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五感)만족 해치백 "신형 i30"

플렉스 스티어 등 색다른 아이디어로 재밌는 운전

  • 입력 2011.10.27 00:0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메리카 서부 개척시대의 마차를 본따 만든 해치백 타입의 자동차는 승객실과 화물실의 구분이 없고 시트의 구성에 따라 많은 화물을 실을 수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러한 독특함과 함께 해치백 모델은 실용적 가치와 장점이 많아 북미, 유럽 지역에서 4도어 세단 이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구색 맞추기용으로 겨우 명맥만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는 4년전 i30가 등장하기 이전의 이야기다.

세단을 베이스로 뒷 부분을 조금 바꿔 출시됐던 이전의 모델들과 달리, 처음부터 해치백을 위한 설계와 투자, 개발로 탄생한 i30는 이후 월 평균 2000대 이상 판매됐고 마차가 광활한 아메리카 대륙의 서부를 개척하기 위한 주요 교통수단이었던 것처럼 국내 자동차 시장의 다양성과 변화에 일조했기 때문이다.

처음 출시됐을 때의 반응만큼은 아니지만 어찌됐든 i30는 제대로 된 국산 해치백의 대표적인 모델이 됐다.

 

지난 20일 출시된 신형 i30는 앞서 출시된 i40와 함께 수입 브랜드가 독점하고 있는 준중형, 중형 해치백 시장을 수성하기 위한 현대차의 전략모델이다.

그래서인지 26일의 기자단 시승회는 서울 광장동 워커힐에서 경기도 양평을 거쳐 되돌아오는 130km의 구간에서 쉽지 않은 도로 조건을 극복해야하는 꽤 먼 거리에서 진행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i30에 국내 최초로 적용된 플렉스 스티어와 히든 후방 카메라, 동급 최초로 적용된 와이드 파노라마 썬루프 등 독특한 아이디어를 마음껏 경험할 수 있도록 시승구간을 정했다"고 말했다.

▲남성적 취향으로 변신

기존 i30가 간결한 여성의 몸매를 자랑했다면 워커힐 호텔 제이드가든 주차장에서 만난 트로픽 레드 신형 i30의 첫 인상은 단단한 하체와 근육질의 몸매를 가진 건강한 남성이었다.

전면부는 헥사고날 라디에이터 그릴로 현대차의 패밀리룩을 반영했고 측면부는 앞뒤 범퍼까지 연결된 뚜렷한 사이드 캐릭터 라인을 적용해 균형감과 역동적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간결함이 큰 장점이었던 기존 i30를 생각한다면 후면부는 조금 혼란스럽고 정돈감이 부족해보였지만 날카롭게 처리된 리어램프의 디자인과 리어글라스의 독특한 라인, 효율성이 충분해 보이는 리어스포일러를 생각하면 이는 크게 지적할 부분이 아니다.

후면부에는 후진시 현대차 엠블럼이 위로 젖혀지며 작동하는 히든 후방카메라가 숨겨져있다.

 

▲정돈감이 뛰어난 인테리어

언제부터인가 현대차가 내 놓는 신차의 실내는 한국적 여백의 미를 절묘하게 활용해 시각적 여유로움을 느끼게 하고 있다.

여기에다 균형과 비대칭을 절묘하게 섞어 운전자나 탑승자 모두에게 실내에 적용된 여러 장치들을 불편없이 사용하도록 했다.

신형i30 역시 이와 같은 장점들이 잘 반영돼있다.

신형i30의 운전석에 앉으면 상단의 내비게이션 모니터와 공조장치 패널, 그리고 변속기까지 이어져있는 센터페시아 영역이 큰 단절없이 센터 콘솔까지 연결돼 작은 차답지 않은 중후함을 맛 볼 수 있다.

뒷좌석에도 암레스트가 적용됐고 가죽 클러스터페시아와 슈퍼비전 클러스터의 사치스러움도 기분이 나쁘지 않다.

가죽으로 처리된 스티어링 휠의 그립감, 적당한 쿠숀을 가진 시트의 촥좌감도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해치백 모델답게 러기지 공간을 다양하게 꾸밀 수 있는 폴딩 기능과 가을 하늘을 모두 담아버릴 듯 지붕 전체를 뒤 덮고 있는 엄청난 크기의 파노라마 선루프도 신형i30의 특별한 매력이다.

그러나 현대차가 신형i30의 주 타깃을 젊은층으로 설명한 만큼 특별하게 생각할 수 있는 독특한 아이디어가 실내 어디인가에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여느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은 실망스럽다.

또한 플렉스 스티어의 변환 스위치가 대시보드의 운전석 왼쪽 아랫 부분에 자리를 잡고 있어 조작이 쉽지않았고 A필라의 시야간섭도 거슬리는 부분이다.

 

▲140마력의 힘과 무난한 핸들링

준중형급 해치백 모델이지만 신형i30는 버튼시동스마트키를 눌러 시동을 걸고 액셀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메탈 페달로 적용하는 등의 멋을 부렸다.

고급스러운 치장 못지 않게 신형i30는 140마력의 출력과 17.0kg.m의 토크 등 넉넉한 동력성능까지 갖추고 있어 시동을 걸고 엑셀레이터 페달을 눌러 엔진의 숨소리를 고르는 순간까지 세그먼트의 구분이 쉽지 않을 정도로 고급스럽다.

그런 기본기 덕분인지 워커힐 호텔을 빠져나와 천호대교, 올림픽대로를 거쳐 서울춘천간고속도로를 주행할 때 급가속이나 고속주행에서의 정숙성은 만족한 수준이다.

특히, 저속에서 고속으로 진입하는 시간이 매우 짧게 느껴졌고 엑셀레이터에 응답하는 엔진의 능력도 정확하고 빠르다.

무엇보다 스티어링 휠의 조작력을 주행 상황에 따라 설정할 수 있는 플렉스 스티어 기능은 운전하는 재미를 한층 더해준다.

고속주행시 플렉스 스티어를 스포츠 모드로 선택하면 스티어링 휠의 조향력이 다소 무거워지고 도심주행을 할 때 콤팩트 모드를 선택하면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시승행사에 참여한 기자들 가운데에서는 서스펜션의 무르기는 다소 소프트한 편이고 변속기 메뉴얼 모드의 변속감이 분명하지 않다는 지적도 많이 나왔다.

한편 신형i30의 판매가격은 자동변속기를 기준으로 가솔린 모델 ▲유니크 1845만원 ▲블루세이버 1965만원 ▲익스트림 2005만원이며, 디젤 모델은 ▲유니크 2045만원 ▲익스트림 2205만원이다.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reporter@autoherald.co.kr]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