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G, 큰 효과 있겠어? '천만에'

4시간 주행에 44분이 공회전...연료절감 효과 크다

  • 입력 2011.09.26 12:45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호대기 또는 정체로 자동차가 정지했을 때 엔진을 자동으로 멈추게 하고 시동을 걸어주는 ISG(Idle Stop & Go)가 최근 유가 상승과 맞물려 연료비 부담을 줄여 주는 시스템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ISG가 도심 주행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공회전을 차단시켜 불 필요한 연료 낭비를 줄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공회전에 따른 연료 절감효과가 그렇게 크지 않고 차량의 내구성 저하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는 기우에 불구하고 실제 ISG의 연비 개선 효과는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알아서 끄고 자동으로 걸리고

ISG는 주행 중 신호대기 또는 차량 정체로 자동차가 멈추면 자동으로 시동이 꺼지는 장치다.

자동차가 움직이지 않는 정지 순간에도 계속 가동되는 엔진의 공회전을 차단시켜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연료를 막아주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가 적용하기 이전부터 고속버스와 화물차 같은 사업용 차량이 먼저 사용하기 시작했다.

기존 ISG 시스템은 변속기 레버의 위치를 중립으로 넣어 시동을 끄고 다시 'D'위치로 바꾸면 시동이 켜지는 단순한 방식으로 작동됐다.

하지만 매번 변속기의 위치를 바꿔야 하고 시동이 꺼졌을 때 에어컨 작동이 정지하는 등의 불편때문에 ISG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운전자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출시되고 있는 새 모델에 적용되고 있는 ISG는 사용상의 불편을 줄이고 다른 보조 장치와 연계해 연료 효율성을 최대화시켰다.

자동차가 정지 한 후 브레이크를 밟거나 변속기 위치를 중립에 넣으면 자동으로 시동이 꺼지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거나 변속기 위치를 'D'로 바꾸면 시동이 걸리기 때문에 운전자가 특별한 신경을 쓰지 않도록 했다.

또한 여름철 차량 에어컨 사용시 ISG가 작동하면 일단 멈춘 후 실내 온도가 상승하거나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 자동으로 시동이 걸리고 에어컨을 가동하기 때문에 사용상 불편이 없도록 했다.

실제 ISG가 장착된 기아차 쏘울을 타고 서울 도심과 외곽도로 293km를 주행하면서 극심한 정체와 신호등을 만났지만 운전이나 실내 거주에 특별한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도심 293km 주행, 공회전 44분

ISG가 장착된 기아차 쏘울을 이용해 공회전 시간이 얼마나 발생하는지를 직접 테스트했다.

총 주행거리는 293km, 서울 중랑구에서 경기도 부천, 그리고 교통상황이 비교적 원할한 외곽도로도 50% 가량 포함됐다.

293km를 주행하는데 걸린 시간은 4시간 20분, 특히 중랑구에서 동부간선도로와 강변북로를 거쳐 부천을 오가는 코스에서는 심한 정체와 수없이 많은 신호등을 만났다.

그리고 트립컴퓨터로 확인된 공회전 시간은 무려 44분22초, 전체 주행 시간의 10% 이상으로 나타났다.

만약 ISG가 적용되지 않은 자동차였다면 44분여 동안 엔진의 시동 유지에 필요한 연료가 사용됐고 정차 중 발생하는 공회전 연료 소모량이 자동차에 표시된 연비의 4% 남짓이라고 가정하면 16.9km/ℓ인 쏘울의 연비가 17.5km/ℓ까지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결과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서울 도심 한 달 출퇴근 거리를 2500km라고 가정했을 때 1만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고 이는 연간 12만원이라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비용이 된다.

여기에다 공회전에 사용되는 연료가 표시연비의 4%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절약할 수 있는 연료비는 이 보다 많아지게 된다.

내구성 저하에 대한 염려도 기우에 불과하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잦은 시동을 걱정하는 소비자들이 많지만 ISG를 장착한 모델은 엔진 스타터(시동모터)와 배터리, 각종 벨트류의 사용연한을 크게 강화해 내구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오히려 엔진 작동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오일과 같은 각종 소모품 교환주기가 늘어 유지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연료와 소모성 부품의 교환 비용이 줄어드는 것 못지 않게 급출발을 방지해 사고 발생 위험성까지 줄어드는 효과까지 노릴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임기상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 대표는 "ISG와 같은 공회전방지장치는 녹색환경과 에너지 절약을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즉각적인 대응"이라며 "정부가 장착 비용을 지원하는 적극적인 정책과 소비자들도ISG, 에코시스템 등 연료를 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장착된 모델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