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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차는 팔린다, 그랜저의 압도적 독주
김흥식 기자  |  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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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06  08:48:55
   
 

2016년 한 해 동안 팔린 그랜저는 6만 8773대다. 월평균 5000여 대, 여기에는 구형 4만 3000여 대가 포함됐다. 올해 10월까지 그랜저의 누적 판매 대수는 11만 2819대, 월평균 1만 1280대로 한국지엠 전체 내수 판매 기록인 11만 176대보다 많다. 

시간이 갈수록 그랜저는 한국 자동차 산업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고 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있다. 얼마 전, 쏘나타가 부진한 이유를 묻자 현대차 관계자는 “중형 세단의 산업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어쩔 수 없다는 얘기지만 그랜저가 이를 궁색하게 만들었다. 

2016년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차 K7, 쉐보레 임팔라와 르노삼성차 SM7을 합친 준대형 세단 전체 수요는 14만 3284대, 그랜저를 제외한 나머지 모델은 7만 4551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10월까지 준대형 세단 누적 수요는 16만 81대로 늘었다. 

   
 

그러나 그랜저를 제외한 나머지 3개 모델은 4만 7262대로 지난해보다 3만 대 가까이 줄었다. 그랜저를 빼면 준대형 세단 수요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 따라서 증가세는 그랜저의 독주로 나타난 착시다. 잘 만든 차가 시장의 수요 변화, 특성과 무관하게 갈 길을 간다는 것도 증명했다. 

10월 반등에 성공했지만 쏘나타가 부진한 이유는 따라서 산업 수요 감소라는 이유보다 다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신형 출시 1년이 다 돼가는 그랜저의 대박 포인트는 생김새부터 달리는 특성까지 젊어진 것이다. 이 때문에 그랜저 구매자의 절반은 40대 이하가 차지한다. 점잖거나 성공한 인생 또는 전문직을 상징했던 그랜저가 더 낮은 층의 연령대에 맞춘 눈높이로 수요층을 넓힌 것이 주효한 셈이다. 

6세대 그랜저의 생김새를 보면 캐스케이딩 그릴을 중심으로 보닛의 라인을 집중시켜 역동적인 모습을 강조하고 방향지시등과 에어 인테이크 홀은 크롬 베젤과 가니시로 과하지 않게 멋을 부렸다. 헤드램프와 함께 캐스팅 그릴 위치를 최대한 바닥 쪽으로 낮춰 공격적인 스탠스를 갖게 했다.

   
 

또 간결한 측면, 리어 콤비 램프를 크롬 가니시로 연결하고 듀얼 머플러로 그랜저 특유의 맛을 살려낸 것도 주효했다. 얌전하고 보수적이었던 예전의 이미지가 성깔 있는 모습으로 바뀌고 준대형 세단의 가치, 그랜저의 정통성을 살려내면서 여기에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간결한 맛을 녹여냈다. 

차체 사이즈는 조금씩 커졌다. 전장이 4920mm에서 4930mm, 전폭은 1860mm에서 1865mm로 늘었다. 전고(1470mm)와 축거(2845mm)로 이전과 같다. 전장과 전고가 길어지고 높아진 만큼 실내 공간의 여유는 많아졌다.

센터패시아와 클러스터, 콘솔은 평범한 구성을 하고 있다. 플로팅 타입의 센터 모니터, 리얼 알루미늄 가니시와 블랙 메탈로 적당한 사치를 부려놨지만 전체적으로 좌우, 상하의 대칭이 잘 맞아떨어지고 직선을 살려놔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단단한 편인 프라임 나파 가죽 시트에는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온도를 낮춰주는 열선과 끝단에 슬라이딩 및 회전 기능이 추가됐다. 2열의 공간은 충분하고 트렁크는 현대차답게 수입 초대형 세단보다 넓게 확보했다. 

람다 Ⅱ 3.0 GDi는 266마력(6400rpm)의 최고 출력과 31.4kg.m(5300rp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넉넉한 엔진의 파워는 핫스탬핑과 구조용 접착제를 넉넉하게 사용해 높아진 강성의 차체를 기분 좋게 밀어낸다. 

플랫폼의 지오 메트리를 개선하고 전륜과 후륜 서스펜션의 구조, 로어암 등에도 신경을 쓴 덕분에 코너를 돌고 급가속, 급제동해가며 함부로 굴려도 그랜저는 반듯하게 받아들인다. 현대차는 시프트와 토션 바의 강성을 증대시키고 조타 정밀도를 향상하기 위해 ECU의 처리 단위와 속도 향상에도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정숙성과 승차감은 흠잡을 것이 없다. 외부 소음의 실내 유입이 효과적으로 차단됐고 때맞춰 강하게 부는 바람을 정면으로 맞닥뜨리며 고속으로 달려도 풍절음이 거슬리지 않았다. 컴포트 모드나 스포츠 모드에서 별 차이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 

스포츠 모드에서 섀시의 피드백이 약간은 거칠게 느껴지지만 알아채기 힘들다. 도심에서는 에코 모드, 고속도로에서는 컴포트 모드면 적당하다. 이도 저도 귀찮으면 스마트 모드를 쓰면 된다. 운전 성향에 맞춰 학습하는 로직을 통해 자동으로 운전 모드를 전환해 주는 시스템이다. 

   
 

거칠게 운전을 하면 스포츠 모드에 가깝게 자동 전환되는 식이다. 제동은 즉각적이지 않다. 부스터 사이즈와 배력비를 키우고 페달 비를 개선했다고는 하지만 살짝살짝 브레이킹 포인트를 놓치게 만든다.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주행 조향 보조 시스템, 부주의 운전 경보 시스템, 후측방 충돌 회피 지원 시스템이 포함된 선택품목 스마트 센스(180만 원)도 제공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어라운드 뷰, JBL 사운드 패키지도 선택 품목이다.

<총평>

   
 

수요가 급감한 준대형 시장에서 그랜저는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그랜저를 빼면 준대형 세단 수요는 지난해보다 40% 가까이 줄었지만 2달이 남은 시점에 지난해 실적 대비 배가량 더 팔렸다. 판매가 줄면 “경차 시장이 위축돼서, 중형차 수요가 줄어서"라고 하는 얘기가 하기 좋은 변명이라는 것을 그랜저가 보여주고 있다.

이달에는 상품성이 더욱 강화된 2018년형이 투입됐다. 블루링크가 기본 적용되고 센터 콘솔의 아날로그 시계 디자인도 일부 변경된다. 선바이저와 번호판은 LED 램프로 고급스럽게 개선된다. 또 후방 영상 디스플레이(DRM)가 기본 적용되고 스마트 센서에서 제외됐던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시스템이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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