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닝이 살려면 '네거티브' 정책 전환 절실

김필수(자동차애프터마켓 연구소 소장, 대림대학교 교수)

  • 입력 2017.08.14 08:16
  • 수정 2017.08.14 09:10
  • 기자명 오토헤럴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4년간 자동차 튜닝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가시적 효과는 보이지 않는다. 부정적인 의견이 여전하고 박근혜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탓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대가 컸고 법을 적용하는 방법에도 잘못이 있었기 때문이다. 

부정적 시각은 여러 협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활성화가 안된다는 점, 완성도가 높은 최근의 차종을 고려하면 튜닝은 이제 한물간 산업으로 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따라서 자동차 튜닝 산업 활성화가 지난 정부에서 나오게 된 배경과 지금의 결과를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튜닝에 대한 인식도 없는 때에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에 설명과 설득을 했던 때가 지난 정부다. 서울오토살롱 조직위원장, 튜닝 세미나 등 튜닝 관련 활동으로 활성화에 노력하던 시기도 이 때다. 여러 자문을 하던 중 산업부 차관에게 자동차 튜닝의 활성화와 그 중요성을 알렸고 정부 차원의 움직임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하게 되면서 빠르게 진행됐다.

당시 정부에서는 창조경제의 먹거리 확보가 중요한 꼭지였던 만큼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진 것도 있다. 일사천리에 산업부 산하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가 발족됐고 이 과정 전체를 진행한 덕분에 회장직도 맡았다.

국토부도 관제 형태의 협회를 결성해 지인인 교수에게 회장을 맡기면서 두개의 정부 산하 두개의 튜닝 협회가 경쟁을 하게 됐다. 두 협회의 통합을 위한 움직임도 있었지만 국토부의 흡수 통합이라는 기조때문에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이후 국토부는 통합을 강조하면서도 또 하나의 협회를 발족 시켰고 업계는 더 큰 혼란을 겪게 됐다. 중요한 점은 협회가 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고 정부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중앙정부가 움직이지 않으면 튜닝 산업의 활성화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50년간 불모지였던 튜닝 산업이 협회 몇개 생겼다고 한순간에 자리를 잡고 발전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두 번째는 국내 자동차 튜닝이 불모지였던 가장 큰 이유는 부정적인 시각을 키우는 요소로 가득한 법과 규제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바로 포지티브 정책을 말한다. 할 수 있는 부분만 지정하는 포지티브 정책은 다양성을 강조하는 자동차에서 하지 말라는 뜻과 같다.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은 시작점을 네거티브 정책, 즉 할 수 없는 부분만 지정하고 나머지는 할 수 있게 하는 정책으로 바뀌고 있다.

 

자동차 튜닝 관련법은 4년 전과 비교해 어느 정도 정리는 됐지만 포지티브 정책의 기조는 그대로다. 정책을 느슨하게 풀면 자동차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각은 우리가 그만큼 규제에 얽매어 포지티브 정책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다양성을 강조하는 선진국의 네거티브 정책에도 자동차 안전 등에 문제가 없다. 안전이라는 명목으로 규제를 들먹이지 말았으면 한다. 자동차 튜닝은 안전, 배기가스, 소음의 3대 항목을 중심으로 철저히 규제하고 나머지 기준은 풀어주면 된다.

규제를 움켜지고 있는 국토부의 전향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한 때다. 시작도 하지 않고 자동차 튜닝이 잘 되기만 바라지 말고 말이다. 셋째로 일각에서 언급하는 시장이 없는데 괜히 기대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지금의 국내 자동차 튜닝 산업이 약 5000억 원 규모의 시장이라면 향후 노력 여하에 따라 4~5조원, 연관 산업인 모터스포츠도 1~2조원이 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자동차 튜닝 산업 규모는 20조원 에 이른 적이 있었고 매년 평균 13~14조원을 유지한다.

전문 튜닝에서 일반 튜닝으로 발전되면서 현 시대에 맞는 튜닝산업으로 변하고 있는 덕분이다. 시끄럽고 비 효율적인 튜닝이 아니라 이제는 친환경과 고연비, 고효율은 물론 다양한 친환경차 시대에 맞는 튜닝으로 변하고도 있다.

도쿄오토살롱을 보면 일반인에 의한 경차 튜닝 등으로 크게 변하고 있고 전기차 튜닝도 선을 보이기 시작했다. 선진국에서 자동차 특화 시장과 기술 개발은 물론 나만의 차를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 한 자동차 튜닝은 항상 존재한다.

넷째 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 자동차 튜닝산업을 별도의 산업으로 생각하고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애프터 마켓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틈새 산업으로 키우는 시각이 필요하다. 애프터 마켓도 모르면서 튜닝만 키우려는 정부의 시각이나 비전문가의 시각을 바로 잡아야 한다.

정부의 법적 제도적 한계나 자동차 애프터 마켓을 알고 시장의 요구사항이나 세계적 흐름을 인지하는 전문가적인 방안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자동차 튜닝 산업의 문제점과 실태를 파악하고 전체를 보는 시각이 요구되며 모든 것을 잘 챙기면 자동차 튜닝 산업의 활로는 분명 마련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