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도까도 나오는 페라리 FMK 의혹, 박인비 어쩌나

  • 입력 2013.07.29 12:47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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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페라리 FMK 대표이사 안종원, 프로골퍼 박인비 선수

고급승용차 페라리·마세라티를 수입 판매하는 (주)FMK(Forza Motors Korea Corporation)에 새삼 자동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회사에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흘러들었는지, 둘째, 몇 년째 계속 적자를 내면서도 자금에 구애받지 않고 회사를 지속한다는 것, 셋째는 여러 의혹 속에서도 프로골퍼 박인비 선수에 대한 페라리 후원을 강행한 점이다.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FMK는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은닉처로 의심받고 있는 사돈 이희상 운산그룹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주)동아원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이 회장은 전 전 대통령의 3남 재만 씨의 장인이다. 재만 씨 부부는 이 회장의 아들 건훈 씨(2.96%)에 이어 동아원 지분 1.66%를 갖고 있는 3대 주주다.

동아원은 계열사 19곳 가운데 다나 에스테이트와 고도(KODO), FMK 등 단 3곳만 100% 지분을 갖고 있다. 모두 재만 씨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됐다고 알려진 회사들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벨리에 있는 다나 에스테이트는 재만 씨가 실질적으로 소유 운영하는 와이너리로 알려졌으며, 전 전 대통령의 1000억 원대 비자금 은닉처로도 의심받고 있다.

고도는 2004년 세워진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이다. 동아원은 수년간 800여억 원을 고도에 투입해 미국 내 포도농장과 와이너리를 사들이게 한 뒤 다나 에스테이트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고도로 송금된 자금 일부가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과 연결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적자내면서도 자금난은 없는 회사=FMK는 2007년 당시 페라리와 마세라티를 수입하던 회사가 자금난에 시달리자 동아원이 인수하면서 탄생한 회사다. 2007년 6월 다나 에스테이트와 같은 이름의 ‘다나 모터스’로 시작한 회사는 같은 해 8월 FMK로 명칭을 바꾸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FMK의 수입차 사업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자본금 70억 원으로 시작한 FMK의 누적된 적자는 상당하다. 첫 해 7억5000만 원 적자를 시작으로 해마다 10억여 원씩 적자를 쌓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2010년 18억6000만 원의 흑자를 냈지만, 설립 이후 적자 금액은 지금까지 43억8700만 원에 달한다.

흑자가 발생한 2010년을 감안해도 7년 만에 자본금의 절반 가까이를 까먹은 셈이다. 하지만 적자와 관계없이 FMK는 박인비 선수를 후원하고 신규 매장을 여는 등 활발하게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페라리 브랜드를 총괄하는 FMK 김영석 이사는 “누적적자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사업은 미래를 바라보고 영위하는 것”이라면서 “(이희상)회장님이 개인적으로 차를 좋아하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흘러들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그렇지 않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라고 반박했다.

왜 하필 이 시기에 박인비 선수 후원을?=박인비 선수에게 갑작스럽게 페라리를 지원한 것에도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 청담동 페라리 전시장에 세계 여자프로골프 랭킹 1위 박인비 선수가 나타났다. FMK가 박 선수와 후원 계약을 체결하고 4억6000만 원 상당의 페라리 FF를 후원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날 협약서에 사인한 박 선수는 앞으로 1년간 국내에 머무르는 기간 이 차를 이용하게 된다.

FMK 측은 당시 “페라리의 장인정신과 박인비의 프로정신이 잘 부합된다고 생각해 차량을 지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FMK가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과 관련돼있는 민감한 시기에 굳이 박 선수 후원에 나선 것에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국민의 사랑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박 선수의 이미지를 이용해 의혹을 분산시키려는 불순한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것이다.

더욱이 박 선수가 전 세계 남녀골프 통틀어 전무후무한 한 시즌 4개의 메이저 골프대회를 제패하는 ‘시즌 그랜드슬램’ 출전을 눈앞에 두고 있어 눈총은 더욱 따갑다.

골프계에선 “박인비 선수가 세계 골프 역사를 다시 쓰는 정말 큰 대회를 앞둔 중요한 시기에 이벤트에 불려 다니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지금은 박 선수를 가만 둬 시합에 집중하도록 해야 하는 시기”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김 이사는 “우리나라를 위해 굉장히 국위를 선양하는 선수라서 후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이 기사의 저작권은 동아닷컴에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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