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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금이 삼성을 버릴 적기다
김흥식 기자  |  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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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0  11:14:39
   
 

53만7000원, QM6에서 삼성의 흔적을 지우는데 필요한 인터넷 쇼핑몰 견적 금액이다. 앞과 뒤, 바퀴의 덮개와 여기저기에 박혀있는 태풍의 눈 엠블럼과 레터링을 르노 다이아몬드 그리고 유럽 차명 클레오스로 바꿔버릴 수 있다. 돈을 보태면 사이드 스탭과 도어의 로고 램프, 키케이스까지 죄다 르노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도 적지 않은 사람이 QM6에서 르노삼성의 흔적을 지우고 르노로 채우기를 주저하지 앉는다. 인터넷으로 ‘QM6 콜레오스 순정’을 판매하고 있는 한 업자는 “SM6 덕분에 큰 재미를 봤다”고 말했다. “작년에는 한 달 평균 100여개 세트를 전국에 택배로 보냈다. 단골은 르노삼성 영업사원이 가장 많다”라고 했다.

보름 전 QM6를 구매한 40대 자영업자 최 모 씨(전주시)도 차를 받자마자 미리 주문해 놓은 30만 원 정도 속칭 ‘야매’로 엠블럼을 모두 교체했다. 그의 QM6에서 르노삼성의 흔적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센터페시아에 있는 디스플레이 초기 화면도 이니셜 파리(Initiale Paris)로 부팅이 시작된다. 

최 씨는 “삼성이 자동차하고 뭔(무슨) 관련이 있나. 왜 자동차에 삼성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기댈 것이 따로 있지 아무 상관도 없는 삼성 이름 단다고 차가 더 팔리나?. 르노 엠블럼 딱 달고 이름(모델명) 바꾸니까 차가 확 살아났다. 원래 저기에 맞게 디자인된 것도 있고”라고 말했다. 그가 엠블럼을 모두 바꿔버린 이유다.

   
 

1995년 시작한 삼성자동차의 역사는 2000년 르노에 인수되면서 막을 내렸다. 어려웠던 때, 르노는 삼성 브랜드의 사용과 19.9%의 지분을 삼성카드에 넘기는 조건을 달았다. 삼성의 후광을 노렸고 그때까지 르노삼성차의 핵심 임원 대부분이 삼성 또는 삼성자동차 출신인 것도 영향을 줬다.

르노삼성차가 삼성에 주기로 한 브랜드 사용료는 매출액의 0.8%. 그러나 적자였던 이전에는 지급하지 않았고 흑자를 낸 지난해 약 480억 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기록한 연간 영업이익 4175억 원 10% 이상을 삼성 브랜드 사용료로 지급한 셈이다. 르노삼성차가 흑자를 내면 낼수록 삼성은 손하나 까딱하지 않고 수백억 원을 챙긴다.

경영적 판단에서 삼성의 후광이 매출 증대에 이바지했다면 브랜드 사용료에 대한 부담때문에 삼성을 떼어 버릴 이유는 없다. 그러나 삼성이라는 브랜드의 후광으로 SM6가 쏘나타를 위협하고 QM6가 잘 팔렸다고 보는 사람은 없다. SM6, QM6가 불티나게 팔렸던 것은 잘 만든 차였고 여기에 효율적인 마케팅이 보태졌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차를 사는 사람이 원하지 않고 있고 삼성이라는 브랜드 때문에 SM6, QM6를 선택하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 르노가 삼성을 떼어 버려야 할 이유는 이것으로도 충분하다. 한편으로는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 가운데 가전제품이나 스마트폰과 같이 자동차와 무관한 브랜드를 곁다리 걸치듯 끼워 넣은 사례가 없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자존심 문제 아닌가. 

지금이 적기라고 보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르노는 닛산, 미쓰비시와의 얼라이언스로 폭스바겐, GM, 토요타 등을 제치고 글로벌 완성차 순위 1위를 바라보고 있다. 르노의 3사 동맹이 지난 상반기 기록한 누적 생산 대수는 526만8079대로 폭스바겐의 515만5600대를 10만대 이상의 차이로 따돌렸다. 업계는 르노 3사 동맹이 올해 1000만대 이상, 그리고 세계 1위에 오를 것으로 당연시한다.

   
 

이 얘기는 ‘르노’라는 브랜드가 우리 시장에서 생소했던 과거와 달리 그 자체의 영향력, 인지도, 신뢰도가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 1위 자동차 브랜드 ‘르노’가 자동차와 무관한 ‘삼성’ 브랜드보다 못할 리가 없다. 오히려 르노의 브랜드 후광이 더 크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삼성이 하만카돈을 인수하면서 자동차 전장 사업에 진출한 것도 르노는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어떤 형태로든 삼성과 자동차를 연관지을 수 있는 브랜드가 필요해질 때면 ‘방을 빼달라’고 요구할지 모를 일이다. 따라서 애먼 돈, 수십만 원을 들여 삼성의 흔적을 지우는 고객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

여러 얘기를 늘어 놓지 않아도 SM6, QM6를 구매한 '고객'이 삼성 브랜드의 혼용을 달갑지 않게 보고 있고 르노 엠블럼이 더 멋지다고 얘기하는 것만으로 삼성을 떼어 버릴 이유로 충분하다. 투톱이니 뭐니 하면서 뜸들일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 브랜드 교체를 위해서 필요한 시간(삼성과의 브랜드 사용 계약은 오는 2020년까지다)을 따져보면 바로 지금이 적기라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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