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체형 변화 대응, 고도비만 더미의 충돌테스트

  • 입력 2017.02.14 11:27
  • 수정 2017.02.14 11:34
  • 기자명 한용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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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비만 인구는 10억명에 달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비만율은 미국과 비슷한 31%에 달하고 2020년에는 성인 남성 10명 가운데 4명이 과체중에 따른 비만환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따라서 비만은 흡연과 더불어 심장 발작, 고혈압, 각종 암 등을 유발해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됐다. 큰 체형의 탑승자를 위해 시트, 에어백, 안전벨트 등 각종 안전장치를 개발해야 하는 완성차 업체는 바빠졌다. 자동차 사고시 과체중 탑승자의 상해 정도와 사망율이 더 높아서다. 

비만 탑승자를 위한 안전 장치 개발에 반드시 필요한 데이터는 자동차 충돌 테스트로 수집한다. 따라서 사람을 대신해 각종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게 하는 더미(Dummy)의 종류에 변화가 생겼다.  성인과 유아 정도로 구분되는 더미가 이제는 표준체형이 변하면서 살찐 더미가 등장했다.

 

미국인의 체형은 1988년~1994년과 2011~2014년 데이터를 비교했을 때 신장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체중은 평균 82kg 에서 88.9kg으로 증가했다. 여성도 68.9kg에서 76.6kg 으로 평균 7kg 증가했다. 2011년에서 2012년에 조사에서는 아동청소년의 34.9%가 비만인 것으로 나타나 미국 사회가 놀란 적이 있다.

비만은 개인의 건강 위험도와 의료 비용 부담을 증가시키고 자동차 충돌 사고시, 사망 확률을 정상체중보다 78%나 높다. 전 세계 더미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 휴머네틱스가 지난 2014년부터 고도비만 더미를 개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휴머네틱스가 개발한 고도비만 더미는 124kg 의 무게를 갖고 있는데, 이는 70세 여성을 베이스로 제작한 것이다. 124kg 의 초고도비만을 보여주는 이 더미는 예전 무게보다 45kg가 늘었다. 70세의 고령자로 더미의 나이를 정한 것은 나이가 들면서 몸무게가 따라 늘어나고 또 20대와 80대 등 연령대별로 충돌사고시 흉부외상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감안한 것이다.

 

국내 충돌 테스트는 미국과 같이 다양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인간의 체형에 맞춰 제작된 더미가 사용되지 않고 있다. 완성차 업체는 더욱 안전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 변화하는 체형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 

체형의 변화는 단순히 무게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또한, 나이의 차이에 따라서도 달라지는 충돌시 외상의 차이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한편으로는 고도비만 더미의 등장이 고령화 사회, 비만이 많은 사회로 변화하고 있는 현실을 반증하는 것이어서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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