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밀어내는 토종 하이브리드카의 약진

  • 입력 2017.06.22 08:05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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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타입 모델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신규 등록된 79만 2275대 가운데 하이브리드카 비중은 3.65%로 지난해 전체 3.4%보다 0.25%p가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카는 지난해에도 전년도 대비 59.5% 증가했지만, 경유차는 9.3% 감소했고 올해 들어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환경에 대한 인식과 규제가 강화된 것이 하이브리드카 시장 성장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한다.

수입차에 의존한 하이브리드카 시장에 토종 모델이 대거 투입된 것도 시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됐다. 현대차 아이오닉, 기아차 니로와 같은 전용 모델이 등장했고, 준중형에서 준대형까지 다양한 차급에 포진하면서 선택의 폭을 넓혔다.

주목할 것은 도요타가 주도해 온 하이브리드카 시장에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수입 하이브리드카의 누적 판매량은 8000여 대, 같은 기간 국산 하이브리드카는 1만 9000여 대를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하이브리드 라인업은 9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도요타는 렉서스를 포함 10개 모델을 팔고 있다.

수적으로 또 인지도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현대ㆍ기아차가 내수에서 시장 지배력을 키워 나가는 비결은 하이브리드 기술의 향상과 가격 경쟁력이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오닉과 프리우스는 복합연비가 22.4km/ℓ와 22.6km/ℓ(15인치 타이어 기준)로 비슷하지만, 가격은 각각 2590만 원, 3920만 원(세전)으로 1400만 원이나 차이가 난다.

동력성능도 아이오닉이 다소 앞서고 인테리어의 구성과 사양 차이도 꽤 크다. 쏘나타와 캠리 하이브리드의 사정도 비슷하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최고급형 트림인 프리미엄 스페셜의 가격은 3501만 원(세전)으로 캠리 하이브리드 XLE 4040만 원보다 500만 원 이상 저렴하다.

 

연비는 쏘나타가 18.0km/ℓ로 캠리(15.4km/ℓ)를 크게 앞선다. 하이브리드카 구매 이유가 경제성이라고 봤을 때 500만 원(쏘나타와 캠리)에서 1400만 원(아이오닉과 프리우스)까지 나는 가격 차는 극복하기 힘든 요인이다. 토종 브랜드에 적용된 편의 및 안전 사양도 우세해 실제 가격차는 더 크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오닉과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출시 후 지금까지 25만 대 가량 판매되며 가장 성공한 토종 모델이 됐다”며 “도요타보다 20년 가까이 늦게 본격적으로 뛰어든 시장에서 이 정도 성과는 기적에 가까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아차를 합쳐 누적 판매로 보면 하이브리드카 시장에서는 도요타 다음이 현대차로 봐도 된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하이브리드카 누적 판매 대수는 49만 5000여 대로 이달 중 50만 대 돌파가 확실시된다. 이 가운데 수출은 31만 2000여 대다.  

한편 지난 20일 한국수입차협회가 주관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비전 포럼에서 이형철 한양대 교수(전기생체공학부)는 “BEV(전기차)는 정부 보조금 없이는 가격 경쟁력이 낮아서 향후 20~30년간은 HEV, PHEV가 친환경 차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토종 모델과 도요타의 국내 하이브리드카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은 앞으로도 치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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