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닉, 가격보다 우월한 가치는 주행질감

  • 입력 2017.09.04 10:01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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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가 얘기하는 스토닉의 경쟁력은 가격과 연비다. 반면 현대차 코나는 풍부한 사양과 엔진 라인업 또 트림 구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경제성과 편의성 대결, 그 결과는 어땠을까. 본격 판매가 시작된 8월 기준, 현대차 코나의 월 판매량은 4230대, 기아차 스토닉은 절반도 안 되는 1655대에 그쳤다.

개성이 강한 쌍용차 티볼리도 4187대를 기록했으니까 경제적 가치에 민감할 것 같은 주 대상 젊은 층도 코나의 싼 맛에 별 관심을 두지 않은 셈이다. 현대차 코나와 쌍용차 티볼리에도 스토닉의 가격을 1800만 원대로 끌어내린 디럭스 트림과 가격이 같은 가솔린 모델이 있다는 것도 치명적이다.

디젤 파워트레인 하나, 3개에 불과한 트림도 경쟁력을 약화한다. 코나와 티볼리는 가솔린에 사륜구동 또 다양한 패키지를 구성하고 있다. 스토닉은 최고 출력(110마력)도 가장 낮다. 4000rpm에서 136마력의 최고 출력이 나오는 코나와 비교하면 차이도 크다.

 

이런 열세에 있지만, 스토닉이 보여준 반전은 주행 질감이다. 출력이 낮은 대신 세 모델이 입을 맞춘 듯 같은 수치인 30.6kg.m의 최대 토크를 갖고 있고 100kg 이상 가벼운 중량, 낮고 작은 차체로 풀 스로틀에서 박차고 나가는 느낌과 놀림이 훨씬 경쾌하고 민첩하다.

스티어링 응답성도 좋다. 일상적인 운전의 코너링에서 보여주는 조향력과 조향감이 정직하고 빠르며 체구가 작다는 이점으로 피드백 역시 분명하다. 노면의 질감과 속도감 전달력도 자연스럽다. 보디 강성이 아주 강한 편이다.

고성능 댐퍼를 달아 놨지만 보디의 강성이 갖고 있는 특성과 서스펜션 퀄리티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고 스태빌라이저도 좌우 흔들림을 완벽하게 잡아주지 못하기 때문에 코너를 거칠게 공략하면 종종 균형을 잃는다.

 

풀 스로틀에서는 아주 빠르게 4단을 움켜쥐고 엔진회전수를 4700rpm까지 끌어 올린다. 여기에서 한 차례 숨을 고르고 3000rpm에서 5단, 시속 100km 정속에서는 1600rpm 이하를 갖고 간다. 연비는 고속도로 20km/ℓ, 도심 17.0km/ℓ대가 어렵지 않게 유지된다.

시승 차에는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시스템과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후방 교차 충돌 경고 시스템으로 구성된 드라이브 와이즈하고 후측방 충돌 경고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가격을 보면 125만 원이 추가된다.

강조하지만 선루프나 내비게이션 추가할 돈이 있으면 그 돈으로 이런 안전 사양을 하나 더 추가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점 기억하기 바란다. 스토닉의 본새는 보수적이다. 두툼한 휀더 라인,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로 과장된 외관을 가진 코나, 코나보다 튀는 스타일에 풍부한 컬러와 패키징으로 무장한 티볼리와 비교하면 또 지나치게 단출하다.

 
 

실내 역시 허전하다. D 컷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수평을 강조하고 센터 모니터를 에어벤트 베젤로 감싸놔서 야무진 인상을 주기는 해도 개성은 전혀 없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싸다는 것은 구매자 관점에서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는 포인트다.

기아차는 스토닉이 동급 모델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싸다는 이미지를 소형 SUV 핵심 수요층인 20·30세대가 좋게 받아들일 것 같지 않다. 가격 차가 크지 않은데도 굳이 싸구려로 이미지가 굳고 알려진 모델을 사려는 자존심 강한 젊은 층 수요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확실한 가격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면 스토닉이 코나나 티볼리보다 더 럭셔리하다 또는 뭔가 다른 가치를 갖고 있다는 점을 확실하게 전달해줘야 한다. 그런데도 스토닉의 장점을 꼽으라면 이 가격대에 비하면 달리는 기본기 그리고 편의 또는 안전 사양이 잘 갖춰진 소형 SUV로 정리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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