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유니크'를 원한다면 시트로엥 'C4 칵투스'

  • 입력 2017.12.06 09:47
  • 기자명 최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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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체들은 소형 SUV를 선보이면서 ‘차별화’, ‘유니크’, ‘개성’ 등을 주요 키워드로 내세운다. ‘나만의 것’을 찾는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독특한 디자인의 우리 모델을 타면 너만의 색깔을 표현할 수 있어.”를 쉼 없이 설파한다. 하지만 아무리 특이하다고 할지라도 모두가 다 같은 것을 갖고 있다면 그 의미는 퇴색되고 만다. 여기 남다른 생김새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모델이 있다.

“귀엽다.” “예쁘다.” 첫눈에 감탄이 터져 나온다. 기자를 포함해 시트로엥 ‘C4 칵투스(이하, 칵투스)’를 처음 접한 이들의 반응이다. 한 지인은 캐릭터인 짜장소녀 뿌까를 닮았다고 평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칵투스가 공식 출시될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즉각적인 호평을 받지는 못했다. 개성만 과했기 때문이다. 칵투스의 외모력이 상승한 이유는 측면 에어범프의 색을 차체 외장 색상과 맞춘 데 있다.

 
 

색을 통일하자 외모와 분위기가 한층 깔끔하고 차분해졌다. 그렇다고 해서 에어범프의 존재감이 희미해지지 않았다. 오히려 전체적으로 통일감을 살리되, 주간주행등, 전면 엠블럼 등 각 부분의 특징을 더욱 살려준다. 투톤일 때는 어떠한 색이어도 그저 튀기만 했는데, 원톤으로 정돈하니 색상마다 다른 이미지를 풍긴다. 가방 끈처럼 보이는 도어 손잡이 등 실내도 '칵투스'만의 독특한 감각을 뽐낸다. 

칵투스는 푸조 브랜드에서는 MCP로 불리는 ETG(Efficient Tronic Gearbox) 변속기가 탑재됐다. 클러치만 없앤 수동 변속기라고 보면 된다. PSA 그룹이 연비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선택한 변속기다. 푸조의 ‘208’과 ‘2008’, 시트로엥 ‘DS3’ 등 소형급에만 들어가는데, 자동 변속기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의 불만으로 인해 적용 비중을 점차 줄여가고 있는 중이다. 한불모터스는 향후 국내 시장에 판매하는 소형급은 자동 변속기 모델로만 선보일 예정이다.

 
 

ETG 변속기와 주행하려면 수동 변속기에 대한 이해와 느긋함을 가져야 한다. 6단까지 지원하는ETG는 매우 정직한 변속기다. 기어를 바꿀 때마다 꾸벅거리며 매번 그 순간을 알려준다. 차가 ‘꿀렁’인다며 이 느낌을 싫어하는 운전자들이 많으나, 이를 즐기는 이들도 있다. 그들은 이러한 변속감을 ‘운전의 재미’ 중 하나라고 말한다.

변속이 재빠르지 않기 때문에 성질이 급한 운전자는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변속을 여유롭게 한다고 해서 가속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4단만 넘으면 중속에서 고속으로 넘어가는 건 금방이다. 고속 주행 시 충분한 가속감을 느끼며 주행할 수 있다. 서울 도심과 고속도로를 오가며 약 400km를 달렸고, 최종 연비는 18.8km/l를 기록했다.

 
 

그리고 경사가 있는 곳에서 대기 후 출발 시 약간의 움찔거림이 있다. 저속에서 단수가 내려갈 때에 스티어링휠에 진동이 전달되는 경우가 있다. ‘칵투스’는 디젤 엔진의 소음을 꽤나 잘 잡았다. 완벽한 방음은 아니지만, 내부로 유입되는 정도가 바깥에서 들리는 소리의 1/10 수준에 불과하다.

또, 센터페시아에 버튼으로 돼 있는 이지푸시(Easy push) 방식의 기어 시스템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사용이 불편한 것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기어 레버 사용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 자리에는 레버식 주차 브레이크가 자리잡고 있다. 볼보자동차에서 신규 헤드램프를 '토르의 망치'라고 부르는데, 이 별칭은 칵투스의 주차 브레이크에 더 어울릴 듯 싶다.

 
 

아쉬운 점은 수납이었다. 우선, 수납 공간이 매우 적다. 문 손잡이 쪽, 센터 콘솔의 수납 공간이 아예 없다. 있는 것 마저도 센터페시아 안쪽과 하단에 깊숙이 위치해 있어 주행 중 이용이 불편하다. 그리고 승차감이 평균 이하다. 엉덩이로 노면의 굴곡이 그대로 전달된다.

소형 SUV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데 대세를 따르고 싶지 않다면, ‘운전의 맛’을 알아가고 싶다면, 시트로엥의 ‘C4 칵투스’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단, 변속기의 특성을 이해했더라도 국내 브랜드만큼의 편의사양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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