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운전자 실수아니다 '입증 가능'

김 필 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입력 2013.07.08 00:30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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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여 동안 국토교통부의 급발진 관련 사안으로 국민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운전하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사고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자동차 급발진 의심사고가 모두 운전자의 실수로 판정하는 듯한 발언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필자는 분명히 자동차 급발진이 존재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모든 주변 정황이 말을 하고 있으나 문제는 운전자가 이를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반대로 메이커가 자동차의 결함이 없다고 증명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주변에서 자동차 급발진 의심사고로 숨진 탑승자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물론 정부 등에서는 운전자의 실수로 사망한 사고라고 주장하면서 급발진 사고로 인정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몇 일 사이에도 두건의 급발진 사고에 대한 운전자의 메일이 필자에게 답지하였다. 너무도 억울하고 목격자도 많은데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것이다. 브레이크등을 주변에서 확인하고 목격자가 있어도 소용이 없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운전자가 모든 것을 증명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등은 정부 기관이 소비자 중심으로 되어 있어 최종적으로 자동차 결함을 밝힐 수 없어도 메이커가 보상을 해주는 경우도 많고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국내에서는 소비자 특히 운전자는 외롭게 투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국민의 세금으로 정부에서 판정한 내용이 운전자의 실수라고 하니 분노가 극에 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연 급발진 관련 피해자 앞에서 모두가 운전자 실수라고 직접 발언할 수 있는 의심스럽다. 특히 추후에 자동차 급발진 관련 재연 실험에 성공하였다는 뉴스가 나왔을 때 이전 없다고 굳게 주장했던 분들은 어떠한 행동을 할지 궁금하기도 하다. 그래서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급발진 연구회의 회장을 맡으면서 줄곧 국토교통부와 날선 공방을 벌여왔다. 부담도 되고 대립각을 세우는 듯한 뉴스에 당혹스러운 부분이 많으나 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국민 특히 운전자들의 권리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 즉 소비자는 “을”의 입장에서 싸우고 있어서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소연 할 수 있는 기관이나 보호장치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그래서 고민한다. 가장 강력한 자동차 소비자 보호단체를 구성하는 문제에 고민한다는 것이다. 가장 고민이 되는 것은 학자로서 소비자 측면도 중요하지만 산업적 측면도 고려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사례에는 예외가 없다는 것이다.

아니라고 분명히 얘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눈치를 보지말고 당당히 얘기하고 싸워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의 대표가 바로 자동차 급발진 사고이다. 필자가 속한 연구회는 물론 다른 기관에 자동차 급발진 재연에 대한 방법 자문 등 지속적으로 제공해주고 있다.

여러 곳에서 열심히 한다면 머지 않아 재연 또는 재연에 가까운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 순간 지난 30여년 동안 세계적으로 소비자를 괴롭힌 급발진 문제에 대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결이 된다는 뜻이다.

동시에 계속 발생하는 자동차 급발진 사고에 대한 소비자 피해를 구제할 수 있는 방법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운전자가 실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것이다. 현재 주변의 목격자의 증언 등은 의미가 없는 실정이다.

오직 직접적인 증거를 찾아야만 가능하다. 두 가지 방법을 고민하면 해결이 가능하다. 운전자가 실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브레이크페달이나 가속페달을 제대로 밟았는 가이다. 우선 블랙박스 여러 종류 중 발을 찍는 블랙박스를 개발하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 블랙박스 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주변 블랙박스 업체에 주문을 많이 하고 있다.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한 국내 업체에서 채널 즉 카메라를 하나 돌려 발쪽으로 설치하여 실시간적으로 메모리한다면 확실한 증거가 확보되기 때문이다.

물론 차종에 따라 다른 위치 확보와 어두운 곳의 발의 상태를 명확하게 메모리하는 숙제가 있으나 이미 시험모델 등이 가능한 것으로 보아 충분히 출시될 것으로 판단된다. 블랙박스는 전방 카메라가 중요하고 나머지는 의미가 크지 않은 만큼 현재 출시되는 블랙박스 업체에서 조금만 노력한다면 머지않아 양질의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확신한다.

둘째로 자동차 사고기록장치인 EDR를 보강하는 것이다. 현재 10여 가지의 주요 제공 정보 중 브레이크 페달 작동 여부는 ‘온-오프’만 나와 있어서 발만 살짝 대어도 ‘온’으로 기록되는 맹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드로틀 밸브 개도각은 알 수 있어도 운전자가 직접 가속페달을 밟은 정도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역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운전자가 발을 움직인 가속페달과 브레이크페달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직접 브레이크 페달 하단과 가속페달 하단 등에 감도 높은 센서를 설치하여 두 페달의 밟은 정도를 실시간적으로 메모리하는 것이다.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 충분히 개발 가능하고 시간도 많이 소모되지 않을 것이다. 얼마나 정부 등이 의지를 가지고 개발하는 가에 달려있을 것이다.

그 동안의 논란은 잠재우고 가장 확실하게 자동차 급발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원인을 해결하려는 접근 노력과 억울한 소비자 피해를 줄이고자 하고자 하는 노력만 있으면 우리나라에서 우리 손으로 충분히 어려운 난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현재 전체 발생하는 급발진 의심사고 중 약 75~80%는 운전자 실수이지만 나머지는 급발진 사고로 추정되고 있다. 상기한 발을 찍는 블랙박스 보급과 EDR의 강화로 운전자의 실수가 아니라는 확실한 증거 확보가 가능하고 그 다음부터는 상대적으로 메이커가 자동차의 결함이 없다는 것을 밝혀야 하기 때문이다.

선의의 피해자를 밝힐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판단된다. 지난 30여년 동안 풀리지 않았던 자동차 급발진 문제, 우리가 원인을 밝히고 소비자 피해도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은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하고자 하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더 이상 쓸데없는 논란을 잠재웠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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