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경차보다 쌌던 준중형, 올라도 너무 올랐다

  • 입력 2017.02.20 13:32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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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출시된 신차는 ‘가격’ 논란이 유독 거세다. 기아차 경차 모닝은 ‘풀 옵션’이 소형차보다 비싸고 쉐보레 크루즈는 ‘아반떼보다 비싼 가격’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상품성보다 배기량 또는 차급을 기준으로 가격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1000만 원이 넘는 경차, 2000만 원이 넘는 준중형차는 일단 시장과 소비자가 비싸다고 비난하고 거부한다. 자동차 가격이 지나치게 오른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년간 세단을 중심으로 주요 차급의 모델별 가격을 분석한 결과, 평균 481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준중형, 중형, 준대형 세단의 가격을 분석한 결과, 최저가 기준 516만 원, 최고가는 446만 원으로 각각 28%, 16%가 올랐다. 1000만 원 가까이 오른 모델도 있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국내 물가의 같은 기간 연평균 인상률(2.6%)보다 높은 수준이다.

체감 인상 폭은 더 크다. 2008년 처음 출시된 기아차 경차 모닝의 시작가는 692만 원, 가장 비싼 트림이 1053만 원에 불과했다. 대우자동차 티코는 300만 원대였고 1998년 후속 모델로 출시된 마티즈의 고급형 SE는 624만 원에 팔았다.

모닝의 지금 판매가는 950만 원부터 시작하고 티코와 마티즈로 계보를 이어 온 스파크는 992만 원이다. 모닝은 258만원, 스파크는 티코 기준 3배 가량 가격이 올랐다. 모닝의 최고가는 1265만원, 스파크는 아반떼, SM3보다 비싼 1562만원짜리 트림이 있다.

준중형 가운데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모델은 쉐보레 크루즈다. 가격 정보가 확인된 2006년 당시 한국지엠 라세티의 최저가는 939만 원에서 2017년형 풀 체인지 신형 크루저가 1890만 원으로 올랐다. 최고가는 1430만 원에서 2478만 원으로 1048만 원이 올랐다.

 

반면 기아차 K3는 평균 453만 원으로 인상 폭이 가장 낮았고 르노삼성차 SM3 514만 원, 현대차 아반떼는 552만 원이 각각 올랐다. 준중형 모델의 평균 가격은 최저가 기준 488만 원, 최고가는 771만 원이 올랐다.

중형 모델은 각각 548만 원, 514만 원, 준대형은 최저가격이 514만 원 올랐지만, 최고가격은 155만 원 내렸다. 최저가와 최고가를 합친 준중형 모델의 10년 가격 인상액은 평균 630만원, 중형 모델은 531만 원, 준대형 모델은 283만 원이 각각 올랐다.

차급이 높아질수록 가격 인상 폭이 큰 것은 상위 차급을 위주로 적용됐던 안전 및 편의 사양이 소형차급으로 확대 적용되기 시작한 때문으로 보인다. 가격이 내린 모델도 있다. 현대차 그랜저의 최고가는 4059만 원에서 3870만 원, 기아차 K7의 최고가도 4130만 원에서 3975만 원으로 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준대형 차급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오른 이유를 “대형 모델과의 간섭을 줄이고 차이를 벌리기 위해 가격, 사양 등에 분명한 차이를 둬야 하는 전략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운사이징 추세로 터보 라인업이 강화되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하이브리드카와 환경 및 안전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동차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민 차종인 경차와 소형차, 준중형 차급의 가격이 중형 또는 준대형 차급보다 빠르게 가격이 오른 것은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은 차종의 가격을 올려 수익을 올리려고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가격 결정권을 국내에서 쥐고 있는 현대ㆍ기아차와 달리, 외국계 모델의 인상폭이 큰 것도 눈 여겨 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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