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의 3월 판매가 소폭 감소한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최근 들어 가장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3월 자동차 판매는 총 155만4998대로 지난 해 같은 달 158만1300대 대비 1.7% 감소했다.
당초 전문가들은 각 브랜드의 할인 공세와 인센티브 확대, 트럭 수요의 증가로 3월 판매가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현대차와 기아차를 비롯, 토요타와 혼다, 포드 등 주요 볼륨 브랜드의 판매가 모두 줄면서 전체 판매에 영향을 줬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의 감소율은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3월 한달 6만7510대로 7만5310대를 기록한 지난 해 같은 달보다 8.0% 줄었고 4만9429대를 판매한 기아차는 지난 해 5만8270대보다 15.2%나 급감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1755대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부진은 볼륨 모델인 엑센트와 쏘나타의 판매가 급감한 때문으로 보인다. 엑센트는 4349대, 쏘나타는 1만5357대를 각각 기록했다. 두 모델의 지난 해 같은 달 실적은 엑센트가 1만4763대, 쏘나타는 2만8778대다.
현대차는 미 전역 전시장에 공급되기 시작한 아이오닉이 이달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하면 상황이 호전 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기아차는 프라이드(현지명 리오)를 비롯한 전 라인업이 부진했다. 지난 해 판매되지 않은 니로를 제외하면 10개 모델 가운데 판매가 증가한 것은 단 한개도 없다.
현지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소형차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픽업 트럭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팔 모델이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3월 미국 전체 시장의 차종별 판매에서도 픽업을 포함한 소형 트럭은 5.4% 증가한 반면, 일반 자동차는 11% 줄었다.
픽업 트럭이 없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당분간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유가 하락으로 소형차와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수요까지 줄고 있어 대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