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테크] 유해물질 범벅, 자동차 실내는 안전한가?

  • 입력 2017.04.17 08:53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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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습기 살균제에 포함된 유해 독성물질 논란으로 세상이 떠들썩해진 바 있습니다. 더구나 일부 제조사가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은폐하려했다는 의혹과 정부의 솜방망이 처벌이 논란을 더욱 가중시키면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각종 화학제품에 대한 유해성 논란으로까지 확대되기도 했습니다.

자동차 실내로 들어오는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캐빈필터(흔히 에어컨 필터 또는 항균필터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정확한 용어는 캐빈 필터라고 합니다)가 미세먼지나 발암물질을 제대로 걸러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일부 제품에서 유해성분인 옥틸아이소사이아졸리논(OIT)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전면 자동차유리를 깨끗하게 닦아주는 워셔액과 유리세정제에도 인체에 해로운 메틸알콜과 같은 독성물질 및 발암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며, 워셔액이 자동차 실내로 그대로 유입되어 위험하다는 보도까지 나온 바 있습니다.

이처럼 황사와 더불어 각종 중금속과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미세먼지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면서 자동차 특히 디젤차에서 발생되는 배출가스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낙인찍히는 등 자동차에서 발생되는 각종 유해물질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OIT는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된 유해물질과 같은 계열로 접착제나 페인트 등에 곰팡이가 생기기 않도록 하는 첨가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확인한 바로는 항균기능을 갖춘 거의 모든 캐빈필터에 극소량이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는 아직까지 공기청정용 필터에 대한 안전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워셔액과 유리세정제에 사용되는 메틸알콜은 어는 점을 낮춰 한겨울에도 워셔액이 어는 것을 막아주는데 일부 제품은 영하 25도까지 어는 점을 낮추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 제품에는 메틸알콜 외에도 암모니아와 같은 다른 화학물질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자료에 의하면 우리 실생활에 사용되는 각종 화학물질은 4만가지가 넘는데 이 중에서 환경부가 독성을 파악한 것은 6600여 종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자동차산업 역시 제조업 특성상 이러한 유해물질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유럽연합(EU)를 중심으로 각종 환경규제가 강화되기 시작함에 따라 자동차산업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자동차부품과 재료는 물론 재생부품(재제조부품)에도 4대 중금속으로 불리는 납, 수은, 카드뮴, 6가 크롬 등의 사용을 금지한 유럽연합의 ELV(End of Life Vehicle, 자동차내 유해물질 및 재활용규제)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RoHS(The Restriction of the use of certain Hazardous Substances in electrical and electronic equipment, 전자부품유해물질 지침)에서는 4대 중금속은 물론 플라스틱 등 자동차 내장재에 대한 불연 및 난연제에 대해서도 규제를 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유럽연합의 REACh, PFOS, DMF 규제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자동차산업 전반에 걸쳐 화학물질 관리제도 및 유해화학물질신고 등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전기, 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 등을 통해 자동차 유해물질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동차의 생산과정이 아닌 우리 실생활에서는 어떨까요?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국민은 하루 평균 1.2시간 정도를 자동차 안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합니다. 기억으로는 자동차 실내 공기질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고가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쯤인 것 같습니다.

국산차에도 전자동 에어컨(FATC)이 적용되면서 실내공기센서(AQS, Air Quality Sensor)라는 것이 처음으로 등장했었는데요. 글자 그대로 센서가 실내로 유입되는 공기를 감지해 내/외기 순환모드를 자동으로 전환시켜 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후 대기오염이 심각해지면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등 자동차 실내공기질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자동차 실내공기의 오염은 승하차 때 대기중 오염물질이 유입되거나, 탑승자의 호흡 또는 차량 내 곰팡이 또는 부유세균 그리고 자동차 내장재에서 발생되는 휘발성유기화합물 등 크게 세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특히 벤젠, 톨루엔, 스틸렌 등 휘발성유기화합물은 흔히 새 차일 때 많이 느끼는 것으로 오래 노출되면 두통이나 피로감, 안구자극, 호흡곤란, 현기증, 감기증상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암을 유발하거나 심혈관계 질환 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합니다.

차량 결함이나 구조적인 문제로 엔진룸 내부의 배기가스나 연소가스가 실내로 유입되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특별한 경우라고 할 수 있지요. 이러한 자동차 실내공기질은 자주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 주거나 출퇴큰 또는 교통정체 때 외기순환 모드보다 내기순환모드를 통해 오염된 공기가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예방하는 등의 방법으로 어느 정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캐빈필터도 적어도 1년에 두 번 이상은 정기적으로 교환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시중에는 다양한 종류의 캐빈필터가 판매되고 있지만 주재료인 부직포 필터 원단에 따라 성능차이도 많이나기 때문에 무조건 싼 제품보다는 제품의 특징이나 제조사 등을 꼼꼼히 따져 보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실내를 주기적으로 청소해 주고 방향제 사용 등을 자제하는 것도 공기질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자동차 회사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실내공기질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각종 내외장재에 휘발성유기화합물 사용을 억제함은 물론 차체 바닥 등에 소음 및 진동을 줄이기 위한 각종 패드나 카페트 등에 접착제 사용을 줄이고 있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가시광촉매를 내장재에 코팅해 휘발성유기화합물을 분해하거나 줄이는 연구 등 휘발성유기화합물의 방출을 줄이는 다양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으며, 아예 실내 내장재를 천연나무와 패브릭, 바이오소재 등 내장재를 천연소재로 만든 차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시트쿠션과 천장 내장재에 콩기름을 가공한 바이오 폼을 사용하거나 시트 등받이를 코코넛 섬유와 양털을 섞어 만들기도 합니다. 옥수수나 식물성 전분에서 추출한 원료를 사용한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은 휘발성유기화합물 배출도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일반 플라스틱보다 10% 가볍과 긁힘에도 강한 장점이 있습니다. 사용후 땅속에 묻어도 자연분해되는 것은 덤이라 할 수 있지요.

자동차 배선이나 브래킷을 토마토 껍질에서 추출한 섬유질로 만들기도 합니다. 이밖에 인스트루먼트 패널에 유칼리투스 나무를 깎아 제작하거나 대나무소재로 스티어링 휠을 제작하고 대나무 섬유와 숯을 이용해 스피커 진동판을 만들고, 바닥재를 아예 천연 양모로 제작하는 럭셔리 차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좌석에 공기청정기나 대시보드에 이온발생기를 적용한 차는 이제 구식인 셈이죠. 전자동에어컨 또한 내외기 순환모드를 자동으로 변환해 주는 것도 모자라 일부 차종은 차량 탑승 때나 실내공기질을 진단해 자동으로 유리창을 내려 환기시켜 주기도 합니다. 실내공기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감지해 자동으로 환기시켜주거나 운전자에게 경고해 졸음운전을 방지해 주는 시스템도 연구중입니다.

일부 수입차에서는 에어컨 작동을 중지하면 자동으로 블로어 모터를 작동시켜 에어컨 내부의 습기를 건조시켜 곰팡이 등으로 인한 악취 발생을 최소화시켜 주고 있기도 합니다. 앞서 설명드린 워셔액이나 유리세정제의 경우도 암모니아를 첨가하지 않고 메틸알콜도 좀 덜 유해한 에틸알콜로 대체하는 등 친환경적으로 제조하는 노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아롱 기자=카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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