이 보이지 않는 것도 아쉽다. 앞 좌석 통풍 시트가 빼졌고 2열 편의 장치는 아예 없다시피 하다. 그렇지 않아도 비싼 가격에 대한 불만이 큰 만큼 가성비에 대한 아쉬움을 더 높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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