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차] 험머 H2에 패소한 아반티 스투드베이커

  • 입력 2017.11.05 09:38
  • 수정 2017.11.05 09:48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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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3 Studebaker Avanti 쿠페

형제의 이름을 딴 스투드베이커(Studebaker)는 1980년대 전 세계 마차 시장을 좌지우지했던 제조사였다. 시대를 읽는 눈은 탁월했나보다. 1903년 포드가 대량 생산체계를 갖추기 이전인 1902년 전기차를 만들었고 1904년에는 스투드베이커 오토모바일로 사명을 바꾸고 가솔린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했다.

 

몇 차례 주인이 바뀌고 재정난을 겪고 1966년 해밀턴에 있는 공장의 문을 닫기 이전까지 스투드베이커는 미국내에서 가장 강력한 자동차 메이커의 하나로 군림했다. 수십년 동안 잊혀졌던 스투드베이커를 다시 살려 낸 사람은 이 회사의 딜러였던 나단 알트만과 레오 뉴맨. 앰블럼이 태극기, 펩시콜라와 비슷한 것도 재미있다.

두 사람은 스투드베이커의 최고 히트작인 아반티(Avanti)를 부활 시켰고 사명도 아반티 모터 컴패니로 바꿔버렸다. 이후에도 몇차례 소유주가 바뀌기는 했어도 아반티는 2001년 폰티악 화어어버드 플랫폼에 아반티의 스타일을 조합한 새 모델로 인기를 끌었다.

▲ 아반티 스투드베이커 XUV

소수의 마니아 위주로 사업을 지속해 온 아반티는 2003년 시카고 모터쇼에서 ‘스투드베이커 XUV’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이 모델은 포드의 슈퍼 듀티 픽업 섀시와 310마력의 6.8리터 V10, 325마력의 V8 6.0리터 파워 스트로크 디젤 V8 엔진을 탑재했다.

가격은 당시로도 꽤 높은 7만5000달러(현재 기준 약 8300만 원), 아반티는 1년에 1000대의 스투드베이커를 팔겠다고 공언했지만 암초를 만난다. 5500mm의 엄청난 전장에 3400mm나 되는 휠베이스를 가진 스투드베이커는 GM으로부터 Hummer H2의 디자인을 도용했다는 소송을 당했다.

아반티는 “스투드베이커에 Hummer H2를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다”고 버텼지만 결국 법정밖에서 합의를 했다. 그러나 스투드베이커 XUV를 도로에서 만나 볼 수는 없었다. 마지막 소유주였던 마이클 켈리가 2006년 금융 사기로 체포되면서 8000여 명의 투자자가 떠났고 2007년 문을 닫고 만다.

▲ 아반티 매거진

한 때, 미국 자동차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GM과 포드 이상으로 평가됐던 스투드베이커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그 추종자들은 여전히 활동 중이다. 전세계에 약 2000명의 회원을 둔 아반티 국제 오너 협회(AOAI)는 미국과 스위스 등을 돌며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으며 분기별로 ‘아반티 매거진’도 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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