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서 가장 빨리 사라질 옵션, 혹은 사라질 것들

  • 입력 2017.08.07 08:47
  • 수정 2019.11.12 10:20
  • 기자명 김아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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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는 향후 5년 내에 사라질 IT 기술 다섯가지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당시 타임지는 거치형(외장형) 내비게이션과 자동차 키, DVD 플레이어, 보급형 컴 팩트 카메라, 전화모뎀을 이용한 인터넷 등이 5년 이내에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었지요.

최근 자동차는 전장화가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을 뿐 아니라 IT 기술과의 융합 등으로 커텍티 비티(연결성)가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에 따라 현재 자동차에 적용되고 있는 많은 사 양들이 없어질 전망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10년 이내에 자동차에서 없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스템은 무엇일까요?

자동차 업게의 트렌드와 적용 추세 등을 고려해 조만간 자동차에서 사라질 시스템들에 대해 조심스럽게 전망해 보았습니다. 단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임을 미리 밝혀둡니다.

외장형 차량 내비게이션

타임지는 당시 “길 찾기를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6년간 13억대나 팔렸다”며 “길만 찾을 줄 아는 차량용 내비게이션은 2000년대 초중반에 큰 성공을 거뒀으나 지금은 매년 15∼20%씩 매출이 줄고 있다. 최근에는 GPS 시스템이 내장된 신차가 많이 팔리는 추세”라고 전한 바 있 습니다.

국내의 경우도 2000년 초반부터 대시보드나 전면 유치창에 부착하는 외장형 내비게이션 등장 한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11년 연간 140만대 수준까지 급증했지만 2000년대 말부터 시장이 과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특히 자동차 윈드실드(전면 유리창)나 대시보드 위에 거치하는 외장형 내비게이션의 경우 여름철이나 겨울철 쉽게 떨어지거나 사고 등으로 인해 안전에 영향을 미침으로 인해 신차 출고 시 옵션으로 제공되는 내비게이션 기능에 다양한 인포테인먼트가 결합된 AVN 시스템이 일반 화된 지 오래입니다. 또한 애프터마켓에서 별도로 AVN과 같은 형태의 매립형 내비게이션을 장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스마트 폰을 이용한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는 운전자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스마트 폰은 AVN과 블루투스로 연결, 미러링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신차 출고 시 옵션 사양으로 또는 애프터마켓에서 장착하는 차량용 내비게이션 보급률은 90%를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카오디오 및 CD체인저

단순한 AM/FM 라디오와 카세트 플레이어로 시작된 자동차용 오디오시스템은 콤팩트디스크 (CD)와 DVD의 등장과 더불어 AV(Audio Video) 시스템으로 발전해 왔고 최근에는 인포테인 먼트 기능은 물론 무선 인터넷을 통한 인터넷 라디오 기능까지 접목되고 있습니다.

또한 외부입력단자나 USB 단자 등을 통해 스마트폰이나 USB 저장장치에 저장된 MP3 오디 오파일 등 다양한 음원과 영상물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카오디오에서 카세트 플레이어가 사라진지 오래이며, 조만간 CD플레이어와 CD체인저 또한 자취를 감출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출시되는 차의 경우 CD 플레이어 대신 MP3 오디오를 기본으로 적용한 차들이 대부분이도 합니다.

기계식 자동차 열쇠

최근 리모컨 키와 스마트 키의 보급 증가로 인해 기존 기계식 자동차 열쇠를 이용해 차 문을 열고 닫는 경우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먼지 또는 겨울철 수분으로 인해 기계식 열쇠구멍이 막히는 등의 성가신 상황을 피하기 위해 개발된 원격 도어 열쇠(리모컨 키)는 본연의 기능을 넘어서 도어 개폐와 도난경보 기능을 갖춘 PASE 기능에서 차 주변에서 독립적으로 차와 통신하고 인증된 열쇠로만 차문을 열고 버튼으로 시동을 걸 수 있는 패시브 접근 제어시스템으로 진 화된지 오래입니다.

최근에는 원격 열쇠의 표시등을 통해 도어의 개폐유무 등 특정한 상태까지 확인할 수 있는 양 방향 통신기능이 일반화되었습니다. 특히나 스마트 폰 앱으로 원격으로 도어를 여닫거나 시동을 걸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며 기계식 열쇠는 조만간 사라질 전망입니다. 기계식 키 대신 버튼식 시동 시스템을 선호하고 있는 국내 운전자들의 취향 역시 기계식 키가 없어지는데 일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이패스 단말기

지난 2000년부터 전국 주요 도로요금소에 보급되고 있는 전자식 통행료지불시스템(하이패스) 단말기는 내비게이션 못지않은 필수아이템으로 자리잡은지 오래입니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2012년 도로요금소를 통과하는 운전자의 53.5%가 하이패스를 이용한 것 으로 조사된 바 있으며, 하이패스 단말기 보급률 또한 2014년 45.1%에서 2017년(6월 기준) 70.8%로 급증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에 따라 하이패스 단말기를 판매하는 업체가 우후죽순 늘어났지만 자동차의 룸미러에 하이패스 단말기를 내장한 ETCS(Electronic Toll-Collection System) 미러가 옵션사양으로 보급됨에 따라 급격히 줄었습니다. 특히 최근 자동차의 연결성이 강화되면서 V2I(vehicle-to-infrastructure, 차와 기반시설과 의 통신) 기술이 일반화될 경우 하이패스 단말기 또한 역사속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 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2000년대 초반 과속단속을 위한 이동식카메라의 위치를 알려주는 GPS 수신기의 경우 내비게이션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3~4년간 반짝 인기를 끌다 사라진 바 있습니다.

자동차용 블랙박스(외장형)

자동차용 블랙박스는 최근 교통사고의 원인분석 및 범죄수사 등에 적극 활용됨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아이템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블랙박스의 판매 및 제조업체가 100여개가 넘을 정도로 이미 시장이 과포화한 상태입니다.

또한 일부 완성차 업체들이 커스터마이징 제품으로 보급하기 시작했고, 자율주행차량의 보급 또는 자동차의 연결성이 강화될 경우 블랙박스를 이용한 도난 및 외부침입 감지기능이 차량 내에 탑재될 가능성이 높아 곧 사라질 위기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자율주행차량은 물론 각종 운전자보조장치(ADAS)의 경우 대부부문 윈드실드에 고해상도의 디지털 카메라와 적외선 카메라 등이 탑재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웃 사이드 미러

차량의 측면 및 후방의 장애물을 감지해 안전하게 방향을 옮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이드미러는 가장 오래된 안전 및 편의사양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사이드미러의 사각지역을 감지해 사고위험을 줄여주는 사각지대감지시스템(Blind Spot Information System)이 등장하면서 사라질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특히 사각지대감지시스템은 기존 센서 방식뿐만 아니라 최근 카메라 방식이 적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일부 컨셉트카나 양산차종의 경우 사이드미러를 대신해 카메라를 적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국토교통부도 지난해 자동차 측면에 카메라 모니터 시스템(CMS)을 설치한 경우 사이드미러를 달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을 일부 개정해 발표한 바 있습니다.

만약 사이드 미러가 사라진다면 주행중 발생하는 풍절음이 줄어들 뿐 아니라 공기저항이 줄어 연비를 향상시킬 수도 있어 자동차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부문이기도 하지요. 이러한 카메라 시스템으로 인해 먼 미래에는 사이드미러와 더불어 룸미러를 대신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기계식 주차브레이크

사이드 브레이크라고도 불리는 기계식 주차브레이크는 언덕길 등 비탈진 곳에 주차할 경우 차가 움직이지 않도록해 주는 안전장치로 수동변속기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사양입니 다. 또한 기계식 주차브레이크는 철제 와이어로 임의적으로 뒷바퀴의 브레이크 슈를 당겨 차가 움직이지 않도록 해줌으로 와이어가 늘어나거나 브레이크 슈가 마모될 경우 반드시 정비를 받아야 하는 부품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동변속기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주차브레이크의 역할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자동변속기의 경우 변속기어를 주차레인지(P레인지)에 위치시킴으로서 주차브레이크의 기능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또한 일부 차종에 적용되고 있는 전자식 주차브레이크의 경우 유 압 또는 전기적으로 작동하므로 반영구적이기까지 합니다. 특히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와 같이 인 휠 모터나 전자식 브레이크가 일반화되면 기계식 주차브레이크 또한 사라질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스페어 타이어

자동차는 운행 중 펑크 등 타이어의 손상으로 운행을 할 수 없을 경우를 대비해 트렁크 바닥이나 차체 아래쪽에 여분의 스페어 타이어가 탑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스페어 타이어의 사용 빈도가 떨어지고 연비를 강화시킬 목적으로 기존 타이어보다 트레드가 좁고 가벼운 임시용 타이어(템포러리 타이어)로 대신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또한 스페어 타이어를 대신해 간단하게 타이어 공기압을 보충하거나 임시로 움직일 수 있게 해 주는 타이어 리페어 키트를 적용하고 있는 차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펑크가 나더라도 일정 속도로 일정한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런플랫 타이어나 펑크 난 곳을 자동으로 메워주는 실런트 타이어를 적용한 차들도 등장한지 오래입니다. 이에 따라 더 이상 스페어 타이어를 차에 싣고 다니는 불편이 사라질 날도 멀지 않았습니다.

기계식 윈도우 래치

유리기어 레버라고도 불리는 기계식 윈도우 래치(유리창 개폐장치)는 전동식 윈도우 조작버튼이 일반화된 국내에서는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든 부품입니다. 사람의 힘으로 레버를 돌려 유리창을 올렸다 내렸다 하는 기계식 윈도 래치는 자동차의 전동화가 진행되면서 가장 먼저 사라진 시스템이기도 하지요. 현재 오래된 일부 차량의 기본사양이나 올드카 등에서 명맥을 찾아 볼 수 있지만 조만간 역사 속 유물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필라멘트 전구류(벌브)

자동차용 벌브(필라멘트 전구)는 헤드라이트를 비롯해 테일램프, 브레이크램프, 실내 조명램프, 주간주행램프(DRL)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지만, 전력소모가 5배 이상 적고 내구수명이 2.5배나 뛰어난 LED가 등장하면서 사용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현재 테일램프를 중심으로 LED 램프를 적용하는 차종이 늘어나고 있을 뿐 아니라, 주간주행 램프와 실내 무드조명의 경우 LED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헤드라이트의 경우도 벌브 대신 HID 램프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로 최근 수입차 뿐 아니라 국산차에도 LED 헤드라이트를 적 용한 차량이 출시된 바 있습니다.

이밖에도 기계식 디젤연료펌프(일명 브란자)나 왁스타입의 서모스탯, 워터펌프, 타이밍벨트 및 드라이브 벨트, 기계식 스로틀보디, 수동에어컨 등 자동차에 적용되고 있는 다양한 부품들이 자동차의 전동화 및 전장화 추세에 따라 머지않아 자취를 감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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