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마신 소주 한 잔 값이 500만 원이라면

  • 입력 2017.12.01 11:20
  • 수정 2017.12.01 11:4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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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12월 한 달 대대적인 음주운전 단속을 펼치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연말연시 음주 운전자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해마다 이 시기 음주 운전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들뜬 기분에 '가볍게 마시고 무심코 잡은 운전대' 때문이다.

임기상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이하 시민연합) 대표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년 체포되는 100만 명의 음주 운전자 중 70%는 어쩌다 한 번 술을 마신 비습관성 음주자"라며 "회식 등이 잦은 연말연시에 흐트러지기 쉬운 분위기에서 술을 마신 후 가벼운 마음으로 음주운전을 하는 사람들이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음주운전의 대가는 상상 이상으로 가혹하다. 만약 소주 1병(약 7잔)을 마시고 신호위반 4주 인사사고를 냈다고 가정했을 때, 음주운전에 따른 형사처분은 물론 종합보험에 가입했어도 평균 2100만 원 이상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연합이 1일 발표한 '연말 음주운전 사고 방지 10계명'에 따르면 벌금과 변호사 선임비용, 운전면허 재취득 비용, 인사사고 면책금, 피해자 형사합의금, 보험료 할증 등에 2100만 원, 평균 대물 수리비 1600만 원을 합쳐 소주 한 병을 7잔으로 계산했을 때 잔 당 500만 원 이상의 술을 마신 셈이 된다. 

단순 대물 사고라도 수입차는 평균 2600만 원, 미국이나 독일산 자동차는 3400만 원, 국산차는 1600만 원의 수리비가 필요해 대부분은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폐차하는 경우도 흔하다는 것이 손해보험협회의 설명이다. 막걸리는 순하다는 생각도 위험하다. 

술 종류별로 음주 후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한 결과, 소주는 2잔을 마셨을 때 0.04%로 나왔지만 막걸리는 더 많은 양을 마시기 때문에 보통 잔으로 두 잔을 마시면 더 높은 0.05%가 나와 처벌 대상이 된다. 또, 음주운전 사망 사고는 ‘징역형 처벌 대상’이라는 것과 전날 늦게까지 마신 술도 출근길에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임 대표는 "세계 각국은 음주 운전자에 대한 처벌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상습 음주 운전자의 차량에 알코올 시동 잠금장치를 부착하도록 하거나 아예 차량을 몰수하기까지 한다. 엘살바도르는 음주운전으로 인명사고를 내면 적발 즉시 사형에 처한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회적 폐해가 큰 만큼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라며 "연말연시뿐만 아니라 음주운전이 결국 패가 망신주라는 운전자 개인의 인식 변화를 유도하는 캠페인도 지속해서 펼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연말 음주운전 사고 방지 10계명-

▲소주 1병에 음주사고 최소한 3400만 원.
소주 1병을(7잔) 마시고 신호 위반으로 4주 인사사고 낸 운전자는 종합보험에 가입했어도 벌금, 대인면책금, 형사합의금, 변호사선임비, 수리비 등으로 총 3400만 원 이상을 지출한다. 

▲음주운전 사망 사고는 ‘징역형 처벌 대상’.
음주 운전자 처벌 강화를 위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은 음주운전 사망사고는 ‘위험운전치사상죄’ 조항을 신설하여 무조건 징역 1년 이상의 유기징역형에 처한다. 

▲전날 술도 출근길 단속 대상. 
전날 12시까지 소주 한 병에 맥주 1000cc를 마시고 아침 8시에 출근을 할 경우 혈중알코올농도는 어느 정도일까. 만약 아침 음주단속에 적발되면 0.09%로 면허정지에 해당되는 수치이다.

▲소주 1시간에 1잔 이상, 음주단속 대상.
정상인의 알코올 분해는 1시간 당 소주 한잔 정도이다.  ‘이 정도쯤이야’하는 운전자가 있는데 이 같은 과신은 음주 사고의 원인이 된다. 혈중알코올의 분해는 다른 차이는 있지만 시간당 평균 0.015%에 이르므로 소주 1병은 최소한  8시간이 지나야 완전분해가 된다.

▲음주운전은 결국 망신주.
음주운전은 패가망신으로 이어진다. 특히 정부 기관, 군, 기업체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처벌에 대해서는 동정의 여지가 없다. 연말에 음주단속에 적발되면 아예 인사카드를 제외해 인사에 반영한다. 일부 정부 기관에서는 연말모임에서 음주 운전자가 발생하면 동석 선임자에게도 함께 책임을 묻고 있다. 

▲음주운전은 졸음운전 2차 사고의 원인.
음주는 과속운전에 이어 대형교통사고의 주범이다. 운전 중 2~3초 동안 잠깐 졸게 되면 운전 중 가수면 상태에 떨어져 시속 1백km로 달릴 경우 최소한 1백m  거리가 운전자의 제어 거리에서 벗어나게 된다. 

▲알바 대리운전 조심, 정위치 주차까지 위임.
대리운전시에는 최소한 10년 이상 경력자나 40대 이상 운전자를 요구한다.
1)미숙한 운전경력 2)타인의 차량 3)야간운전 4)처음 가는 초행길 5)조급한 마음의 심야시간대  대리운전은 사고를 찾아 떠나는 것과 같으며 면허를 갓 취득한 아르바이트는 경계 대상이다. 

▲송년모임 회비에 대리운전비까지 포함한다.
음주운전에 대한 주의 환기는 물론 대중교통수단 이용자는 귀가할 때 대리운전비를 환급하여 준다. 모임에서 승용차를 이용한 참석자는 처음부터 분리해 술을 마셨을 때는 주최 측에서 대리운전비까지 부담 한다.

▲대중교통 이용, 외투 준비하고 내복을 입는다.
승용차 의존도가 높은 운전자들은 대부분 내복 없이 겨울을 지낸다. 연말연시는 차량 정체도 심하고 기상 악화로 교통사고의 위험도 높다. 내복을 입게 되면 4도 정도의 온도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선진국의 “지명 운전자”를 활용한다.
야구에서 지명타자제를 술좌석에서도 도입한다. 술 마실 때마다 술 마시지 않는 사람을 지정해서 운전하게 하는 것이다. 이일을 누가 혼자 하기는 어렵다. 서로 돌아가면서 한 번씩 술을 마시지 않고 누군가를 위해 운전을 해준다면 그것은 서로의 우정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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