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모터쇼의 꼼수, 월드 프리미어 쪼개기

  • 입력 2013.02.27 16:26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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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한 2012 베이징모터쇼 전경

격년으로 열리는 ‘2013서울모터쇼(3월 28일~4월 7일)’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조직위는 2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모터쇼가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번 모터쇼에는 13개 국가에서 331개의 자동차 관련 업체가 참가를 하고 관람객은 1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해 가을 개장한 킨텍스의 2전시홀까지 확보해 전시면적이 대폭 늘어났고 29개의 완성차 업체가 수백여 종의 차량을 출품한다.

▲ 디트로이트 오토쇼에 출품된 렉서스의 월드프리미어 IS

서울모터쇼를 통해 세계 최초로 선 보이는 월드 프리미어는 9개나 되고 아시아 프리미어는 15대, 코리아 프리미어는 18대나 된다.

전시면적과 참가업체, 그리고 모터쇼를 통해 새롭게 공개되는 신차 등 외견상 규모는 역대 최대의 진용을 갖춘 듯하다.

그러나 조직위의 장황한 설명에 이어진 기자들의 질문은 사뭇 달랐다. 2005년, 2011년 기록한 관람객 100만 명에 대한 근거, 수익금에 대한 관리, 과도한 참가비, 타이어 업체의 불참으로 야기된 논란 등 조직위를 당혹하게 하는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질문에 답변자로 나선 허 완 사무총장은 "관람객 중에는 참가업체에 나눠준 초청장 입장객도 포함이 됐다"고 실토하고 "타이어 업체의 경우 해외모터쇼에는 참가하면서 유독 서울모터쇼에 불참을 하고 있어 이에 대한 불만과 섭섭함에서 빚어진 갈등"이었다고 해명을 했다.

▲ 2012 부산모터쇼 전경

기자들의 질문 가운데 백미는 월드 프리미어에 대한 조직위의 기준을 묻는 것이었다. 이날 조직위가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서울모터쇼 월드프리이머가 현대차 HND-9과 쌍용차 W Summit, LIV1, 전기차 2개 그리고 현대 상용차 4개 모델을 포함 모두 9개라고 소개를 했다.

문제는 현대상용차가 출품하는 4개의 월드 프리미어가 모두 같은 차명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상용차가 월드 프리미어로 출품하는 차량은 트라고 액시언트 6*2, 6*4, 10*4 카고 초장축, 8*4 25.5톤 덤프다.

엄격하게 말해 이들 모델은 각각 다른 차종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해외 어떤 모터쇼도 일반인의 관심 대상이 아닌 대형 상용차를 이렇게까지 쪼개가면서까지 월드 프리미어라고 하지는 않는다.

모터쇼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컨셉트카는 더욱 빈약하다. 월드 프리미어는 현대차 HND-9이 유일했고 아시아프리미어에는 인피니티의 오래된 컨셉트카 LE만 이름을 올려놨다.

사상 최대 규모라는 조직위의 설명과 달리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2013 서울모터쇼는 내용면에서 사상 최악이라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하다. 그만큼 과장됐다는 얘기다.

▲ 2013 북미오토쇼 전경

서울모터쇼 조직위는 매번, 관람객의 수를 앞세워 세계적이고 사상 최대라고 홍보에 열을 올렸고 이번에는 월드 프리미어를 쪼개는 무리수까지 뒀다.

하지만 서울모터쇼가 제네바, 프랑크프루트, 북미 등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모터쇼와 대등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다. 그건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다.

오히려 서울모터쇼가 차별화된 콘텐츠와 내실을 통해 관람객들이 자동차 문화를 공유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더 절실하다는 점을 조직위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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