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훈 전략, 죽은 줄 알았던 제갈량과 SM5

  • 입력 2017.07.07 17:18
  • 수정 2017.07.07 17:22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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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잔인했다.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을 누리기 위해 미리 자동차를 구매한 사람이 많았고 클리오 투입이 여러 사정으로 계속 미뤄지면서 영업 현장의 애로가 많았다”.

지난달 내수 9000대를 힘들게 채운 르노삼성차 박동훈 사장은 “그나마 수출 물량이 많이 늘어나면서 부산 공장이 쉴 사이 없이 돌아가고 있는 것이 다행”이라며 “세일즈와 공장 임직원이 매일 회의를 열어 내수 부진 타개책을 논의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7일, 한국자동차 전문기자협회와 가진 간담회에서 박 사장은 “지금 상황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SM6가 상반기 자가용 등록 대수 1위(동급 기준)를 지키고 있고 트위지에 대한 호의적 반응에 희망을 걸고 있다”며 “1회 충전 주행 거리 200km의 SM Z.E.가 올해 연말 출시되면 분위기 반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 꺼내든 비장의 무기는 SM5였다. 박 사장은 “단종하려고 했던 SM5가 뜻밖에 많이 팔리고 있다. 내부에서 좀 더 가보자는 얘기가 나왔고 따라서 개선된 모델을 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단종이 확실시됐던 SM5가 상품성 개선 모델 출시로 다시 살아나면 중형 세단 경쟁에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SM6 출시 이후에도 클래식 단일 트림으로 계속 판매되고 있는 SM5는 2195만 원으로 동급 사양의 중형 세단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제갈공명이 죽었다는 소문을 믿고 공격을 개시한 사마의가 대패하고 퇴각했던 것처럼, 단종될 것으로 믿었던 SM5로 내수 볼륨을 키우겠다는 것이 박 사장의 복안이다.

 

전기차에 대한 장기 구상도 밝혔다. 박 사장은 “주행거리를 늘린 SM3 Z.E.에 이어 전기차 카고와 밴 투입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디젤차 WLTP(국제표준시험방법) 도입에 따른 고충도 토로했다.

박 사장은 “QM6 4WD의 무게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자율주행차, 전기차 개발 인력까지 모두 동원해 대응하고 있지만, 내년 9월 시한에 맞추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가 WLTP 기준에 맞추지 못하면 QM6 4WD의 판매가 중단되는 상황이 올 수 있으며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 등 대형 SUV도 영향을 받게 된다. 특히 영세 사업자의 소형 화물 등 디젤차 가격도 크게 오를 전망이다.

 박 사장은 “환경 문제를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은 공감하지만 주요 경쟁국이 시행 시기를 늦추거나 폐지하는 것과 다르게 우리는 너무 빠르게 가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한편, 이날 박 사장은 소형 해치백 클리오의 9월 출시를 자신했다. 그는 “한국 시장에 맞게 엔지니어링 하는 과정 때문에 차질이 생겼지만 9월 말에는 반드시 들여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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