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주혁 사망 사고, 벤츠 G 클래스 급발진 가능성 낮다

김필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17.11.27 08:53
  • 수정 2020.08.27 09:04
  • 기자명 오토헤럴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의 화두는 배우 김주혁씨의 교통사고 사망사건이다. 아직도 정확한 사망원인이 파악되지 않아서 조사 중이지만 이번 사건은 시시하는 바가 크다. 필자의 입장에서도 정확한 사망원인에 대한 언론계의 집중적인 인터뷰를 진행하였지만 몇 가지 결정적인 요소가 부족했다. 

일반 교통사망사고와 달리 유명 배우의 갑작스런 사망이라 국민에게 준 충격도 적지 않았다. 특히 배우 김주혁씨는 남성적이며, 선이 굵은 연기와 스캔들 없는 노총각이라 더욱 국민에게 준 충격이 크다고 할 수 있고 필자도 좋아하는 배우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컸다. 

각종 자동차 관련 사고를 관련기관에 많이 자문해준 필자로서도 당연히 다양한 사건요소를 묶어서 추정하느라 고민도 많았다. 앞으로 경찰에서는 다양한 원인을 근거로 합리적이고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객관적이고 정확한 사망원인을 발표할 것으로 확신한다. 물론 시간적으로 약 한달 간의 집중적인 차량 결함여부 등 다양한 조사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몇 가지 시사하는 부분을 생각할 수 있다. 우선 교통사고 사망의 원인을 두 가지로 놓고 볼 수 있다. 하나는 운전자의 신체 이상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한 자동차의 통제 불능 가능성이고 또 하나는 운전자의 의지와 관계없이 자동차 급발진 등 자동차의 결함여부이다. 첫 번째 원인은 부검결과, 심장마비의 가능성이 낮다는 소견으로 발표되었다.

물론 음주나 약물 복용 여부 등도 혈액검사 결과 없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발표소견에는 부검은 신체에 남아있는 원인을 확인하는 절차인 만큼 다른 요인으로 운전자가 통제 불능 상태가 될 수 있음을 배제할 수 없다는 내용도 포함되었다.

아직은 운전자의 신체상 문제점도 분명히 남아있을 수 있다는 배경이다. 이러다보니 경찰은 수사 방향을 차량 결함여부 쪽으로 조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국과수에 차량을 보내 조사 중이지만 고민도 더욱 많아질 것이다. 필자의 경험으로 보면 차량 결함 쪽으로 방향이 틀어지면 원인불명으로 결론이 나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초기 사건 이후 다른 차량에서 찍은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서 사고 차량이 잠시 정차하는 듯하다가 갑자기 돌진하는 장면을 수십 번을 보았다. 추후 사고차량의 블랙박스 영상도 함께 공개되면서 볼 수가 있었다. 정부는 자동차 급발진이 없다고 강변하지만 현재 회장으로 있는 급발진연구회는 당연히 많다고 여러 기자회견을 통해 주장하고 있다.

그 만큼 피해자 모임이 크다고 할 수 있으나 소비자가 불리한 국내 법적 테두리에서는 미국과 정반대로 한 번도 승소한 경우가 없다. 하옇튼 이번 사고 영상을 통해본 결론은 자동차 급발진이 아니라고 판단된다. 수백 가지의 영상을 통해서 자동차 급발진 여부를 판단해온 결과다.

즉 물론 이번 사고차량의 영상에서 실내 운전자의 음성 녹음 존재여부가 중요할 것이나 일반적인 자동차 급발진 사고의 경우는 운전자는 차량이 의도와는 무관하게 급가속하는 경우 변화시키고자 하는 모습이 영상에 분명히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영상에는 수초 간 진행된 자동차의 급가속에 대하여 운전자가 의지를 표명한 장면이 전혀 없다. 그냥 돌진하면서 보도 경계턱과 화단을 넘어 아파트로 급가속되는 장면만 있다. 물론 향후 타이어에 의한 스키드 마크의 여부로 진행 상태를 확인해야 하지만 현재까지의 자료로는 그렇게 판단된다.

도리어 장면만으로만 판단하면 운전자가 운전의지가 상실되어 무작정 돌진하는 장면만 나타난다. 이번 사건에서 또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자동차 결함여부를 확인하는 부분이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쉽지도 않고 설사 극히 일부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자동차 급발진 이유를 증명할만한 재연시험은 불가능하다.

특히 원인 불명으로 결론이 나올 경우 결국은 전자에 언급한 바와 같이 운전자의 차량 통제가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도 크다. 초기에 큰 관심이 되었던 차량의 안전여부도 큰 관심이다. 약 2~3억원에 이른다는 벤츠의 G바겐은 여러 번 탑승하면서 방탄차같은 느낌이 올 정도로 단단했다. 

실제로 이번 사고에서도 119대원들이 구조에 30분 이상이 소요된 이유도 단단한 차체로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 만큼 튼튼한 차량이다. 그 정도로 단단한 차량이 왜 이번 충돌로 가장 중요한 부위인 A필러가 찌그러진 이유에 대한 논란이 많으나 문제는 정상적으로 충돌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뒤집어진 차량을 보면 바닥 프레임이 전혀 충돌 흔적이 없는 것은 정상적으로 범퍼부터 충돌된 것이 아니라 내리막 계단 등 다양한 여건으로 충돌 환경이 나빴던 것으로 보인다. 즉 단단한 아파트 벽에 내리막 계단 등의 조건에서 충돌하면서 A필러 쪽으로 상당 부분의 충격이 가해져 충돌 에너지를 분산시키지 못하고 직접 충격이 가해져 견디지 못하고 밀린 것으로 보인다. 

운전자도 에어백이 터지고 안전벨트를 맸지만 차량이 흔들거리고 틀어진 상태에서 흔들리는 머리 부분이 밀리드는 A필러 부분 등에 부닥치면서 큰 손상을 입었다고 판단된다. 아마도 정상적인 충돌과 조건이 성사될 경우 사망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으로 확신한다. 각종 여건이 악조건이 겹치면서 가장 최악의 결과로 나타난 사건이라 판단된다.

역시 이번 사건은 결과가 어떻게 나오던 간에 운전자의 건강과 안전운전, 그리고 차체에 대한 중요성 등 다양한 고민거리를 남겼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각종 교통사고 중 충분히 준비만 제대로 하였다면 확실히 예방할 수 있는 각종 대형사고가 아직 많다.

특히 항상 같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지만 초기에만 철저한 준비를 외칠 뿐 조그만 지나가면 다시 반복되는 악순환을 보면서 이제는 더 이상 이러한 악재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기원한다. 정부와 지자체의 법적 제도적 안착과 대국민 안전의식 제고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이번 배우 김주혁씨의 사망사고로 참으로 아까운 배우를 보냈다는 아쉬움을 되새기면서 교통사고에 대한 안전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