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테크] 유난스럽게 더위에 약한 車, 여름철 효율적인 에어컨 관리법

  • 입력 2023.06.15 11:07
  • 수정 2023.06.15 11:16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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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낮 기온이 25℃를 넘어서며 본격적인 여름철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에어컨을 켜는 횟수가 늘어나기 마련인데요, 이럴 때일수록 미리 에어컨을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동차는 여름에는 실내공기를 시원하게 그리고 추운 겨울철에는 따뜻하게 유지시켜주는 냉난방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이것을 자동차 공조시스템(이라고 합니다. 전문용어로는 HVAC(Heating, Ventilating, and Air Conditioning)라고 하지요. 

자동차 공조장치는 난방과 냉방을 위한 여러 가지 장치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중 냉방과 관련된 시스템은 컴프레서(Compressor), 콘덴서(Condenser), 리시버 드라이어(Receiver Drier), 팽창 밸브(Expansion Valve), 에바포레이터(Evaporator), 블로어 모터(Blower motor)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최근에는 차내 온도제어가 정밀해지면서 일사량 센서나 실내 온도감지센서, 공기질 감지센서 등 다양한 센서와 전동모터들이 추가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에어컨의 작동원리는 증발잠열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액체 상태의 물질이 기체 상태로 변화할 때 외부로부터 열을 흡수하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것을 기화열 또는 증발잠열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액체의 증발온도가 주위 온도보다 낮을 경우 주위로부터 열을 흡수해 주변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지요. 좀 더 쉽게 말하면 뜨거운 여름철 마당 주변에 물을 뿌리면 물이 증발하면서 시원함을 느끼는데 물이 증발할 때 주위 공기로부터 증발열을 빼앗아 가기 때문입니다. 

에어컨의 작동원리는 이러한 증발잠열을 이용한 것으로 저온 저압의 액체 상태인 냉매를 기체로 변환시키는 과정에서 차량 실내의 더운 공기로부터 열을 흡수해 시원한 공기로 바꿔 주는 것입니다. 에바포레이터 코어(Evaporator core)라는 부품이 액체상태의 냉매를 기체상태로 변환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때 에바포레이터 뒤에 있는 블로어 모터가 차가워진 공기를 실내로 내뿜어 주는 것입니다. 

또한 에어컨 냉매를 순환시키는 역할을 하는 컴프레서가 저온 저압의 냉매기체를 압축, 고온 고압의 냉매가스로 변환시키고, 엔진룸의 라디에이터 앞쪽에 자리잡고 있는 콘덴서와 냉각 팬이 이를 냉각시켜 냉매를 다시 액체상태로 변화시킵니다.

이러한 에어컨 시스템은 에어컨 냉매가 시스템을 순화하므로 많은 파이프(또는 튜브)로 각각의 부품들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파이프 라인은 차량연식이 오래되거나 주행거리가 많을수록 연결부위가 느슨해져 에어컨 냉매가 새는 등 고장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각각의 튜브와 시스템 구성부품의 연결부에는 가스켓이나 고무링(O-ring)이 적용되는데 여름철 뜨거운 열이나 겨울철 추운 날씨에 따라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다보면 가스켓이나 고무링이 딱딱하게 굳거나 수축돼 틈새가 생기기 때문이지요. 

최근에는 이러한 에어컨 시스템도 전자시스템이 도입되면서 기계적인 문제보다 전자적인 고장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설명입니다. 

“자동차용 에어컨컴프레서도 최근 전자화되기 시작하면서 에어컨냉매의 토출압력과 토출량을 제어해 주는 솔레노이드밸브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어밸브는 일정온도 이상일 때 고압으로 인해 밸브가 망가져 정상적인 압력제어를 할 수 없습니다. 특히 최근 신형차들에서 이러한 현상이 자주 발생되고 있습니다”는 것이 정비사들의 귀띔입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최신 중형 SUV에서 자주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같은 증상이지만 자동차 제조사에 따라서도 조금씩 다른 특성을 보이는데요, 현대차나 기아차의 경우 30~32℃, 한국지엠이나 르노코리아차의 경우 32~35℃의 날씨가 며칠간 지속될 경우 흔히 발생한다고 합니다. 

여름철 에어컨을 켰을 때 찬바람이 나오다가 갑자기 더운 바람이 나오는 경우에는 에바포레이터 앞에서 실내온도를 감지하는 핀 센서가 고장나 에바포레이터의 토출온도를 제대로 감지할 수 없는 경우에 흔히 발생되는 증상입니다. 핀 센서가 계속적으로 문제가 될 경우 컴프레서에 부하가 걸려 컴프레서에 동력을 전달하는 클러치까지 망가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한편 스톱 앤 고(Stop & Go) 시스템이 적용된 내연기관차나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의 경우 엔진과 벨트로 연결돼 동작하는 것이 아니라 전기모터로 구동되는 전동식 컴프레서가 적용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전동식 컴프레서의 경우 전동식 컴프레서 뒤쪽에 있는 전자회로 기판이 과열로 소손되거나 파손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동식 에어컨컴프레서는 10년이 지나도 고장이 거의 없는 편입니다. 내연기관차용 에어컨 컴프레서의 고장을 100으로 봤을 떄 전동화 차량의 컴프레서 고장율은 10%가 채되지 않는다는 것이 정비사들의 이야기입니다. 

내연기관차들도 에어컨 컴프레서와 달리 에어컨 콘덴서와 팬 등이 콘덴서의 용량이 커진데다 겨울철 적설량 감소 및 교통사고 감소 등으로 기계적으로 고장나는 경우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는 귀띔입니다.

여름철 자동차 에어컨 시스템은 조금만 신경쓰면 보다 편리하고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우선 외부공기 유입 때는 물론 에어컨 작동 때 각종 세균 등 해로운 물질을 걸러주는 캐빈필터는 오래되면 에어컨 작동 때나 외부공기 순환모드일 때 시큼한 냄새 또는 곰팡이 냄새가 나는데, 적어도 20,000~40,000km마다 또는 1년에 2회 이상 정기적으로 교환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운전중 에어컨을 사용하다 주차를 할 경우에는 미리 에어컨 스위치를 끈 후 1~2분 정도 블로어 모터만 작동시켜주면 에바포레이터에 수분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 줘 다음 번 에어컨 작동 때 이러한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습니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일부 차종의 경우 에어컨을 끄더라도 일정시간 송풍모드를 자동으로 작동시켜 쾌적한 실내를 유지시켜 주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자동차 내구성이 좋아지면서 에어컨 냉매가 새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에어컨이 시원하지 않거나 뜨거운 바람만 나올 경우는 에어컨 냉매가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1~2년에 한 두번 정도는 에어컨 냉매 충전량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외에도 에바포레이터를 청소해 주거나 정비업소를 방문해 실내 항균 및 탈취서비스를 받는 것도 자동차 실내를 쾌적하게 유지시켜 주는 비결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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